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정마호 입장에서는 꿈 같았던 데뷔전이었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과거 매탄중을 떠났던 정마호는 자신의 프로 데뷔전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데뷔골을 터트렸다.
충남아산FC 소속 미드필더 정마호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서 후반 23분 추격골을 터트렸으나 팀은 1-2로 패배했다.
이 경기는 정마호의 프로 무대 데뷔전이었다. 2005년생으로 아직 20세가 되지 않은 정마호는 신평고 출신으로 지난해 말 충남아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었다. 동계훈련간 좋은 모습을 보여 김현석 감독의 눈에 든 정마호는 이번 시즌 첫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며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라 긴장도 되겠지만 많이 다독여줬고, 기량이 있는 선수라 조금만 적응하면 우리나라에 걸출한 미드필더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마호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의 기대처럼 정마호는 자신의 프로 데뷔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수비라인 앞에 배치된 정마호는 후반 26분 교체되기 전까지 슈팅 3회(유효슈팅 2회, 1득점), 패스 18회(전방 패스 10회), 공격 진영 패스 4회, 공중 경합 성공 1회, 클리어링 1회, 차단 2회, 획득 10회 등을 기록하며 충남아산의 중원 싸움을 지휘했다. 갓 데뷔한 2005년생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활약이었다.
김 감독도 정마호의 활약에 만족했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신인답지 않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다. 결과가 좋지는 않지만 따로 불러서 (득점을) 축하해줄 생각이다"라며 정마호를 칭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마호는 "오늘 승리하지 못해 아쉽지만, 감독님께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승리했다면 집에서 부모님과 기분 좋게 밥을 먹었을 텐데, 지금은 골에 대한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많다"며 패배에 아쉬워했다.
프로 입성 후 첫 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포함된 자신의 이름을 본 기분은 어땠을까. 정마호는 막막했지만 김 감독과 충남아산 동료 형들의 격려에 긴장을 많이 풀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마호는 "(선발 얘기를 들었을 때) 막막했다.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하니까 부딪혀볼 만한 것 같다. 지금처럼 인터뷰를 할 때나 팬들의 응원을 보고도 확실히 프로에 왔다는 게 느껴진다. 그에 따라 부담도 생긴 것 같다"며 프로 첫 경기를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또 "사실 부모님과 중학교, 고등학교 감독님들 코치님들도 많이 오셨다. 그런 부분을 신경 안 썼다면 거짓말이지만 경기를 뛰는 동안에는 힘들어서 이런 생각이 안 들었다. 그래도 골로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고 했다.
수원전은 정마호 본인에게도 기억에 남을 데뷔전이었다. 정마호에게는 수원과 얽힌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화성 출신인 정마호는 과거 수원 유스인 매탄중에 입학했었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아 퇴단 통보를 받았고, 용인 모현FC에서 운동하다 고등학생 때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인 대건고를 거쳐 신평고에 입학했다. 그랬던 정마호는 프로가 되어 돌아와 수원을 상대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뽑아냈다.
매탄중 재학 당시 1학년 말에 실력 문제로 매탄중을 떠나야 했다고 설명한 정마호는 수원전에서 복수에 성공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좀 좋기는 하다"며 웃음을 지은 뒤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김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