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FC바르셀로나가 4부리그 팀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둔 가운데 바르셀로나는 이끄는 레전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4부리그 선수들에게 끌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8일(한국시간) "스페인 4부리그 UD 바르바스트로의 두 선수가 차비를 밀치고 말싸움을 벌였다. 사비의 항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바르바스트로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32강전 경기를 치렀다. 바르셀로나는 3-2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매체는 "경기가 끝나고 바르바스트로 선수단과 차비 사이에 긴장감 넘치는 기류가 흘렀다"며 "먼저 바르바스트로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가 사비를 오른팔로 가볍게 밀쳤다"고 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사비는 심판을 향해 항의의 언쟁을 벌이고 있었고 바르바스트로 선수 한 명이 다가와 사비가 내민 팔을 치우라는 듯, 오른팔로 밀치고 지나갔다.
사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 선수를 쳐다봤고 이내 두 인물은 언쟁을 시작했다.
이후 사비가 라커룸으로 돌아가려할 때 이번 경기서 교체투입된 바르바스트로 미드필더 안토니오 크레스포도 가세, 사비를 또다시 밀었다. 매체는 "크레스포는 확연히 사비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싶어했다"며 당시 그의 행동을 설명했다.
크레스포는 이후 스페인 축구 방송사 '엘 치링기토'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축구다. 사비는 항의하고 있었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 또한 내 팀 소속으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저 경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나는 내가 사비에게 뭐라고 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며 "그가 판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었던 것은 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일을, 나는 내 일을 했을 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사비가 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항의한 것은 추가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주어졌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전문 매체 '바르셀로나 노티시아스'는 "사비는 주심이 추가시간으로 1분 이상 부여한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바르바스트로는 추가시간 3분 페널티킥을 얻어내 득점에 성공하며 1-3으로 뒤지던 점수를 2-3으로 만들었다. 사비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사비는 경기 도중에도 항의를 하다가 카드를 받았다.
'마르카'는 사비의 인터뷰를 인용, "판정에 대해 관망하다가 카드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사비의 형제이자 바르셀로나의 수석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오스카 에르난데스는 경기 종료 후 퇴장까지 받았다. 해당 경기 보고서를 일부 공개한 '마르카'는 "오스카 에르난데스는 경기 종료 후에도 끝까지 남아 대기심에게 다가갔고 판정에 대해 심하게 항의했다"고 했다. 또한 홈 팀인 바르바스트로의 코치진에게도 악의에 찬 언행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있는 에르난데스 형제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1부리그 명문팀으로 일컬어지는 바르셀로나가 4부리그 팀을 상대로 2골이나 허용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시종일관 저조한 마무리 실력을 보였으며 특히 선발 중앙 공격수로 출전한 페란 토레스는 총 4번의 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허망하게 날렸다.
바르셀로나 매체 '바르사 블라우그라나'는 경기 강평을 내리며 "절대 이렇게까지 밀려서는 안됐다"고 팀의 경기력을 혹평했다. "마무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바르바스트로에게 끝까지 기회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또한 "어쨌든 이기긴 했지만 결과에 절대 만족할 수는 없는 경기력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비는 지난 5일에도 라스 팔마스와의 라리가 19라운드 경기 도중 심판에게 모욕적인 언행과 자신의 뺨을 내리치는 행동을 보여 옐로카드를 받았다.
당시 그는 심판을 향해 어머니를 운운하며 욕설을 내뱉었지만 심판은 이를 듣지 못한 듯, 과한 항의에 대한 경고만 주고 자리를 떠났다. '마르카'는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만약 심판이 제대로 욕설을 들었다면 즉각 퇴장이 나왔을 것"이라며 차비가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엘 치링기토, 푸트볼 엔 무비스타, 바르사 블라우그라나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