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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아주아주 좋은 선수!"…QPR전 결승포 '쾅!'+소속팀 감독 '극찬'→'불법촬영 혐의' 대표 논란 커질 듯

기사입력 2023.11.26 10:39 / 기사수정 2023.11.26 10:4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다비드 바그너 노리치 시티 감독이 불법촬영 혐의에도 불구하고 선발 출전 시켜 결승 골을 넣은 황의조의 활약을 칭찬했다. 

황의조는 26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십 17라운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노리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노리치는 13위(승점 23)를 기록했다. 1승1무7패를 기록하다가 최근 2연승을 올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황의조는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바그너 감독의 선택은 결국 황의조의 선발 출격이었다.



그리고 황의조는 이날 경기 유일한 골을 넣어 화답했다.

황의조는 전반 21분 선제 결승포를 터트렸다. 가브리엘 사라가 뒤에서 전방으로 길게 올린 볼을 받아 상대 수비를 무너트린 뒤 오른발로 이른바 '순두부 터치'를 해서 볼을 잡아 세웠다. 이후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어 관중석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황의조의 결승골에 바그너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의 활약과 적응에 대해 "황의조는 기술이 좋고 훈련 태도, 경기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아주 아주 좋은 선수다"라며 "그는 한국 대표팀에서 5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다. 모두가 다 알 것이다. 이제 그가 꽤 잘 적응하고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A매치는 항상 힘들다. 시간대가 바뀌고 비행도 하면서 기후도 바뀐다. 그래서 난 황의조를 70분 이후 교체해 줘야 했다. 지쳐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득점해 기쁘다"라고 칭찬했다. 



바그너 감독은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황의조가 경찰 조사받은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경기엔 내보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구단 수뇌부의 판단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뜻은 전했다.

바그너 감독은 앞서 QPR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의조의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를 다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리고 에이전트와 이 상황을 다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다. 황의조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결국 마지막엔 내가 그가 나설지 결정할 것이고 지금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없다"고 했다.

황의조는 앞서 11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 교체 출전해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의 네 번째 골을 기록했다. 



A매치 기간 전 황의조는 노리치 임대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노팅엄 소속으로 노리치로 임대된 그는 현재 12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달 29일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 노리치 데뷔골을 터뜨린 그는 A매치 휴식기 후 QPR전 득점으로 4경기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다만 현재 황의조는 한국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의조는 지난 6월 자신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로부터 자신과 여성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 동영상이 SNS로 유포된 후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SNS 게시글은 곧바로 삭제됐으나 황의조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을 올린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이 지난해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 임대 시절 도난 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이었으며, 불법적으로 촬영된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후 약 5개월 동안 잠잠했으나 경찰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지난 17일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재점화 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21일 황의조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황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고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했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황의조를 고소함에 따라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 연인이 피해자임을 주장한 날과 같은 날인 21일 아시아 2차예선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교체로 들어가 논란이 됐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황의조의 출전이 정당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전 직후,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두 차례에 걸쳐 황의조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혐의가 입증되거나 아니면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40년 동안 이제 축구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때마다 추측성도 있었기에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좋은 선수다. 많은 것을 갖춘 선수라는 말도 하고 싶고, 아시안컵을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데 아시안컵까지 가는 이 준비과정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23명 엔트리 중 한 명으로 뽑아 데려가겠다는 뜻을 못 박은 것이다. 당장 조규성이 원톱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만 결승까지 최대 7경기를 치르는 여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황의조가 건강해야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중국전 직후 드러냈다. 황의조 소속사도 촬영이 불법 촬영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사례를 들어 주장하고 있다.

이후 노리치 시티 구단이 황의조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알려 시선을 모았는데 일단 경기에서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황의조는 소속팀 노리치로 복귀했고, 노리치 시티 구단은 결국 황의조를 투입해 결승골까지 얻었다. 황의조는 후반 19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후 아담 아이다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를 떠나 잉글랜드 노팅엄으로 이적했으나 데뷔 기회를 얻지 못하고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다. 올림피아코스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황의조는 임대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K리그1 FC서울로 6개월 임대됐다. 서울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폼을 끌어올린 황의조는 임대 종료 후 노팅엄으로 복귀했고, 프리시즌 경기에 여러번 출전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2부 노리치로 다시 임대를 떠난 황의조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뛰었다. 지난 14라운드 선덜랜드전에서 임대 후 첫 풀타임을 소화했으며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 무대 첫 골을 터뜨렸다. 이어 15라운드 블랙번과의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뛴 황의조는 16라운드 카디프 시티전에서도 선발로 나서면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 점점 신뢰를 쌓아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 일정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지난 6월 발생한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복귀 후 곧바로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오직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뛰는 것과를 별도로 당장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 발탁하는 것에 대해선 계속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의 노리치 활약상을 들어 큰 문제가 없는 한 아시안컵 엔트리 발탁을 강행할 것으로 여겨져서다.

축구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서 제6조에 저촉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6조엔 '품위 유지' 의무가 명시돼 있다. 각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고, 사회적 책임감·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황의조의 지금 상황은 이 조항에 어긋난다는 게 일각의 주장인데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클린스만 감독과 비슷한 논리로 아직 황의조를 징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황의조 전 연인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국가대표 즉각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전 연인의 변호인은 최근 황의조 측이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하고는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면서 "악의적인 의혹이 제기된다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이와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수사기관도 이와 관련해 조처해달라라. 필요하다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황의조 형수 A씨의 영장 심사 과정에서 A씨가 "황씨가 지인들과 불법적으로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촬영물 유포 피해자가 한 명 더 있고 이 피해자는 유포와 관련해 황의조 부탁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불법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라며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불법촬영 피의자가 아무렇지 않게 출전하는 스포츠 경기는 모두가 편안하게 볼 수 없다. 이는 미투 운동 이후 힘겹게 쌓아올린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후퇴시키는 일"이라면서 "사법적 조치 외에도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은 성평등한 이 사안이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는 24일 성명서를 통해 황의조의 국가대표 퇴출을 촉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성관계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는가"라며 "마땅히 자숙하고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거나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황의조가 최근 월드컵 예선 경기에 출전한 것을 두고 "유죄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몇몇 증거로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당연하다. 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라도 출전 중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즉각 공개 사과하고 불법 촬영, 2차 가해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노리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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