(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이탈리아 주전 골키퍼 자리를 노린다. 이탈리아 팬들 역시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팬들이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비카리오와 돈나룸마 중 누구를 선택할지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팬이 비카리오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논쟁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 'X(트위터)'에서 시작됐다.
UEFA 유로 2024 계정은 'X'에 비카리오와 잔루이지 돈나룸마 사진을 올리며 "비카리오 혹은 돈나룸마"라는 글을 넣었다. 그리고는 골키퍼 장갑을 이모티콘으로 표시했다. 이에 대해 팬들이 누구를 이탈리아 주전 골키퍼로 써야 할지 논쟁하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주전 골키퍼는 PSG의 잔루이지 돈나룸마다. 1999년생이 돈나룸마는 2016년 9월 만 17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대표팀에 데뷔했다. 이전까지 이탈리아 골키퍼의 자리는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의 차지였다.
부폰에 이어 돈나룸마가 주전 골키퍼로 등극하며 돈나룸마는 제2의 부폰으로 불렸다. 10대부터 주전 골키퍼를 맡아 최소 10년 이상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거의 골키퍼 천재로 불렸다.
돈나룸마는 이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UEFA 유로 2020에서 주전 골키퍼로 나서며 역대 2번째 이탈리아의 유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탈리아는 53년 만에 유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최우수 선수가 돈나룸마였다.
유로 대회에서 돈나룸마는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4강 스페인과의 대결에서도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하며 팀을 결승으로 올렸다. 결승에서는 잉글랜드의 4번 키커인 제이든 산초와 5번 키커인 부카요 사카의 킥을 모두 막아내며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탈리아는 UEFA 유로 2024 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대회 최우수 선수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돈나룸마가 주전 골키퍼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균열을 내고 새로운 주전 골키퍼가 되려는 선수가 등장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굴리엘모 비카리오다. 비카리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와 주전 골키퍼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우려가 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 뛰는 선수이기도 하고 이전까지 골문을 지킨 선수가 토트넘의 전 주장이자 10년 이상 토트넘에서 뛴 프랑스의 위고 요리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카리오는 토트넘 팬들에게 요리스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있다.
비카리오는 올 시즌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2골을 허용했으나 그가 기록한 선방 횟수는 무려 81번이다.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클린 시트 횟수도 6번이다. 이탈리아 팬들이 그를 주전 골키퍼로 원하는 이유다.
비카리오는 2022년 9월부터 대표팀 명단에 올랐으나 이탈리아 수문장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골키퍼의 특성상 주전이 아니면 교체를 거의 하지 않기에 그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상태다.
PSG의 돈나룸마도 만만치 않다. 과거의 안정감보다는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기록은 나쁘지 않다. 이번 시즌 리그 22경기에서 18골만을 내주고 있고 클린 시트 횟수도 10번이나 된다.
돈나룸마의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통산 성적은 대단하다. 60경기 출전해 48골만 실점했고 클린 시트가 27번이다. 클린 시트가 거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이탈리아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감독은 지난 시즌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다.
지난 9월 이탈리아 감독에 선임된 스팔레티는 주전 수문장 자리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그의 선택은 돈나룸마였지만 비카리오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팬들 역시 "둘 중 누구를 써야 할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부폰 뒤를 잇는 선수들이 있어 향후 10년이 든든하다", "골키퍼 포지션 말고 미드필더나 공격수에 대한 고민을 이렇게 하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UEFA 유로 2024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