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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쉬울 줄 알았냐?…삼성 걷어찬 뷰캐넌, ML 시범경기 2G 연속 실점

기사입력 2024.03.03 11:18 / 기사수정 2024.03.03 11:18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2015년 필라델피아 시절 뷰캐넌의 모습. AP 연합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2015년 필라델피아 시절 뷰캐넌의 모습. AP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4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하다가 빅리그 재입성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데이비드 뷰캐넌(필라델피아 필리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뷰캐넌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다. 리드오프 윌리 카스트로의 3루수 뜬공 이후 1사에서 알렉스 키릴로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라이언 제퍼스의 땅볼과 맷 월너의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문제는 2회초였다. 뷰캐넌은 선두타자 호세 미란다를 땅볼로 돌려세운 뒤 트레버 라나치에게 볼넷을 헌납했고, 브룩스 리와의 승부에서 2루타를 허용하면서 1루주자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뷰캐넌은 1사 2루에서 오스틴 마틴에게 삼진을 솎아낸 뒤 엠마누엘 로드리게스도 삼진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뷰캐넌은 3회초를 앞두고 호세 알바라도와 교체됐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1989년생인 뷰캐넌은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231번으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빅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4년 20경기 117⅔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75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이듬해 15경기 74⅔이닝 2승 9패 평균자책점 6.99로 부진한 뷰캐넌은 2016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했다. 이후 2019년까지 야쿠르트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야구 경험을 쌓았다.

2019시즌 이후 야쿠르트와 재계약이 불발된 뷰캐넌의 시선은 KBO리그를 향했다. 1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를 원했던 삼성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뷰캐넌과 삼성의 만남이 이뤄졌다.

뷰캐넌은 2020시즌 27경기 174⅔이닝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로 팀의 기대에 부응한 데 이어 2021시즌 30경기 177이닝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하면서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여기에 다승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뷰캐넌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1선발다운 투구를 해냈다. 팀은 2연패로 탈락했으나 뷰캐넌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뷰캐넌은 2022시즌에도 26경기 160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4로 상승세를 유지했고, 지난해 30경기 188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했다. 팀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뷰캐넌이 없었다면 8위보다 더 최악의 성적을 거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뷰캐넌은 야구 외적으로도 삼성에서 중요한 선수였다. 더그아웃 리더로 팀에 힘을 보탰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선수들과 일일이 세리머니를 펼치는가 하면 젊은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해냈다.

'워크에식'(직업윤리)도 투철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해 "(뷰캐넌의 투지도) 지금 우리 팀의 분위기이고, 또 외국인 선수가 그런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는 건 국내 선수들도 본받아야 하는 부분이다"며 "요즘 조금만 아프다고 하면 경기에서 빠지는 선수들도 있는데, 뷰캐넌의 투혼에 대해서 팀 선수들 전체가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뷰캐넌은 정들었던 삼성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당연히 삼성으로선 재계약을 1순위로 생각했지만, 외국인 선수 3명의 연봉 총액(400만 달러, 약 53억 4000만 원)이 문제였다. 뷰캐넌의 2023시즌 연봉은 인센티브 포함 160만 달러(약 21억 원)로,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이 다소 빡빡했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던 삼성은 결국 뷰캐넌을 떠나보내야 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뷰캐넌과 재계약이 무산된 직후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뷰캐넌 협상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당연히 뷰캐넌이 0순위였다. 계약이 잘 안 돼 다음 플랜을 가동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선 뷰캐넌은 1회초를 순조롭게 풀어갔지만, 2회초에 점수를 내줬다. 삼성 시절 뷰캐넌의 모습. 엑스포츠뉴스 DB


선수들, 팬들과 오랜 시간 함께했던 뷰캐넌은 재계약 불발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에서 은퇴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불행하게도 잘 되지 않았다. (삼성을 떠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팬 여러분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우리 가족에게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사랑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자녀들은 한국의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랐다"며 "팬 여러분 모두 좋은 일만 있길 바라며 언젠가 다시 만나길 바란다. 내 몸엔 언제나 푸른 피가 흐를 것"이라고 팬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뷰캐넌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이다. 그는 지난달 14일 필라델피아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고, 초청 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쉽게 말해서 뷰캐넌이 스프링캠프 기간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의미다.

뷰캐넌은 지난달 27일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서 2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1회말에 이어 2회말에도 점수를 헌납했고, 3회말을 앞두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기서 투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기 자체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며 "내가 투수로서 어떤 존재인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등판을 마친 뷰캐넌은 첫 등판보다 조금 나은 투구 내용을 남기긴 했지만, 이번에도 과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다. 뷰캐넌이 시즌 개막 전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A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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