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신인 황준서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의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재미있었어요."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가 스프링캠프 청백전 첫 등판을 마쳤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첫 청백전에 이어 한화는 15일 캠프 두 번째 청백전을 가졌다.
먼저 오렌지팀은 김기중에 이어 황준서와 한승혁, 김서현이 순서대로 등판했고, 타선은 정은원, 문현빈, 노시환, 채은성, 이진영, 최재훈, 이도윤 ,박상언, 이상혁 순서로 꾸려졌다.
화이트팀은 리카르도 산체스 뒤로 장시환과 주현상, 한승주, 이충호가 마운드에 올랐다. 요나단 페라자, 이명기, 김태연, 김인환, 이재원, 하주석, 조한민, 황영묵, 장규현, 김강민 순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훈련으로, 5회까지 진행된 이날 청백전은 화이트팀이 1회말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2-0 승리를 거뒀다.
한화 이글스 신인 황준서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의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은 신인 황준서의 첫 실전 투구였다. 황준서는 2회말 마운드에 올라 총 4명의 타자를 상대, 2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첫 타자 조한민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낸 황준서는 신인 황영묵에게는 삼진을 솎아냈고, 장규현은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면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투구수 부족으로 한 타자를 더 상대해야 했던 황준서는 '대선배' 김강민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특히 김강민 타석에서 4개의 공 중 3개의 스플리터가 모두 헛스윙을 유도해 냈다.
황준서는 총 16구 중 스트라이크 11개, 볼 5개로 안정된 제구력을 보였고, 패스트볼 10개를 던져 최고 144km/h, 평균 142km/h를 기록했다. 변화구는 커브 2개, 스플리터 4개를 각각 던졌다.
황준서는 경기 후 "김강민 선배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다소 긴장됐지만, 최재훈 선배의 사인대로 스플리터를 많이 던져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첫 실전 등판이었는데 이 정도면 만족스럽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신인 황준서가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한화의 마무리캠프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장충고를 졸업한 황준서는 지난해 열린 KBO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아직 고등학생 티가 나는 젊은 선수지만, 마운드에서만큼은 기존 프로 선수들과 견주어도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최원호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보니 주변에서 들은 것만큼 투구 동작도 안정되어 있고, 볼끝도 좋다. 변화구도 포크볼과 커브를 주로 던지는데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원호 감독은 황준서를 이번 시즌 선발 후보로 보고, 고졸 신인임에도 김민우와 이태양, 김기중 등과 4~5선발 경쟁을 시키고 있다. 시범경기까지 등판 기회를 받을 전망. 지난해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황준서를 지켜봤던 박승민 투수코치는 황준서의 안정감을 높이 평가하며 "생각했던 것처럼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했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황준서 피칭에 대해 "첫 실전 등판이다 보니 힘이 들어가 직구가 조금 높았지만 변화구 제구나 투구 내용은 매우 좋았다"며 "어린 선수의 첫 실전 피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한화 이글스 신인 황준서가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한화의 마무리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황준서는 지난 2일 발표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앞두고 열리는 평가전,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맞붙을 한국 대표팀(팀 코리아) 예비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비록 예비 명단이지만, 리그를 이끌어 갈 젊은 선수라고 인정을 받은 셈. 최종 명단에 발탁된다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상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황준서는 "누가 인스타 스토리에 태그를 해서 봤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다"면서 "아직 프로에서 한 경기도 안 뛰고 나가냐고 (문)현빈이 형이 놀리더라"고 웃었다.
맞대결을 해보고 싶은 선수를 묻자 황준서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을 얘기했다. 오타니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상상해 봤냐는 질문에는 "상상도 못 해봤다"면서 "삼진을 잡으려고 세게 던지려고 할 것 같다. 막상 들어가면 아무 생각 없이 포수가 시키는 대로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2024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이적한 외야수 김강민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편 두 번째 청백전에서는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앞서 열린 첫 청백전에서는 타자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인 바 있다. 김인환(3점), 문현빈(2점), 김강민(2점), 노시환(2점)이 각각 홈런을 뽑아내며 실전 타격 감각을 확인했고, 페라자도 2루타와 단타 등 2안타를 비롯해 도루도 성공시키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 두 번의 청백전을 마친 선수단은 16일 휴식을 가진 뒤, 17~18일 멜버른 볼파크에서 호주 국가대표팀과 2차례 연습경기를 가진다. 이후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 등 국내 팀을 비롯해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상대로 총 5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