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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혐의 퇴출' 이토 준야, 득점+AS 모두 능통…일본 대표팀 대위기 [도하 현장]

기사입력 2024.02.02 05:55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토 준야(스타드 드 렝스)가 끝내 하차하면서 일본 축구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성폭행 혐의에 휩싸인 이토 준야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일본 축구 대표팀에서 제외시킨다고 발표했다. 

JFA는 "이토가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일본 축구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그르 대신할 선수 소집은 예정돼 있지 않다"라며 "우리는 혐의와 관련돼 보도된 사실관계의 내용에 대해 당사자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일본 대표팀과 이토를 응원하는 많은 분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1일 일본 데일리 신조의 보도였다. 매체는 이토가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 A매치가 끝난 후 오사카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이토가 자신들을 술에 취하게 만든 후 호텔로 데려갔으며, 이때 어떠한 동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들은 이후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토는 양측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끝내 합의점을 차지 못하자 그녀들은 이토를 정식으로 형사 고소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토는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어서 사건의 여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토는 다음 날인 1일 맞고소를 진행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두 명의 여성과 동의 없이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토 준야 사건과 관련해, 선수 법률 대리인이 오사카 검찰에 성추행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허위 고소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오사카 검찰이 이토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향후 수사에 대해선 추가로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일본 대표팀이 바레인과의 2023 아시안컵 16강을 치르기 직전에 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충격적인 보도가 터지자 일본은 지난달 31일 바레인전 때 이토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토가 빠졌음에도 일본은 바레인을 3-1로 제압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나고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토에 관한 질문을 받자 "미디어에 나온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라며 "가능하면 자세하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아직 제대로 된 소식을 듣지 못해 여기에선 답할 수 없다. 기사 내용을 알아본 후 대응하고 싶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토 역시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갈 때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용히 빠져나가며 침묵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일 오전에 열렸던 일본 훈련장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토의 훈련 불참에 대해 JFA 관계자는 "이토가 훈련장에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호텔에 머물러 있다. 그의 현재 컨디션은 부상은 아닌 상태다"라고 밝혔다. 



훈련이 시작되고 JFA 홍보 담당자가 미디어를 통해 이토가 팀을 떠날 계획이 없었지만, 결정이 갑작스럽게 내려졌다고 전달했다. 매체는 "선수단이 이토의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고 소식을 듣자 팀 내부에서 상당한 대격진(great earthquake)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JFA는 앞선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이토가 팀을 떠나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육체적, 정신적 컨디션을 고려한 결정이다"라고 밝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일본으로선 뼈아픈 상황이다. 올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7경기에 나와 2골 4도움을 올린 이토는 모리야스 감독 체제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1993년생으로 이제 베테랑의 단계에 접어든 이토는 가나가와 대학 졸업 후 반포레 고후, 가시와 레이솔을 거쳐 지난 2019년 1월, 헹크(벨기에)로 임대 이적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헹크에서 2018-2019시즌부터 2022-2023시즌 여름 이적시장 종료 전까지 활약한 이토는 헹크 통산 144경기 29골 49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유럽 무대 정착에 성공했다. 2020-2021시즌엔 리그 32경기 10골 12도움으로 리그 10-10에 성공했고 2021-2022시즌엔 34경기 8골 15도움을 기록해 최다 공격 포인트(23개) 기록을 경신했다. 

이토는 벨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빅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리그1 무대에 입성했다. 스타드 렝스가 2022년 7월 이토와 이적료 1000만유로(약 144억원)를 주고 4년 계약을 맺었다. 

이토는 렝스에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2-2023시즌 리그1 35경기 6골 5도움으로 활약한 그는 이번 시즌도 17경기 2골 4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토는 일본 대표팀에서도 좋은 공격 자원으로 활약했다. 2017년 12월 9일 자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모리야스 감독 체제에서 줄곧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선 베트남과의 5차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차전까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려 팀의 4연승과 월드컵 본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월드컵에서도 이토의 활약은 빛났다. 조별리그 전 경기에 출장한 그는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후반 3분 도안 리츠의 골을 도우며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JFA 홈페이지에 있는 선수 소개란에 이토는 "상대를 압도하는 스피드와 운동 능력으로 끌어 올리고 훌륭한 슈팅 기술을 가졌다. 측면에 많은 라이벌들이 있지만, 그는 계속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지난해 그는 이전 토너먼트에서 팀 상황에 따라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헌신해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는 슈퍼서브지만, 이번 대회에서 말그대로 '중심'이 돼 플레이 할 것"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하지만 '중심'을 잡아줘야 했던 이토가 팀을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일본 대표팀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생겼다. 

일본은 오는 3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시리아를 승부차기에서 꺽고 올라온 이란과 8강 맞대결을 갖는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토의 부재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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