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그리고 '해외 축구의 아버지(해버지)'인 박지성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후배 김민재를 극찬했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 새 지평을 열어젖혔다는 뜻에서였다.
박지성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럽파 한국인 후배들을 두루 칭찬하면서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입단을 특별히 조명했다.
박지성은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을 맡아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은 코로나19 와중에도 박지성이 빼놓지 않고 챙길 만큼 일생의 사업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올해도 축구와 수영, 빙상, 핸드볼 등 스포츠는 물론 학업과 바이올린, 컴퓨터 등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초·중·고교생 23명이 슈퍼스타 박지성이 주는 상을 받으면서 미래를 키웠다.
시상식을 마친 박지성은 국가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큰 기대를 드러내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 우승 기대감을 한껏 표출했다. 그리고는 김민재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의 뮌헨 이적이 큰 의미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민재는 지난 2022년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했다. 그의 이적 효과는 대단했다. 팀의 수비라인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나폴리가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3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는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마침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맹활약과 맞물려 몸값이 치솟았고, 올여름 독일 최고 명문이자 세계적인 강호인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료 5000만 유로(730억원)에 둥지를 틀었다. 뮌헨에서도 초반 연착륙에 성공하며 주전 경쟁을 서서히 이겨내는 중이다. 다른 센터백들의 연쇄 부상 때문에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런 후배를 보는 '해버지' 박지성의 마음도 흐뭇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선수가 유럽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중앙 수비수로 세계 굴지의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박지성 입장에서도 반갑다.
박지성은 마침 최근 유럽파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곳곳을 다녔고 뮌헨도 다녀갔다.
그는 "'모든 포지션에서 한국 선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구나, 모든 포지션에서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해도 상위 클래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김민재가 너무나 명확하게 증명했다"며 "한국 선수들이 공격에 치우친 포지션,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포지션에 걸쳐서 유럽에서 좋은 활약 펼칠 수 있다는 것을 김민재가 증명한 것 같다"고 했다.
박지성은 이어 "그게 너무나 좋다. 많은 선수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민재의 성공 가도가 센터백 등 다양한 포지션의 한국 선수들이 유럽으로 가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살펴보면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공격수나 풀백 포지션 선수들이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 들어 중앙 미드필더들도 유럽을 가고 있다.
하지만 센터백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또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진출 사례가 홍정호(전 아우크스부르크) 정도를 빼면 거의 없다.
김민재가 이를 바꿔놓고 있다. 탁월한 스피드와 좋은 공격 능력을 갖춰 공수에서 나폴리는 물론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박지성도 이를 알아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셈이다.
사진=JS파운데이션,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