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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전력강화위 15일 오후 2시 브리핑…'정몽규 사퇴+클린스만 경질하라'→'분노의 외침' [엑:스케치]

기사입력 2024.02.15 11:15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나승우 기자) 한국축구를 향한 축구 팬들의 분노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정몽규 회장을 향했다. 축구협회가 있는 축구회관에서 시위를 열고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에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재권 위원, 박태하 위원, 곽효범 위원, 김현태 위원, 김영근 위원, 송주희 위원, 조성환 위원, 최윤겸 위원이 자리했으며, 이 중 프로구단 감독인 박태하 위원, 조성환 위원, 최윤겸 위원은 화상으로 참석한다. 미국으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회의를 앞둔 이날 오전 9시께 축구회관 앞에서는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 및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정몽규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은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라고 외치며 약 2시간 가량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해 2월 말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2-2 무승부로 시작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우루과이(1-2 패), 페루(0-1 패), 엘살바도르(1-1 무), 웨일스(0-0 무)와의 경기까지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이 첫 승을 수확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조규성의 결승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후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했고,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베트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6-0으로 크게 이겼다. 전력 차가 뚜렷해 큰 의미가 없었던 경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일단 연승에 성공하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싱가포르(5-0 승), 중국(3-0 승)을 꺾으며 기분 좋게 아시안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뒤따랐다. 이때까지 치른 경기들에서 명확한 전술적 색채가 나오지 않았고, 대표팀 감독이면서도 국내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해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외유 논란에 휩싸였다. 자연스레 K리그 선수들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대표팀 명단 발표 때도 다소 의문스러운 발탁이 나오곤 했다.



이는 결국 아시안컵 참사로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울산HD)를 외면했고, 최전방에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만 데려갔다. 결과적으로 조규성은 아시안컵 내내 부진했으며, 오현규는 제한된 출전 시간만 가져가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풀백 자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소속팀 수원삼성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이기제를 발탁해 K리그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답답한 경기력 끝에 1-0으로 이긴 대표팀은 바레인고의 조별리그 1차전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대표팀의 3-1 승리였지만 이강인의 2골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경기였다.

2차전 요르단전 역시 졸전이었다.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2실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3 무승부에 그쳤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었던 말레이시아와 달리 상대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1위가 아닌 2위로 16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했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도 선제 실점을 허용한 후 후반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로 연장으로 끌고갔고, 손흥민의 역전 결승골로 웃었다.

그러나 4강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에게 무기력하게 0-2 패배를 당하며 짐을 쌌다. 이미 한 번 맞붙어 본 상대에게 똑같은 전략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또 다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던 대표팀은 쓸쓸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렇다보니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회 직후부터 이어졌다. 아시안컵 결과로 말하겠다던 클린스만 감독이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으니 이는 당연한 요구였다.

지난 14일에는 이강인의 대표팀 내분설까지 보도되면서 그나마 클린스만의 장점으로 여겨졌던 선수단 관리 능력 부분에 있어서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나아가 클린스만 감독을 자리에 앉힌 정몽규 회장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돌아갔다.





아시안컵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두 사람은 일단 자리에 없다. 정 회장은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에 불참하며,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화상으로 참여한다.

회의는 약 3시간 가량 진행되며 KFA는 오후 2시 이후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 거취를 의결하는 기구가 아니라 조언 기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맹탕' 혹은 '시간끌기식' 회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결국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사진=신문로, 고아라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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