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괴물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천가람(화천KSPO)과 함께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통해 "김민재와 천가람이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다.
KFA는 이날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2023 KFA 어워즈'를 개최했다. 축구계 관계자와 국가대표팀 선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는 한국축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발표하는 한편 '올해의 선수' 등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올해의 선수'는 지난 한 해 동안 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녀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2023년 수상자로 선정된 김민재와 천가람 모두 생애 첫 수상에 성공하면서 지난 1년간의 활약상을 보답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2022년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로 향했다. 김민재가 정한 행선지는 과거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몸담았던 클럽으로 유명한 SSC나폴리였다.
지난 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클럽을 세리에A 정상에 올려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그는 2022-23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45경기에 나와 무려 3878분을 소화하며 나폴리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뿐만 아니라 구단 역사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를 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했으며,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도 지난 12월 2022-23시즌 올해의 팀에서 김민재를 포함시켰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유럽 빅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김민재 레이스 최종 승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됐고, 김민재는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0억원)에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향했다.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오히려 쉴 틈 없이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의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였다. 지난 11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때 엉덩이 타박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하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나폴리에 이어 뮌헨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김민재는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선정하는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김민재는 22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전 세계가 김민재 활약상은 인정한 가운데 KFA도 2023년 최고의 남자축구선수로 김민재를 뽑았다. KFA 출입 언론사의 축구팀장과 협회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등 50명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21년과 2022년 투표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한테 밀려 2위에 그쳤던 김민재는 총 137점을 얻어 첫 수상에 성공했다.
지난 4년 연속으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손흥민은 11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엔 84점을 얻은 이강인(PSG)이 올랐다. 김민재가 손흥민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면서 2015년 김영권 이후 8년 만에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한편, 여자 올해의 선수는 WK리그 감독들과 여자대표팀 코칭스태프, KFA 여자 전임지도자 등의 투표로 결정됐다. 접전 끝에 천가람이 총점 20점으로 역대 최다 수상자 지소연(수원FC)을 1점 차이로 제치고 주인공이 됐다.
주로 측면 미드필더로 뛰는 천가람은 지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활약하며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기록, 여자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WK리그에서도 소속팀 화천KSPO가 팀 역대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에 등극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KFA는 2023년 영플레이어와 지도자, 심판 부문 수상자도 확정했다. 남녀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황재원(대구FC)과 여자월드컵 역대 최연소 선수로 등극하며 국가대표팀의 미래로 자리 잡은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가 받는다.
올해의 지도자상은 포항스틸러스를 FA컵 우승과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김기동 감독, WK리그 11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김은숙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심판상은 고형진, 박상준(이상 남자 주·부심), 오현정, 김경민(이상 여자 주·부심)이 각각 수상한다.
◆ 2023 KFA AWARDS 주요 수상자 명단
올해의 선수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천가람(화천KSPO)
올해의 영플레이어 : 황재원(대구FC),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
올해의 지도자 : 김기동(FC서울), 김은숙(인천현대제철)
올해의 심판 : 고형진(남자주심), 오현정(여자주심), 박상준(남자부심), 김경민(여자부심)
KFA 창립 90주년 특별공헌상 : 나이키 /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 고 박종환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세리에A, 프랑스 풋볼, KFA SNS, 가디언 캡처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