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앞에 살라뿐, 오직 토트넘만 막았다"…英 현지도 '코리안 가이'에 푹 빠졌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연일 이어지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활약에 영국 현지도 푹 빠졌다.

황희찬은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맞대결서 전반 42분 선제 결승골을 꽂아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의 활약으로 승점 3점을 챙긴 울버햄프턴은 5승3무7패, 승점 18이 되면서 리그 13위가 됐다.

이날 3-5-2 포메이션에서 마테우스 쿠냐와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전 초반 다소 잠잠했지만 전반 42분 쿠냐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원샷원킬' 면모를 보여줬다.

번리의 주도 하에 0-0으로 팽팽했던 전반 42분 번리 수비진이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울버햄프턴 미드필더 파블로 사라비아에게 공을 빼앗겼다. 사라비아는 중앙에 위치한 쿠냐에게 패스를 건넸고, 수비에 둘러싸인 쿠냐는 오른쪽에서 노마크 상태에 있던 황희찬에게 내줬다. 공을 잡은 황희찬은 곧바로 슈팅을 때리는 대신 한 템포 쉬어간 후 골문 안으로 차 넣었다. 골키퍼가 몸을 날릴 타이밍을 빼앗은 좋은 슈팅이었다.





이 골로 황희찬은 리그 8호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에 성공했다. 8골2도움으로 2021/22시즌 5골1도움, 2022/23시즌 4골3도움을 넘어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 10개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에는 조금 더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등 추가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썼다. 비록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전반전 선제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호평이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에게 팀 동료 사라비아와 함께 평점 8점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인정했다. 각종 통계 매체에서도 활약상을 인정 받았다. 풋몹은 황희찬에게 양 팀 최고인 7.8점을 부여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팀 내 4번째인 7.2점을 줬다. 소파스코어도 7.2점을 주며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경기 공식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경기 후 진행된 맨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총 1만147표 중 83.5%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선방쇼를 펼친 울버햄프턴 골키퍼 대니얼 벤틀리는 2위를 차지했지만 득표율 6.4%로 크게 밀렸다.

이번 시즌 황희찬은 리그 15경기에 출전해 8골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8골 중 7골을 홈 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기록했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황희찬보다 홈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8골)밖에 없다.

더선은 "올 시즌 황희찬보다 리그 홈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살라뿐이다. 오직 토트넘만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황희찬에게 골을 내주지 않았다"라면서 "황희찬의 홈 경기 득점력은 번리전에서도 이어졌다. 황희찬은 몰리뉴 스타디움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홈에서 득점하는 걸 멈출 수 없는 것처럽 보인다"라고 전했다.





전체 득점 순위에서도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살라(리버풀·10골), 손흥민(토트넘· 홋스퍼9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제러드 보언(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팀 내에선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리그컵에서 기록한 1골을 더해 황희찬이 이번 시즌 넣은 공식전 총 득점은 9골이다.

황희찬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공식전 3골씩을 기록한 쿠냐와 사샤 칼라이지치다. 이번 시즌에도 초반 허벅지에 부상을 입어 우려를 낳았으나 장기간 결장하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가장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레전드 공격수 마이클 오언 또한 "만약 일찍 슈팅을 했다면 막혔을 거다. 골문을 열어젖힐 수 있었던 건 아주 잠깐의 기다림 덕분이었다"라면서 "난 골대 앞에서 황희찬이 보여준 모습을 사랑한다. 황희찬은 항상 올바른 위치에 있으며 슈팅이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라고 골문 앞에서 보여주는 침착함과 뛰어난 결정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시즌까지 잦은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던 황희찬은 어느새 확실한 해결사로 거듭났다. 황희찬은 번리전 이후 "골을 넣어서 정말 좋다. 타이밍이 완벽했다. 경기도 지배했다. 득점 후에는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이길 자격이 있었다"라고 득점을 기록한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개리 오닐 감독 또한 "예상했던 대로 진행됐다. 난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만들고, 더 유연해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번리는 수비적으로 조직돼 있어 이를 헤쳐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경기력에 정말 만족한다. 번리는 좋은 팀이고 이 리그의 많은 팀들에게 시험대가 될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거둔) 큰 승리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울버햄프턴은 현재 황희찬과 재계약을 준비 중이다. 2026년까지 계약 돼 있지만 최근 아스널 등 빅클럽들의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황희찬 붙잡기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계약을 연장하고자 한다. 이번 시즌 보여준 활약을 새로운 계약으로 보상하고자 한다. 이는 아스널 등 빅클럽들의 관심을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라며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의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