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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금메달' 서민규 "꿈만 같다…실수 있었지만 만족"

기사입력 2024.03.03 07:38 / 기사수정 2024.03.03 07:42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낸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올댓스포츠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낸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올댓스포츠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꿈만 같다."

​한국 피겨 사상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건 서민규는 우승한 순간에도 믿을 수 없다는 듯 금메달을 보고 또 봤다. 

그는 "실수를 한 번 하긴 했지만 만족할 경기였다"며 대만까지 와서 응원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서민규(16·경신고 입학예정)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54점, 예술점수(PCS) 76.72점을 획득, 총점 150.17점을 기록했다. 서민규는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쇼트프로그램 점수 80.58점(개인 최고점)을 더한 합계 점수에서 230.75점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쇼트프로그램 1위, 프리스케이팅 2위를 차지하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가장 실수가 적은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은메달은 나카타 리오(일본·229.31점)에게 돌아갔다. 아담 하가라(슬로바키아·225.61점)가 동메달을 손에 쥐게 됐다.

서민규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이재근이 212.22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 피겨는 이번 대회에서 서민규와 이재근의 동반 활약을 바탕 삼아 내년 헝가리 데브레첸 대회에선 총 3장의 쿼터를 받아들게 됐다.

서민규는 시상대 맨 위에 올라 애국가를 들은 뒤 태극기를 두르며 링크를 돌고 감격의 금메달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첫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하나(트리플 악셀) 있어 아쉽긴 했지만 뒤에 있는 과제들에 하나하나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완벽하게 소화해서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로 1등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했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낸 뒤 다른 입상자들과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올댓스포츠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낸 뒤 다른 입상자들과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올댓스포츠


아울러 "항상 응원해주시고, 또한 대만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악셀 점프를 한 차례 1회전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나무랄 곳 없는 연기였다. 피겨 지도자로 20년간 활약 중인 어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16세 한국 소년의 환상적인 연기였다.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에 맞춰 몸을 움직인 서민규는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30)를 깔끔하게 착지하며 수행점수(GOE) 1.37점 가산점을 얻고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악셀(기본점수 8.00)을 시도하다가 스텝이 꼬인 탓에 한 바퀴만 돌고 내려왔다. 기본점수도 1.10으로 확 내려갔고 GOE는 -0.05점이 나왔다.

그러나 서민규는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기술 요소들을 차근차근 해나갔다.

3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기본점수 4.90)에서 GOE 0.98점을 따낸 서민규는 플라잉 카멜 스핀(기본점수 3.20점)을 최고 레벨인 난도 4로 처리하며 GOE 0.87점을 추가했다. 코레오 시퀀스(기본점수 3.00)도 완벽하게 해내 GOE 1.79점을 얻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수 3.50)에서도 레벨 4를 찍으면서 GOE 1.15점을 넣었다.

프리스케이팅 4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기본점수 9.50)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마치며 GOE 1.29를 얻은 서민규는 가산점 10%가 주어지는 연기 후반부에 점프 3개를 몰아넣으며 고득점 완성을 위해 달렸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하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하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트리플 러츠(기본점수 6.49),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더블 악셀-시퀀스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3.09)에서 GOE를 각각 1.26점, 1.14점 따낸 서민규는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살코 단독 점프(기본점수 4.73)에서도 0.98점의 GOE를 보태면서 프리스케이팅 점프 7개를 모두 마쳤다.

이어 마지막 연기인 체인지 풋 싯 스핀(기본점수 3.00)을 GOE 0.86점 추가로 마무리하고 연기를 마쳤다.

서민규는 프리스케이팅 점수 150.17점이 발표될 때만 해도 정확한 최종 순위를 몰라 담담한 표정을 짓다가 합계 1위를 알리는 자막이 나오자 코치 등 대표팀 관계자들과 부둥켜 안고 금메달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이로써 서민규는 한국 피겨 사상 처음으로 주니어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에서 메달은 물론, 금메달을 획득하는 첫 선수가 됐다.

한국은 앞서 지난 2016년 데브레첸 대회, 2017년 타이베이 대회에서 현재 시니어 최강자인 차준환이 메달에 도전했으나 각각 7위와 5위에 머물러 입상엔 실패했다. 지난해 캐나다 캘거리 대회에선 얼마 전 평창 청소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현겸이 6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

그 만큼 피겨 강국들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면 남자 싱글은 메달 획득이 힘든데 서민규가 처음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단 번에 금메달을 따냈다.

다른 종목까지 합쳐도 한국 피겨의 주니어 세계선수권 메달은 이번이 7번째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앞서 '피겨 퀸' 김연아가 지난 2005년 캐나다 키츠너 대회에서 은메달, 2006년 슬로베이나 류블라나 대회에서 금메달을 여자 싱글 종목에서 거머쥐었다. 이어 '포스트 김연아' 1순위로 꼽히는 신지아가 2022년 에스토니아 탈린 대회, 지난해 캘거리 대회, 이번 타이베이 대회에서 여자 싱글 3회 연속 은메달 위업을 일궈냈다. 2021년 대회에선 임한나-취안 예 조가 아이스댄스에서 2위에 올라 국내 피겨의 저변을 넓혔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남자 싱글 첫 메달이 금메달로 나왔다. 주인공은 서민규가 됐다.

서민규는 피겨계에선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성장하는 중이다. 대부분 피겨 선수들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량을 쌓고 있고 있다. 하지만 서민규는 대구에서 훈련하며 서울을 대표팀 훈련을 위해 서울을 오간다. 어머니인 김은주씨가 대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다수의 국가대표 상비군 등을 가르친 덕에 자연스럽게 어린 나이부터 피겨에 입문하게 됐고 2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 4일 집 근처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려고 했으나 금메달을 따면서 언론 인터뷰 등을 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오는 편으로 비행기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체코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최종 4위)하며 가능성을 알린 그는 한 달 뒤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폴란드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생애 첫 국제대회 메달리스트가 됐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다른 입상자들과 메달을 들어올리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피겨 유망주 서민규가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202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다른 입상자들과 메달을 들어올리고 있다. 서민규는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이 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일궈냈다. 한국 피겨가 모든 종목을 합쳐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기는 2006년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주니어 그랑프리 태국 대회에선 쇼트프로그램 5위, 프리스케이팅 4위로 합계 5위에 그쳤으나 2주 뒤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튀르키예 대회에선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펼치며 깜짝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어 지난 1월 시니어 선수들까지 겨루는 국내 종합선수권 3위에 올라 한국 피겨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선수로 성장한 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 쾌거를 달성했다.

서민규의 경우 2008년 10월14일에 태어났기 때문에 3달 보름이 부족해 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엔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2030 동계올림픽 등 지난해 시니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차준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색 없음을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알렸다.


사진=올댓스포츠,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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