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이현석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산둥 타이산에게 발목을 잡히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연승에 실패했다.
인천은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 산둥 타이산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4위로 마감하며 구단 역사상 첫 ACL 진출에 성공한 인천은 지난 8월 22일 하이퐁과의 ACL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하며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본선에 오른 인천은 G조에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산둥 타이산, 카야FC와 맞대결을 치러 토너먼트 진출을 경쟁하는 중이다.
인천은 지난 1, 2차전에서 요코하마와 카야FC를 꺾으며 조 1위 자리에 오른 상황이었다. ACL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요코하마와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과 제르소의 득점, 에르난데스의 멀티골을 묶어 4-2 승리를 거뒀다. 이어 2차전에서도 카야FC(필리핀)과의 홈 경기에서도 무고사 2골 등을 묶어 4-0 대승을 챙기고 G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산둥전에서 패한 인천은 조별리그 연승 행진을 마감했으며, 조 1위 자리에서도 산둥에게 밀리며 최근 좋았던 분위기가 아쉽게 꺾이게 됐다. 반면 산둥은 1~2차전에서 1승 1패를 나눠 가지며 어려운 상황에 몰렸었다. 지난달 19일 카야 일로일로(필리핀)와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으나 지난 3일 홈에서 일본 명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0-1로 졌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자승'을 기준으로 '조 1위 자리에 올라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인천은 3-5-2 전술로 나섰다. 김동헌 골키퍼를 비롯해 오반석, 권한진, 김연수가 백3을 구성했다. 정동윤, 김준엽이 윙백을 맡으며, 중원은 음포쿠와 문지환, 에르난데스가 지켰다. 최전방 투톱에는 무고사, 제르소가 산둥의 골문을 노렸다.
산둥은 부상 우려가 있던 주장 마루앙 펠라이니가 선발로 나섰고, 골키퍼는 왕 달레이, 수비진은 제드손 크리스티아노, 왕 퉁, 리우 양, 쉬 케, 지 시앙이 구성했다. 중원에는 모이세스 리마, 리 유안위가 호흡을 맞췄으며, 천 푸와 펠라이니, 시에 원닝이 공격진으로 출전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핵심 선수인 마루앙 펠라이니와 크리장까지 부상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는데, 펠라이니는 선발로 이름을 올렸고, 크리장도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경기는 인천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인천은 시작과 함께 무고사의 패스와 문지환의 킥으로 시작된 공격으로 바로 산둥의 페널티박스 안을 노렸다. 제르소가 빠른 침투를 통해 공을 트래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패스가 조금 먼 곳에 떨어지며 달레이에게 잡히고 말았다.
인천은 전반 초반 계속해서 롱패스로 산둥의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3분 정동윤이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음포쿠가 올렸는데, 박스 중앙에 위치한 김연수의 헤더가 달레이에게 막히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인천은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도 오반석의 헤더가 골대를 맞았다.
공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인천은 전반 5분 음포쿠의 패스를 시작으로 전개된 공격이 곧바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정동윤에게 연결됐다. 골라인 직전 올린 크로스는 박스 안에 위치한 에르난데스의 발끝에 닿지 못하며 아쉽게 마무리되지 못했고, 이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산둥은 전반 9분 부상 악재를 맞이했다. 주전 수비수 지 시앙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곧바로 교체를 준비했다. 랴오 리항을 투입해 교체를 단행했다.
인천은 롱패스를 통한 전환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1분 문지환의 전환 패스를 받은 경기장 좌측에서 정동윤이 돌파를 통해 산둥 페널티박스 안에 진입했고, 무고사에게 컷백 패스를 내주는데 성공했지만 무고사의 슈팅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며 수비에게 걸렸다. 이후 상대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문지환이 경고를 받았다.
산둥도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펠라이니가 진입하는 원닝에게 공을 내줬고 원닝이 크로스로 마무리 했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벗어난 후였다.
인천은 역습으로 기회를 잡았다. 전반 21분 음포쿠가 상대 공격을 끊어낸 후 무고사에게 패스를 전달하며 상대 페널티박스 앞까지 전진했고, 이후 무고사가 파울에 끊기며 프리킥이 선언됐다. 이어진 프리킥 기회에서 음포쿠의 크로스가 아쉽게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오반석의 머리에 제대로 닿지 못하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산둥도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24분 역습 전개 상황에서 왕 퉁이 정동윤의 발에 걸리며 넘어졌고,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프리킥 기회에서 음포쿠가 헤더로 걷어낸 공을 워닝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김동헌이 가볍게 잡아냈다.
인천은 역습을 계속해서 노렸다. 전반 27분 산둥의 패스 를 뺏어낸 인천은 제르소와 무고사로 이어진 역습을 통해 페널티박스 쪽으로 전진했고, 무고사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쇄도하는 제르소의 발끝에 닿지 못했다. 전반 37분에는 에르난데스가 롱패스를 통해 산둥 페널티박스 우측까지 진입해 공을 받았지만, 크로스가 골문 앞이 아닌 관중석으로 향하고 말았다.
절호의 찬스가 달레이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8분 정동윤이 페널티박스 깊숙한 곳까지 드리블 돌파한 후 직접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대와 골키퍼 사이의 틈을 노린 슈팅을 달레이가 손으로 선방했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음포쿠의 패스를 받은 제르소가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크로스를 올리며 중앙에 위치한 무고사의 머리를 노렸지만, 달레이가 한 발 먼저 잡아냈다.
제르소의 분전이 돋보였다. 전반 42분에는 상대 공격 기회를 끊어낸 이후 제르소가 단독 돌파를 통해 페널티박스 깊숙한 곳까지 진입해 다시 한번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를 받은 무고사가 슈팅을 시도하기 직전 산둥 수비수들이 압박하며 무고사가 넘어졌는데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이후 산둥의 패스를 끊어내고 다시 전개한 공격 기회에서는 제르소가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조금 뜨며 골대 위로 향했다. 전반전은 두 팀 모두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인천은 전반과 마찬가지로 산둥을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2분 김준엽이 올린 크로스가 수비에 걸리며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산둥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5분 천 푸가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지만 막혔고, 이후 튕겨 나온 공을 워닝이 다시 한번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높게 뜨며 골문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 공격이 플리지 않자 산둥은 후반 10분 리 유안위를 빼고 크리장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산둥의 교체는 바로 맞아 떨어졌다. 후반 13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은 크리장은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고, 김동헌이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인천은 동점골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후반 18분 정동윤이 올린 크로스가 중앙에 위치한 제르소에게 이어지지 못하고 흘렀는데, 뒤쪽에서 침투하던 무고사가 이를 낮고 빠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잡히고 말았다.
산둥은 추가골 기회를 계속해서 노렸다. 후반 19분 워닝이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펠라이니가 잡으며 슈팅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는데 음포쿠가 빠른 커버로 공을 인터셉트하며 위기를 넘겼다. 후반 21분에는 리마가 페널티박스 먼 쪽에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골대 위로 넘어갔다.
인천의 공세에도 산둥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후반 24분 김도혁이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는 정동윤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고, 정동윤은 박스 밖으로 나갈뻔한 공을 크로스로 연결하며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올려줬다. 하지만 크로스가 수비에 걸리며 무고사와 제르소가 슈팅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산둥의 역습에 김동헌의 선방이 빛났다. 후반 33분 크리장의 침투 패스를 받은 류 빙빙이 드리블 돌파 이후 슈팅을 시도했는데, 김동헌이 이를 각을 좁혀 막아내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38분 음포쿠와 제르소를 빼고 김대중과 박승호를 투입하며 떨어진 에너지와 높이를 보강했다.
산둥은 주장 펠라이니가 한 골을 추가하며 경기 막판 격차를 벌렸다. 후반 43분 크리장이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돌파 이후 문전 앞에 위치한 펠라이니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펠라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을 지켜내 밀어 넣으며 산둥에 추가 득점을 안겼다.
인천은 경기 막판 추격 기회를 아쉽게 잡지 못했다. 후반 45분 비교적 페널티박스 먼 쪽에서 잡은 프리킥 기회에서 에르난데스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이 달레이의 손을 맞고 튕겨 나왔다. 이를 박승호가 다시 마무리해보려 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까지 인천의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경기는 산둥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