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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원하는 류현진, '프리미어12 정상 도전' 류중일호에 힘 보탤까

기사입력 2024.02.24 11:18 / 기사수정 2024.02.24 11:18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까.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에 계약하면서 국내 복귀를 확정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4+2년 총액 152억원)를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으며, 세부 내용의 경우 양측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2006~2012년 KBO리그 무대를 누빈 류현진은 모두가 인정하는 '에이스'였다. 이 기간 동안 통산 190경기 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올렸고, 2006년(204개)과 2012년(210개)에는 2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1-0 완봉승을 거뒀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홀로 8⅓이닝을 책임지면서 대표팀의 '9전 전승 금메달'에 크게 기여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류현진은 본선 1라운드 대만전을 포함해 총 5경기 동안 7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듬해 개최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2경기 10이닝 1승 평균자책점 3.60으로 대표팀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류현진은 2012시즌을 끝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다. 2013 WBC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기 때문에 소속팀 적응과 스프링캠프 소화를 위해 참가가 불가능했다. 

2015,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의 경우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가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2017, 2023 WBC엔 빅리거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으나 류현진은 부상과 수술로 재활 중인 상태라 출전할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대표팀에서 자리를 비운 뒤 야구 대표팀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초대 우승을 차지한 2015 프리미어12를 제외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13, 2017, 2023 WBC에선 3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표팀은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에이스가 사라진 뒤 수년간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류현진으로선 KBO리그로 돌아온 만큼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 당장 오는 11월 2024 WBSC 프리미어12가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을 마치면서 프리미어12 준비에 돌입한 데 이어 23일에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류중일 감독을 선임하면서 속도를 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과의 인연이 깊은 인물 중 한 명이다.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뤄낸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코치로 참가했고, 2009 WBC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코치로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2013 WBC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감독직을 맡았다.

또한 류 감독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5세 이하 및 입단 4년 차 이하의 유망주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APBC 2023에서는 '라이벌' 일본과 두 차례 만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준우승을 달성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해 류중일 감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망주 선수들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달성했고, 이어 11월에 개최된 APBC 2023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대표팀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지도력을 높게 평가했다. 류 감독은 이와 같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토대로 향후 2024 프리미어12, 2026 WBC 대회에서 주축이 될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점과 연속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의 신뢰 속 중책을 맡게 된 류중일 감독은 다음 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12까지 지휘봉을 잡는다.

류중일 감독은 KBO를 통해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사명감과 함께 부담감도 막중하지만, 지난해 KBO의 대표팀 강화 방안에 따른 세대교체를 통해 감독인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이 큰 자신감을 얻은 바 있다"며 "앞으로도 대표팀의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독 선임의 소감을 밝혔다.

KBO와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 초 코칭 스태프 구성을 완료하고, 2024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 준비와 함께 2024 프리미어12를 대비한 엔트리 구성, 상대하게 될 국가에 대한 분석도 차근히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의 대표팀 승선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 본인은 대회 참가를 희망한다.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류현진은 프리미어12 참가 의사와 관한 질문에 "선수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에서) 뽑아주실진 모르겠지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경기를 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아시안게임, APBC와 다르게 프리미어12의 경우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도 올 시즌 부상 없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다면 충분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2015년 대회 이후 9년 만의 대회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표팀이 류현진을 호출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오키나와, 고아라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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