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꿈의 극장' 올드 트래퍼드를 밟을까.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포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명단을 공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을 통해 맨유 원정길에 동행하는 선수단 19인과 이를 위해 구단 버스에 탑승하는 선수들을 영상 등에 담아 게시했다.
뮌헨은 오는 13일 오전 5시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6차전을 치른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뮌헨(독일)과 맨유(잉글랜드)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FC코펜하겐(덴마크)과 함께 A조에 묶였다.
맨유 원정을 앞두고 뮌헨은 데려갈 수 있는 1군 선수들을 모두 명단에 포함시켰다. 다만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오른쪽 발목 관절낭 부상으로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2일 경기 중 무릎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진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히트도 아직 부상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뮌헨에 남아 개인 훈련을 받았다.
구단이 공개한 영상 속에서 선수들은 개인 짐과 함께 구단 버스를 타고 영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이때 김민재를 비롯한 선수들은 체크인을 하기 위해 터널에서 기다렸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최종전 단 1경기만 남은 가운데 뮌헨과 맨유 간의 6차전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먼저 뮌헨은 지난 조별리그 5경기에서 4승1무를 거두며 일찌감치 A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남은 16강행 티켓 한 장을 두고 나머지 3팀이 최종전에서 혈투를 벌일 예정이다.
현재 3팀 중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은 건 맨유이다. 맨유는 지난 5경기에서 승점을 4(1승1무3패) 밖에 얻지 못해 최하위에 위치했다.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의 승점은 5(1승2무2패)로 동률이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코펜하겐이 2위, 갈라타사라이가 3위에 위치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맨유는 뮌헨을 홈에서 상대하고, 같은 시간에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는 덴마크에서 맞대결을 가진다. 현재 팬들은 맨유가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지 아니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될지 관심을 높였다.
A조 4위에 위치한 맨유가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뮌헨전에서 승리하고, '코펜하겐-갈라타사라이' 간의 맞대결이 무승부로 끝나는 것뿐이다. 이 경우 맨유는 승점 7이 되면서 승점 6인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를 누르고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전제 조건 중 하나인 뮌헨전 승리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챔피언스리그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무려 39경기 무패행진(35승4무)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미 16강을 확정 지은 뮌헨이기에 베스트 11이 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무패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어느 정도 주축 선수들을 내볼 것으로 추측됐다. 또 최근 뮌헨이 분데스리가에서 참패를 당했기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승리를 정조준 했다.
뮌헨은 지난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실점을 내준 끝에 1-5로 크게 패했다.
지난 2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려야 할 13라운드 우니온 베를린과의 홈경기가 폭설로 인해 연기된 후 뮌헨은 약 9일 만에 경기를 가졌다. 지난달 30일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뮌헨 선수들은 시즌 중 처음으로 긴 휴식기를 보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왔기에 뮌헨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날 뮌헨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지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과 뮌헨 핵심 센터백 김민재도 선발 출장한 가운데 뮌헨은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전반 12분 크로스를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김민재도 실수를 허용했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30분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김민재가 차단하러 달려갔다. 김민재는 상대 안스가르 크나우프와의 경합에서 밀렸다. 크나우프는 에릭 디나 에빔베에게 연결했고 에빔베는 박스 안으로 전진하며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뮌헨의 실수는 전반 35분 휴고 라르손의 세 번째 골로 이어지며 자멸했다. 뮌헨의 이번 시즌 리그 첫 3실점 경기가 됐다. 뮌헨은 전반 44분 요슈아 키미히가 사네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넣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 뮌헨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프랑크푸르트의 골망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5분 역습을 허용했고 에빔베에게 멀티 골을 허용하며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우파메카노가 전진한 상황에서 패스 미스를 허용하자 뒷공간이 크게 뚫리고 말았다. 이후 후반 15분 프랑크푸르트는 다시 크나우프의 다섯 번째 골이 터지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뮌헨은 10승 2무 1패, 승점 32로 2위를 유지하며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36) 추격에 실패했다. 대승을 따낸 프랑크푸르트는 5승 6무 3패, 승점 21로 7위를 지켰다.
참패였기에 뮌헨 선수들 모두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5실점을 허용한 수비진들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를 포함해 우파메카노, 마즈라위, 알폰소 데이비스까지 이날 선발로 나선 수비진 4명 모두한테 줄 수 있는 평점 중 가장 낮은 점수인 6점을 줬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수비진한테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5골을 실점했다. 기대 득점은 1.5골에 불과했다. 우리는 잘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수 없이 5실점은 불가능하다. 오늘 그것이 일어났다. 우린 처참히 무너졌다"라며 "오늘 팀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나도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선수단과 이 경기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고 다음 경기를 위해 나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직전 경기에서 참패를 당한 만큼 뮌헨은 맨유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노렸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단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상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맨체스터로 향한다"라며 "프랑크푸르트전 같은 경기가 끝난 뒤 바로 업무에 복귀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어서 좋다. 경기장에서 반응을 보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름 아닌 챔피언스리그 경기이다. 또 맨유와 뮌헨 간의 경기는 언제나 특별하다"라며 "맨유에겐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 있기에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다. 우린 좋은 성적을 내서 조별리그 무패 기록을 유지하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로인트 단장이 조별리그 무패를 이어가길 원함에 따라 뮌헨은 핵심 수비수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김민재는 생애 처음으로 '꿈의 극장'이라 불리는 올드 트래퍼드 위에 서게 된다.
비록 프랑크푸르트전에서 5실점을 했지만 김민재는 여전히 뮌헨의 핵심 수비수이다. 특히 더리흐트가 부상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했기에 뮌헨은 계속 김민재한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데스리가도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뮌헨과 맨유 간의 조별리그 6차전 예상 라인업에서 김민재를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들은 김민재뿐만 아니라 마누엘 노이어, 해리 케인, 요주아 키미히, 리로이 자네 등 사실상 뮌헨이 베스트 11을 가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재는 지난 9월 홈에서 열린 맨유와의 조별리그 1차전 때 4-3 승리를 거뒀다. 이때 패스 성공률 92(97/106), 걷어내기 6회, 리커버리 3회, 헤더 클리어 3회 등을 기록했지만 3실점을 했기에 현지 매체들로부터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았다.
비록 부진한 경기가 있었지만 올시즌 김민재는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강행군을 보내면서 팬들과 현지로부터 걱정을 샀다. 쉴 틈 없이 경기를 소화하던 김민재는 지난달 30일 코펜하겐과의 조별리그 5차전에서 엉덩이 타박상으로 결장했고, 이후 폭설로 인해 리그 경기가 취소되면서 뮌헨 입단 후 처음으로 긴 휴식을 받았다.
그러나 긴 휴식에서 돌아온 김민재는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월드 클래스 센터백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김민재가 맨유 원정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사진=뮌헨 홈페이지,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