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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수 10-20'…중국, 졸전 끝 '첫 출전' 타지키스탄과 0-0 무승부 [아시안컵 리뷰]

기사입력 2024.01.14 01:28 / 기사수정 2024.01.14 01:3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간판 스타 우레이가 후반 중반 교체아웃되는 수모를 겪은 가운데, 그가 이끄는 중국 축구도 아시안컵 첫 출전국 타지키스탄과 졸전 끝에 비겼다.

중국과 타지키스탄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전후반 90분을 마무리했다.

A조에선 13일 개막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한 카타르가 승점 3으로 1위가 됐다. 중국, 타지키스탄이 승점 1을 나눠가졌다. 레바논이 승점0으로 최하위가 됐다.

이번 대회 앞두고 한국과 오만, 홍콩에 3연패를 당했던 중국은 첫 번째 본고사에서도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타지키스탄에 전반부터 끌려다닌 끝에 승점1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무대를 밟은 타지키스탄은 짜임새 갖춘 공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골결정력이 부족해 승리에 실패했다.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다. 크로아티아 국적 페타르 세그르트 감독이 지휘하는 타지키스탄은 FIFA 랭킹이 106위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화제를 모은 쪽은 중국이었다. 지난해 11월 한국과의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홈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몰리며 0-3 완패를 당하더니 아시안컵 직전 열린 두 차례 모의고사에서 중동 오만에 0-2로 완패하더니, 중국이 특별행정구역으로 두고 있는 홍콩에도 1-2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A조에서 카타르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레바논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어 중국 입장에선 16강 진출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런 우려가 홍콩과의 평가전 충격패로 나타났다. 그리고 타지키스탄전을 맞았다.

반면 타지키스탄은 러시아, 불가리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들을 모두 불러모아 중국전 이변에 도전했다. 지난 4일 비공개 평가전에선 중국이 패한 홍콩을 2-1로 이기면서 자신감도 쌓았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선 중동에서 실력이 꽤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요르단과 홈에서 1-1로 비기는 성과도 냈다.

얀코비치 감독은 최근 A매치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는 경험 많은 선수들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옌준링이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장린펑, 주천제, 장광타이(티아스 브라우닝), 류빈빈이 백4를 이뤘다. 다이웨이준, 왕상위안, 류양이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우레이, 왕추밍, 탄룽이 스리톱을 형성했다. 한 때 스페인 라리가 에스파뇰에서 뛰며 '중국 메시'로 불렸던 우레이가 왼쪽 날개로 나섰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로 나섰던 탄룽이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중국에 맞선 세그르트 감독도 백4로 맞불을 놨다. 루스탐 야티모프가 문지기로 나섰으며 아크탐 나자로프, 조이르 주라보예프, 바흐다트 하노노프, 마누타르 사파로프가 수비라인에 포진했다. 에손 판즈샨베, 알리셰르 슈쿠로프, 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가 중원에 진을 쳤다. 알리셰르 잘릴로프, 루스탐 소이로프, 아마도니 카몰로프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타지키스탄 선수들은 경기 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낙마한 아미르벡 주라보예프의 셔츠를 함께 펼쳐보이며 병상에 있는 동료에게 승리 바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두 팀의 역대 전적은 중국이 4승1무로 압도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그렇진 않았다.

중국은 초반부터 거칠게 나섰다. 류빈빈이 전반 1분 만에 상대를 가격해서 반칙 선언을 당했다. 이어 공중볼 싸움에도 과감하게 달려들어 아시안컵을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타지키스탄 기선 제압에 나섰다.

그러자 타지키스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3분 왼쪽 측면에서의 로빙패스로 중국 수비를 완전히 무너트린 뒤 크로스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카몰로프에 연결하려고 했으나 중국 수비가 먼저 걷어내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초반 탐색전이 끝난 뒤 주도권은 타지키스탄에 넘어갔다. 타지키스탄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찔러주는 중거리 패스를 통해 중국 백4를 무너트리고자 노력했다. 볼점유율도 52%로 타지키스탄이 근소하게 앞섰다.

전반 25분엔 잘릴로프가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해 중국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잘릴로프는 1분 뒤에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포스트 왼쪽을 벗어나 땅을 쳤다. 이 때까지 슈팅 수에서 타지키스탄이 중국을 8-0으로 압도했다.

잘릴로프의 슛은 전반 32분에도 나왔다. 주천제의 마크를 달고도 재빠른 왼발 터닝슛으로 타지키스탄 골문을 위협한 것이다. 옌준링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중국이 선제골을 내주고 계속 고전할 뻔했다.



일방적으로 몰리던 중국도 조금씩 기운을 찾았다. 특히 전반 35분 코너킥 찬스에서 왕추밍이 날린 슛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헸으나 타지키스탄 선수의 명치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이날 경기 중국의 첫 슈팅이었다. 이어진 비디오판독(VAR)에선 핸드볼에 따른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전반전이 끝났고 통계적으론 타지키스탄이 우위를 점했다. 볼점유율에서 52%로 근소 우세를 점했고, 슈팅에선 12-4로 중국을 크게 앞섰다.

다만 잘릴로프가 몇 차례 날린 슛이 골대를 빗나가거나 옌준링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하지 못하고 땅을 쳤다. 앞서면서 후반전 맞을 기회를 놓쳤다.

타지키스탄은 후반 들어서도 초반부터 중국 측면을 흔들면서 골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후반 3분엔 잘릴로프가 왼쪽 측면 크로스를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나 다시 한 번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후에도 타지키스탄은 중국을 농락했다. 후반 11분 코너킥 때 약속된 플레이에 이은 판즈샨베의 슛이 골대를 빗나간 것에 이어 후반 17분엔 중국 골지역 왼쪽이 뚫어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으나 맞은 편에 달려드는 타지키스탄 선수가 없어 득점하지 못했다.



중국은 후반 선수 교체로 활로를 찾았다. 후반 13분 탄룽과 왕추밍이 빠지고 장위닝, 쉬신이 들어갔다. 이어 이날 내내 자취를 감춘 우레이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다이웨이준이 후반 27분 나란히 나오고, 시에펑웨이, 린량밍이 들어갔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다부지게 뛰면서 중국도 늦게나마 활기를 찾았다. 후반 32분엔 문전 공략하다가 류빈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를 내줬으나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34분엔 쉬신이 대포알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야티모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은 이후 상대 골망을 출렁였으나 VAR 끝에 취소되는 일도 겪었다.

시에펑웨이의 코너킥을 공격 가담한 수비수 주천제가 머리로 집어넣어 골망을 출렁였으나 주천제가 헤더를 할 때 장광타이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상대 수비 방해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중국은 이후에도 실망하지 않고 타지키스탄을 몰아붙여 후반 41분엔 시에펑웨이의 헤더슛이 나왔으나 볼이 크로스바 위로 살짝 뜨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VAR에 따른 시간 지연에 따라 후반 추가시간이 7분 주어진 가운데 타지키스탄은 교체로 들어간 샤롬 사비예프가 코너킥 때 헤더슛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두 팀 선수들은 지친 듯 후반 추가시간에 별다른 찬스를 만들진 못했다. 슈팅수 20-10로 타지키스탄이 앞섰으나 골은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은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 16강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부진했다. 특히 주포 우레이의 노쇠화가 뚜렷해 공격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다만 시에펑웨이, 쉬신, 장위닝 등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은 위안 삼을 만하다. 영국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장광타이가 후방에서 다부지게 뛰어 무실점을 90분 마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타지키스탄은 중국전을 통해 레바논을 제압하면 16강에 갈 수도 있는 전력임을 알렸다. 다만 숱한 찬스에도 정작 한 골을 넣지 못하고 실점했다가 VAR로 살아난 것 등은 과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7일 오후 8시30분 알 투마마 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른다. 타지키스탄은 개최국 카타르와 17일 오후 11시30분 알코르에 위치한 알바이트 경기장에서 2차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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