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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49km 직구로 K-K-K' 두산 김택연 "도망가는 투구는 싫었다"

기사입력 2024.02.25 00:01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미래 김택연이 프로 데뷔 시즌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뽐냈다. 묵직하고 날카로운 구위는 물론 열아홉 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과감한 승부로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9-1 대승을 거뒀다. 타선은 12안타를 몰아치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고, 투수들도 릴레이 호투를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였는데 투수, 야수 구분 없이 모두가 좋은 모습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가을부터 1차 시드니 캠프까지 치열하게 준비한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이와 함께 "결과보다 과정과 내용이 더 만족스럽다. 선발 최원준부터 마지막에 등판한 김택연까지 투수들 모두 고른 활약을 했다. 야수들 가운데는 좋은 스윙으로 홈런을 기록한 김민혁과 김기연을 칭찬하고 싶다. 남은 연습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타선은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정수빈이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도 3타수 1안타로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6번타자 겸 1루수로 나선 우타 거포 유망주 김민혁은 4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성과가 실전에서 드러났다. 포수 김기연도 7회초 대타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마운드는 선발투수로 나선 베테랑 사이드암 최원준이 2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준수한 스타트를 끊어줬다. 최원준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민규-박신지-최준호-최종인-박소준-박정수-김택연은 나란히 1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이날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는 단연 김택연이었다. 9회말 마지막으로 등판한 루키 김택연은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탈삼진으로 처리했다. 선두타자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뒤 이어 후속타자들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산 구단에 따르면 김택연은 이날 모두 13개의 공을 뿌렸다. 직구 스피드는 최저 145km, 최고 149km를 찍었다. 커브, 슬라이더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김택연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첫 연습경기였다. 마운드 위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나를 믿고 자신있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동안 해왔던 걸 이어가는 데만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내 공이 통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며 "비공식 첫 경기였기 때문에 들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성실히 준비해 시즌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지난 1월 말부터 시작해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호주 시즈니 1차 스프링캠프에 21명의 투수들을 데력갔다. 김택연은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 중에는 유일하게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승엽 감독은 2024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결정 과정에서 과감하게 김택연을 포함시켰다. 김택연의 피칭 영상만 봤을 뿐 직접 두 눈으로 지켜보지 못했던 가운데 이번 호주 전지훈련 기간 직접 구위와 몸 상태를 체크했다.   

김택연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 투수다. 인천고 재학 시절부터 또래 투수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구위를 보여줬고 프로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꼽히고 있다.

김택연은 신장 182cm, 체중 88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김택연의 가장 큰 장점은 직구 구위다. 고3 시절 64⅓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 97개를 잡을 정도로 날카로운 패스트볼을 뽐냈다. 최고구속도 153km/h까지 찍을 정도로 장점이 뚜렷했다.

두산은 김택연에게 2024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화 이글스 황준서와 똑같은 계약금 3억 5000만 원을 안겼다. 사실상 전체 1순위급으로 김택연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택연은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월드컵에 출전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택연은 WBSC U-18 월드컵 대회 기간 동안 6경기에 등판했다.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8의 쾌투로 '최우수 구원투수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미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완봉승을 따낸 장면이 백미였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 지명 직후 "여러 선수들을 봄부터 추적해 왔지만 김택연은 최근 대만 야구월드컵까지 꾸준함을 보여줬다"며 "빠르면 향후 2~3년 안에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택연은 일단 올해 불펜 보직에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최승용까지 선발 로테이션 네 자리가 예약됐다. 최승용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이탈하게 됐지만 김동주, 최원준, 김유성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불펜의 경우 선발진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필승조로 분류되는 홍건희, 정철원, 김명신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1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김택연은 두산이 올해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기대하는 유망주 중 한 명이다.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 기간 수훈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코칭스태프에게 기대를 받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일단 김택연이 최대한 덜 긴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려고 한다. 어린 투수인 만큼 관리가 뒷받침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은 이달 초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기간 "김택연을 부담 없는 상황에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무리 투수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시작부터 김택연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프로에 들어온 뒤 아직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고 고교 시절의 명성과 구위만으로는 마무리를 맡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김택연이 부담 없는 상태에서 KBO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형들과 더 가까이 지내면서 모든 관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며 "아주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투수인 만큼 분명 팀에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부담을 떠안았다가 다치게 되면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연은 지난해 많은 공을 던진 게 불안 요소다. WBSC U-18 월드컵 대회 기간 247구를 뿌렸다. 5일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등 프로 선수도 벅차할 강행군을 펼쳤다.

두산은 이 때문에 김택연이 팀에 합류한 지난해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철저한 관리에 들어갔다. 비시즌 김택연이 훈련보다 충분한 휴식으로 몸을 추스를 수 있도록 했다.  

김택연은 새해부터 두산의 2군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 천천히 컨디셔늘 끌어올렸다. 김택연은 이달 초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초반 "아픈 곳은 없다. 아팠다면 쉬고 있지 않았을까. 무리 없이 잘하고 있다. 많이 쉰 만큼 몸 컨디션도 내려온 상태인 만큼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컨디션은 생각대로 올라오고 있는 것 같고, 시즌에 맞춰서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택연은 구단의 배려 속에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에서 140km 중후반대 묵직한 직구를 뿌리면서 언제든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페이스를 유지했다.

김택연은 지난 17일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두산 자체 청백전에서 실전 등판을 가졌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선배 타자들을 압도했다. 최고구속 149km짜리 직구 구위가 무시무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택연은 팀 내 자체 청백전은 물론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는 물론 다음달 초부터 시작되는 KBO 시범경기에서도 충분히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다음달 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10차례 시범경기를 치른다. 이어 3월 23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개막 2연전에서 맞붙는다.

두산은 2023 시즌 이승엽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리그 74승 68패 2무, 승률0.521로 5위에 올랐다. 2022 시즌 구단 역대 최저인 정규리그 9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의 2023년 가을 여정은 너무 짧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에게 9-14로 패하면서 1경기로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짧은 휴식 이후 곧바로 경기도 이천에 있는 2군 훈련장에서 한 달 여간 마무리 캠프를 실시, 2024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특급 유망주 김택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은 2024 시즌을 대비한 스토브리그를 완벽하게 보냈다.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 원투펀치를 모두 붙잡는 데 성공, 마운드의 기둥을 확실하게 세웠다.

집토끼 단속도 이뤄졌다. 주전 1루수 양석환과 불펜의 핵심 홍건희까지 내부 FA(자유계약) 선수 2명을 모두 잔류시켰다. 전력 출혈 없이 2024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여기에 유망주들이 껍질을 깨고 전력에 힘을 보태준다면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KBO리그를 호령했던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수진에서는 김택연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홍건희, 정철원, 김명신 등 필승조 3명이 2023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만큼 힘을 보태줄 뉴페이스의 등장이 절실하다.

김택연은 오는 3월 3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 돔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기회를 얻을 것이 확실시된다. 일본프로야구 최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도 특유의 배짱투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물론 두산팬들까지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의 연습경기는 김택연의 피칭 내용이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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