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연, 시니어 GP 여자 싱글 은메달 획득…첫 출전부터 '입상' 성과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기대주 김채연(16·수리고)이 자신의 시니어 그랑프리 첫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채연은 2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7.35점, 예술점수(PCS) 63.49점, 총점 130.84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0.31점을 합쳐 최종 합계 201.15점을 따낸 김채연은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일궈낸 일본 에이스 사카모토 가오리(226.13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마쓰이케 리노(일본·198.62점)에게 돌아갔다. 따돌렸다.

김채연은 지난 시즌 두 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고, 왕중왕전인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딴 기대주다.

지난 1월 국내 시니어와 주니어 선수들이 모두 나와 겨루는 종합선수권에선 4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김채연은 이번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나설 수 있어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했는데 첫 대회부터 값진 성과를 끌어냈다. 김채연은 다음 달 17~19일 핀란드 에스포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대회 성적에 따라 12월7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날 김채연은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인 영화 '광녀들의 무도회'(Le bal des folles)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과제인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을 가볍게 성공해 수행점수(GOE) 가산점 0.71점을 따낸 김채연은 두 번째 과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점), 세 번째 트리플 루프(기본점수 4.90점)까지 완벽하게 수행하며 GOE 가산점을 각각 1.18점, 0.91점 얻었다.

다만 전반부 마지막 점프 트리플 플립(기본점수 5.30점)에선 어텐션(에지 사용주의)과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나오면서 수행점수(GOE) 1.45점이 깎이는 등 2.79점 획득에 그쳤다.

김채연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처리했으나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13점)에서 다시 어텐션,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아 GOE 1.52점 감점을 받는 등 점수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기본점수 10.12점)는 완벽하게 뛰었다. 스텝시퀀스(레벨4)와 코레오시퀀스로 연기 완성도를 높인 김채연은 마지막 점프 과제 트리플 살코(기본점수 4.73점)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GOE 0.55점을 챙긴 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 2019 ISU 4대륙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유영과 주니어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위서영이 각각 11위와 12위에 그쳤으나 김채연이 은메달을 따고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까지 노릴 수 있게 되면서 아쉬움을 풀었다.



한국 여자 피겨는 11월3일부터 5일까지 프랑스 앙제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선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은메달과 4대륙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에이스 이해인이 나선다.

이해인은 2021/22시즌부터 시니어 그랑프리에 나섰으나 지난 시즌까지 4차례 출전해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미국 대회와 프랑스 대회에 나서 나란히 4위에 머무르는 등 시상대에 아깝게 오르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달라 그랑프리에 앞서 열린 상하이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특유의 '슬로 스타터' 경향을 벗는 모습이어서 생애 첫 시니어 그랑프리 입상도 기대할 만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