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도 '클린스만 경질' 촉구…"다음 대회에도 있다면 '좀비 대재앙'"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망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에 해외 스포츠 매체도 경질론을 내세웠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7일(한국시간) 대한민국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충격 탈락을 비판하며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지 않으면 '좀비 대재앙(a zombie apocalypse)'이 있다고 크게 비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있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르단과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 우승 도전을 멈췄다.



한국은 전반에 상대 파상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0-0으로 마쳤으나 후반 들어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8분 야잔 알나이마트,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 등 요르단이 자랑하는 두 공격수에게 연속 실점했다. 그야말로 무기력했다. 한국은 이날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요르단에 완패하면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클린스만호는 4강에서 짐을 싸야 했다. 또 지금까지 6번 만나 3승3무로 무패를 거둔 요르단 상대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유효슈팅을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굴욕을 면치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올해 31살로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어느 때보다 의욕을 갖고 준비했는데 뜻하지 않은 상대에게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미 시즌 10골을 달성한 황희찬,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수비수 김민재,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한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포지션마다 있어 손흥민과 함께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어느 대회보다 부진한 내용과 결과로 짐을 싸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한국 축구에 유례없는 위대한 황금세대를 갖고도 제대로 된 경기 플랜도 없이 전후반 내내 우리보다 한참 낮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가진 팀에게 고전하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극장골을 터뜨려 기사회생하는 '좀비 축구'를 펼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54분 조규성의 극장 골, 호주와의 8강전에선 후반 추기시간 52분 황희찬의 극장 페널티킥 동점 골이 터지며 간신히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요르단전도 똑같았다.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면서 다시 좀비 축구를 재현하는 듯했지만, 요르단은 우리의 숨통을 후반 시작 21분 만에 완전히 끊어놨다. 2-0을 만들었다.

디애슬레틱도 "준결승에서 요르단을 다시 만난 한국의 운이 다했다. 0-2 패배를 당할 만했고 카타르에서 완벽한 굴욕을 당했다. 극적인 순간의 손흥민은 없었다"라고 한국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이어 "대회 내내 불신을 받은 한국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천재성이 나온 순간에만 의존했고 응집력 있는 전술적인 계획이 부족했고 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아주 끔찍한 경기력을 만들었다"라고 재차 클린스만의 무계획을 지적했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2004 중국 아시안컵에서 처음 만난 뒤, 20년 만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것도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을 둔 공격진을 갖고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디애슬레틱도 "하프타임에 요르단은 슈팅 12개, 한국은 4개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상위 리스트에 각각 올라와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 그리고 재능 넘치는 이강인을 둔 한국이 현실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라며 "중원에서 완벽히 밀리면서 심하고 이상적이지 않은 한국이 무기력해졌다"라고 지적했다. 

디애슬레틱은 화살을 클린스만에게 돌렸다. 언론은 "이 모든 것은 손흥민이 놀라운 일을 하기 기다리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이는 구식의 4-4-2 전술에 대한 비난 속에, 대회에 들어오는 철저한 조사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으로 이어진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 클린스만은 전임자처럼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에 머무르며 핸드폰으로 일을 했다는 인상이 있었다. 한국에서 1960년 아시안컵 이후 64년 만의 우승이라는 강한 압박 속에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생기가 없는 경기력을 지켜보면서 선수들이 클린스만을 위해서나 명확한 계획이 아니라 알아서 뛰거나 손흥민을 위해 뛰었다는 인상을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디애슬레틱은 "클린스만의 감독 커리어는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40세의 나이로 독일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끈 뒤, 고꾸라지고 있다. 그는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예선에서 최악의 시작을 보인 뒤, 2016년 경질됐고 헤르타 베를린에선 단 10주만 일하고 스스로 SNS 퇴임 발표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은 경기 종료 후, 비참하게 웃었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3-3으로 비긴 뒤에도 이랬다. 좋은 모습이 아니다. 마치 지금 일어난 일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보이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탈락 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이 상당히 거세다. 특히 후세인 아무타 요르단 감독에게 전술적으로 완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성 없이 "지금 당장 해야 할 건 선수들과 한국으로 돌아가 세밀하게 분석해 이번 대회에서 잘했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만 말했다.

이어 "이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2년 뒤에는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기에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관건인 거 같다.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시급할 거 같다"라며 당장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버텼다. 

디애슬레틱은 "요르단의 첫 아시안컵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의 오랜 기다림은 2027년 사우디 대회로 미뤄졌다. 67년의 기다림으로 더 늘어난 것이다"라며 "클린스만이 그때도 있다면 '좀비 대재앙'의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