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더 뛸 가능성이 열렸다. 토트넘 홋스퍼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다이어가 뮌헨에서 뛴다는 건 이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임대로 합류했다. 임대이기는 하나, 모두가 의문을 던진 이적이었다. 그간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당장 이번 시즌에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계획에서 배제된 선수였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 조합을 선호했다. 두 선수에 비해 기본적인 수비 실력이 부족하고 빌드업 능력에도 의심이 있는 다이어가 토트넘 내 경쟁에서 밀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다이어는 전문 센터백이 아닌 에메르송 로얄에게도 밀려 4옵션으로 전락했다.
이런 다이어가 세계적인 클럽인 뮌헨에 입단했으니,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만했다. 다이어 합류 당시 뮌헨은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리흐트의 컨디션 난조, 그리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로 인한 김민재의 이탈이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다이어 영입은 많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다이어는 6개월 임대 형식으로 뮌헨에 왔다. 연장 옵션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가 뮌헨에서 그저 백업 역할을 하거나 제대로 출전도 하지 못하다가 토트넘으로 돌아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듯 뮌헨에서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어 세 경기 연속 선발로도 출전했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유니온 베를린과의 리그 경기에서 교체로 나선 다이어는 이어진 아우크스부르크전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전, 그리고 바이엘 레버쿠젠전에서 연달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의 부재와 다른 센터백들의 컨디션 난조라는 이유가 있기는 했으나, 토트넘에서 뛰지도 못했던 다이어가 뮌헨에서 꾸준히 선발 출전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다이어는 이후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휴식을 취했다가 25일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선발 출전했다. 뮌헨 합류 이후 네 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이제는 다이어가 뮌헨에 더 남아서 뛸 가능성까지 열렸다.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다이어가 선발 출전하는 경기 수가 충족될 경우 다이어의 연장 옵션이 자동으로 발동된다고 했다. '빌트'가 언급한 경기는 3경기에서 5경기다. 3경기라면 이미 조건이 충족됐고, 5경기라도 한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다이어가 내달 열리는 프라이부르크와의 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경우 자동으로 옵션이 발동되는 것이다.
게다가 다이어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은 꽤나 높은 상태다. 더리흐트가 라이프치히전에서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프라이부르크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우파메카노는 최근 여러 차례 퇴장을 당해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약간 잃은 상황. 프라이부르크전 다이어의 선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사람 일은 모른다고 하지만, 다이어가 뮌헨에서 1년 이상 뛰는 모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토트넘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다이어는 이제 뮌헨의 정규 멤버가 된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