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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날 2번 버렸어…헐시티 갈까? 맨유 가야지" [트랜스퍼마켓]

기사입력 2023.12.08 15:45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명언을 남긴 공격수 마이클 오언은 어떻게 유소년 시절 뛰었던 리버풀을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게 된 것일까.

세간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이자 우승을 위해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선수로 쉽게 인식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간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오언은 지난 1일(한국시간) 축구 전문가 사이먼 조던과의 단독 인터뷰 영상을 통해 리버풀에서 맨유로 떠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리버풀의 로컬 보이(구단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함께한 선수)로 과거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와 함께 리버풀을 영광으로 이끌 삼총사로 평가받았다. 특히 제라드가 미드필더로, 캐러거가 수비수로 뛰기 때문에 각 포지션에서 로컬보이가 빛나는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리버풀은 세 선수 등장에 환호를 보냈다.




오언은 1996년 만 17세로 리버풀에서 데뷔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데뷔자라는 기록을 세운 뒤 8년동안 개인 커리어 최정상을 찍었다. 만 18세에는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고 1997/98시즌과 1998/99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1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한다는 발롱도르 수상도 있었다.

그러나 오언은 리버풀에서 리그 우승의 꿈을 이룩할 수 없었다. 그가 리버풀에서 뛰는 동안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끄는 맨유는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가 데뷔한 1996/97시즌에도 맨유가 리그를 우승했고 1998/99시즌부터 2000/01시즌까지 맨유의 리그 우승은 계속됐다.

한 시즌을 건너뛰고 2002/03시즌에도 우승은 맨유의 것이었다.

결국 오언은 2004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라도 우승하기 위해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넘어갔지만 그가 넘어간 해에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오언만 '닭 쫓던 개'가 됐다.

2005년 여름 새 시즌이 오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오려했고 리버풀에 이적 제안을 했지만 리버풀은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오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게 됐다.




뉴캐슬에서 4년간 뛰었지만 장기 부상이 계속되며 79경기만 출전한 오언은 결국 다시 한 번 리버풀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리버풀은 여전히 오언을 받아주질 않았다.

오언은 인터뷰에서 "리버풀이 거절했을 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며 "남은 선택지는 헐 시티와 에버턴, 맨유 뿐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제안이 온 팀은 그 셋 뿐이었다"고 밝혔다.

헐 시티는 강등권에서 허덕이는 팀이었기 때문에 오언이 선택하기 꺼려지는 팀이었다. 결국 남은 것은 리버풀과 연고지를 두고 강한 라이벌리를 보이던 에버턴, 혹은 리버풀과 우승 경쟁을 하며 오랜 기간 라이벌 감정을 쌓은 맨유였다. 오언은 "에버턴으로 갔다면 많은 비판을 받았겠지만 내 스스로의 실력은 여전하다고 생각해 에버턴으로 갈 생각도 있었다"며 "난 어린 시절부터 에버턴 팬이었다"는 충격적인 고백도 전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에버턴을 가려고 당시 에버턴 감독이었던 데이비드 모예스와 미국에서 골프를 치며 휴일을 보내고 있었으나 퍼거슨이 오언에게 연락했다.

정확히는 맨유의 선수이자 퍼거슨의 애제자 니키 버트가 오언에게 먼저 연락했다. 오언은 "니키 버트가 연락해 퍼거슨 감독이 내게 연락을 준다고 전했다"며 "이유를 묻자 '널 영입하고 싶어한다'고 답했다"고 술회했다.




오언은 "버트가 농담하는 줄 알았지만 폰을 내려놓자마자 퍼거슨에게 전화가 왔다. 맨유로 가면 리버풀 팬들은 날 죽이려 들겠지만 어쩌겠는가"라고 넘겼다. 결국은 리버풀이 오언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주장이다.

오언은 맨유로 넘어간 뒤 2010/11시즌 꿈에 그리던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인터뷰에서 "유명한 격언이 있죠.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말을 해서 리버풀 팬들의 반발을 크게 사기도 했다.

어쩌면 유년시절부터 에버턴 팬이었던 시점부터 리버풀과의 동행은 그리 아름답게 끝날 운명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탤러그라프, 미러, 인디펜던트, 트란스퍼마르크트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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