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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ACLE 진출 실패+15년 만에 최저 순위…울산에 0-1 패배 [현장 리뷰]

기사입력 2023.12.03 16:35



(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정현 기자) 전북이 새로 개편된 아시아 클럽축구 최고의 무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실패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15년 만에 K리그1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서 차갑게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전북은 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우승팀 울산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현대가 더비’에서 0-1로 졌다. 전북은 이날 전반 32분 울산 측면 수비수 설영우에 얻어맞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전북은 이날 울산을 이기고, 3위 광주가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 비기거나 지면 뒤집기 3위를 차지,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 티켓을 딸 수 있었다.

AFC는 2024/25시즌부터 ACL를 2개 대회로 구분해 ACLE와 ACL2로 나눴다. 한국에선 K리그1 우승팀 울산과 FA컵 우승팀 포항이 이미 ACLE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ACLE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37라운드까지 3위 광주(승점 58), 4위 전북(승점 57), 5위 인천(승점 56)이 최종 38라운드에서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37라운드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전북은 ACLE 하위 대회인 ACL2로 밀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으로 따지면 유로파리그 같은 대회다.



울산을 이기거나 비긴 뒤 광주-포항전을 지켜봐야 했던 게 전북의 신세였다. 만약 전북이 비길 경우,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K리그1 규정에 따라 광주 47골, 전북 45골이어서 전북이 다득점을 하면서 비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북의 이런 계산은 90분 종료 휘슬 뒤 우의미하게 됐다. 전북이 울산에 패했기 때문이다. 울산에게 패하며 최종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4위는 지난 2008시즌 4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조현우 골키퍼를 비롯해 김태환,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가 수비를 구성했다. 김성준과 이청용이 3선에서 수비를 보호했고 루빅손, 강윤구, 엄원상이 2선,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이에 맞서는 전북은 4-3-3 전형으로 나왔다. 김정훈 골키퍼를 비롯해 정우재, 홍정호, 정태욱, 안현범이 수비를 구축했다. 박진섭과 백승호, 아마노 준이 중원을 지켰고 측면에 송민규와 이동준, 이준호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울산이 먼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분 오른쪽 측면 돌파에 성공한 김태환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고 강윤구가 헤더로 연결했는데 이것이 높이 뜨고 말았다.

울산이 초반 공격 흐름을 이어갔고 전북이 이를 버티며 균형을 지켰다. 전반 7분경 왼쪽 측면에서 공이 살아 나오면서 주민규가 박스 바깥에서 감아 차는 슈팅을 시도했고 김정훈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초반 울산이 주도권을 잡아가면서 공격 장면을 계속 만들었다. 16분엔 코너킥 상황 이후 김태환이 박스 밖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김정훈이 몸을 던져 간신히 쳐냈다.

전북이 공을 잡더라도 울산 선수들이 박진섭이 이는 라인부터 강하게 압박하면서 공이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울산은 전북의 전방 압박에 한 차례 삐걱거렸지만, 안정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전진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전북은 세트피스에서 기회를 맞았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을 맞이했고 이동준이 루즈 볼을 발로 밀어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조현우가 이를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는 이동준의 오프사이드로 선언되기도 했다.

울산은 전반 30분 강윤구를 빼고 아타루를 투입하며 선수 구성에 첫 변화를 줬다. 그리고 곧바로 득점이 터졌다. 전반 32분 엄원상이 단독 돌파로 역습을 만들었고 이후 수비와 경합하면서 루즈볼이 발생했다.

공이 반대편으로 넘어갔고 설영우가 침착하게 공을 잡은 뒤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이것이 안현범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설영우는 공을 트로피처럼 들어 올리는 세레머니를 하며 대관식을 자축했다.



전북은 다시 세트피스에서 기회를 노렸다.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의 헤더가 살짝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1분 뒤엔 엄원상이 중원에서 공을 잡은 뒤 우측 측면을 허물었고 골라인 근처에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41분 프리킥 상황에선 백승호가 골키퍼와 충돌하며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양 팀 의료진과 앰뷸런스가 급히 출동했고 홍정호의 상황을 확인했다.

의료팀이 상황 파악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늦게 들어갔다면 위급한 상황에 빠질 뻔했다. 전북 벤치에선 빨리 의료팀을 불러달라고 했고 장내 아나운서도 빨리 의료팀과 앰뷸런스를 호출했다.

홍정호는 응급조치를 받은 뒤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곧장 향했다. 다행히 홍정호는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다.

주심은 VAR 판독을 위해 온필드 모니터를 확인했다. 주심은 최종 확인 결과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북은 홍정호를 대신해 구자룡을 투입했다.



추가시간이 무려 13분이 주어졌고 경기 막판 전북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울산이 막아냈다. 전북은 균형을 맞추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전북은 아마노 준, 이준호가 빠지고 하파 실바, 문선민이 투입됐고 울산은 김민혁이 루빅손 대신 들어갔다.

후반 초반 전북이 흐름을 되찾았다.

울산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0분 우측에서 아타루가 빠르게 크로스를 시도해 주민규를 바라봤다. 하지만 주민규의 슈팅이 높이 뜨며 기회를 놓쳤다.

전북은 후반 13분 안현범의 빠른 전진과 침투패스가 들어가면서 역습 기회를 맞았다. 안현범이 반대편을 보고 강하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것이 조현우의 세이브에 걸렸다.



울산은 후반 20분 득점을 노렸던 주민규를 빼고 마틴 아담이 투입됐다. 울산은 곧바로 수비 뒤 역습을 전개했다. 중앙으로 침투하는 엄원상을 향해 공간 패스가 들어갔고 엄원상이 박스 안에서 반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은 후반 30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백승호의 코너킥을 하파 실바가 헤더로 연결했고 조현우가 반대편 구석으로 향하는 공을 몸을 던져 쳐내 위기를 넘겨야 했다. 

울산은 후반 32분 김성준, 엄원상을 빼고 U22 자원 이재욱, 이명재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전북은 정우재가 부상으로 나가고 최철순이 투입됐다. 

후반 36분 울산이 추가 골 기회를 맞았다. 측면 공간 침투에 성공한 김태환이 크로스를 올렸고 중앙에서 흐른 공을 아담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살짝 높이 뜨면서 크로스바를 넘어겼다. 전북은 후반 39분 이동준을 빼고 박재용을 넣어 막판 공격을 이어갔다. 

전북은 끈질기게 득점을 노렸다. 후반 44분 왼쪽에서 안현범의 크로스를 하파 실바가 헤더로 연결했고 이것이 살짝 높이 뜨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후반 추가시간엔 오히려 울산이 공격을 이어갔고 전북에게 기회가 없었다. 전북은 라이벌 경기에서 아무런 소득도 챙기지 못하고 상대 대관식을 지켜봐야 했다.



전북을 이끄는 페트레스쿠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기지 못해 슬프다. 전반 막판 사고로 홍정호가 병원에 가야 했고 변수가 생겼다. 후반에 우리는 페널티킥을 받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이외에도 우리가 해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지쳐보였고 선수들이 100%를 쏟지 못했다. 그래도 잘 싸워준 건 변함이 없다. 최선을 다했다. 이겼다면 챔피언스리그(ACLE)에 참여했을 텐데 놓쳐서 뼈아픈 결과를 받았다. 우리는 이 경기를 통해 배워야 한다. 물론 울산은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었다"라고 소감을 했다. 

이제 부임 6개월 차가 된 페트레스쿠 감독은 팀이 15년 만에 4위로 떨어진 것을 막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전북에 왔을 때 팀이 어떻고 순위가 어땠는지 봤다. 부상 선수도 많았다.그떄 우리 말고 인천도 아마도 많은 문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 아쉬웠던 점도 있다. 팀 플레이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다는 걸 안다. 문제점들을 해결해 내년엔 더 나은 팀으로 더 나은 순위를 만들겠다. 오늘 경기가 아주 아까웠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이정효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는 포항과 0-0으로 비겨 구단 통산 1부리그 역대 최고 순위·승수를 동시에 달성했다.

전 시즌까지 광주가 1부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조기 종료된 2020시즌 6위(6승)였고, 한 시즌 최다승은 2016시즌(8위) 기록한 11승이었다.



광주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포항의 이호재가 퇴장당하는 호재를 맞았다. 이호재가 경합 중 발을 너무 높은 위치까지 뻗어 이순민이 쓰러지자 심판은 즉각 레드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이어진 득점 기회가 계속 포항의 황인재 골키퍼에게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9분, 41분 허율의 날카로운 헤딩 슛을 쳐낸 황인재는 후반 15분 골대 구석으로 향한 하승운의 슈팅까지 막아내며 포항을 구해냈다.

정호연이 후반 33분 페널티박스 밖에서 회심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선보였으나 이마저 골대만 강타하며 광주 선수들이 땅을 쳤다.

부상으로 출전하고 있지 못하는 포항의 백성동은 8도움으로 이번 시즌 도움왕을 차지했다.

대구는 홈에서 열린 올 시즌 최종전이자 이근호의 '고별전'에서 인천을 2-1로 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브라질 출신 장신 공격수 에드가가 시즌 8, 9호 골을 연달아 폭발하며 대구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대구는 승점 53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인천은 2년 연속 ACL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대구는 전반 40분 홍철이 온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에드가가 헤딩 골로 연결했다. 그는 곧장 이근호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득점한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기세가 오른 에드가는 후반 11분에도 홍철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마무리해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은 에르난데스가 18분 후 홍시후의 패스를 받아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넣었고 ACLE 혹은 ACL2 진출을 노렸으나 한 골이 부족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순위

1위 울산 76(우승·ACLE)
2위 포항 64(ACLE)
3위 광주 59(ACLE PO)
4위 전북 57(ACL2)
5위 인천 56
6위 대구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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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서울 55
8위 대전 51
9위 제주 41
10위 강원 34(승강 PO)
11위 수원FC 33(승강 PO)
12위 수원 33(강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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