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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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패 탈출 그 후, 후인정 감독 "1승 향한 선수들 '간절함' 통했다"

기사입력 2023.12.07 06:00



(엑스포츠뉴스 의정부, 최원영 기자) 정말 절실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6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3 25-17)으로 완파했다.

무려 50일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12연패 고리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0월 17일 한국전력과의 시즌 첫 경기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전 경기서 패했다.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 12연패로 팀 창단 후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떠안았다. 이날도 지면 13연패로 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쓸 위기였다.

선수들이 힘을 합쳤다. 시즌 2승째(12패)와 더불어 승점 10점을 기록했다. 팀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지만 한 경기 덜 치른 6위 현대캐피탈(승점 10점·2승11패)과 승점이 같아졌다.

이날 팀 공격성공률서 63.29%-46.15%, 블로킹서 9-2로 우위를 점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감기 몸살을 털어내고 화력을 뽐냈다.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득점(공격성공률 65.12%)을 터트렸다.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이 블로킹 1개, 서브 1개 포함 11득점(공격성공률 56.25%), 아웃사이드 히터 리우훙민과 미들블로커 김홍정, 한국민이 각 7득점을 더했다. 특히 김홍정은 블로킹만 5개를 잡아내며 흐름을 가져왔다.

승리 확정 후 선수들은 모두 벅차오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몇몇 선수는 눈물을 보였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솔직히 힘들었다. 아마 선수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연패를 끊었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12연패하는 동안 끝까지 성원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오늘(6일)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선수들이 힘을 낸 것 같다"고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1승에 더 간절했기 때문에 승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한 뒤 "나는 울지 않았다. 배구하면서 울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미소 지었다.

연패 기간과 이날, 무엇이 달랐을까. 후 감독은 "그동안 20점 이후 범실이 많이 나왔다. 해결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지 못하다 보니 매 세트 어려웠다. 승부처에서 밀려 세트를 내줬던 경기가 많았다"며 "오늘 2세트도 힘들었다. 만약 그 세트를 내줬다면 경기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선수들이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줬다"고 설명했다.

후 감독은 "비예나가 연패를 반드시 끊겠다고 다짐해줬다. 비예나에게 정말 고맙다"며 "비예나 외에도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으로 경기해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수들도 12연패가 구단 역사상 타이기록이고, 오늘 지면 13연패란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13연패를 하면 나를 포함해 선수들 모두 그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 아닌가. 서로 그것만큼은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상대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잘 막아냈다. 레오는 서브 3개, 블로킹 1개를 묶어 18득점(공격성공률 42.42%)에 그쳤다.

후 감독은 "레오가 경기 전 몸 풀 때 보니 컨디션이 무척 좋더라. 그런 날은 본 경기 때 조금 처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왔다. 어느 팀이든 주 공격수가 막히면 어려운 경기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은 괜찮았다. 한두 개 안 맞는 게 나왔지만 이기면 다 괜찮다"고 웃었다.

블로킹서 앞선 비결에 관해서는 "갑자기 높이를 키울 순 없다. 높이가 안 되면 타이밍과 코스로 승부해야 한다"며 "그런 점들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오늘은 타이밍, 코스 선택이 잘 맞아 손쉽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1, 2라운드 상대에게 왜 졌고 어느 코스, 자리에서 많이 실점했는지 분석했다. 상대 아포짓 신호진을 전혀 막지 못했더라"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분석한 대로 잘 돼 승리했다"고 전했다. 신호진은 3득점(공격성공률 42.86%)에 그친 뒤 웜업존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다. 후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잘해줬지만, 그래도 결정적일 때 더 때려줘야 한다. 홍상혁, 리우훙민 둘 다 마찬가지다"며 "두 선수가 중앙 후위공격에서 공격점유율을 더 가져가야 한다. 그 부분이 보완되면 세터 황승빈이 플레이하는 데 더 여유가 생길 것이다"고 분석했다.

오는 10일 대한항공과 맞붙는다. 연승으로 나아가야 한다. 후 감독은 "무조건 연승을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다. 그러면 승리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며 "대한항공엔 한선수라는 걸출한 세터가 있다. 리시브도 좋은 팀이라 서브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의정부,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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