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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포 이민지,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세계 1위 오르고 싶다"

기사입력 2023.10.22 23:1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호주 국적의 교포 선수 이민지가 국내에서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22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36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했다.

역시 교포 선수인 앨리슨 리(미국)와 연장전을 치른 이민지는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이겼다.

지난 9월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이후 한 달 만에 승수를 추가한 이민지는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4억4000만원)다.

이로써 이 대회는 지난해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2년 연속 교포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와 앨리슨 리는 4라운드 막판까지 15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이민지가 15번 홀(파5) 버디를 잡은 반면, 비슷한 시간 16번 홀(파3)에서 경기하던 앨리슨 리가 보기를 적어내며 순식간에 2타 차이로 벌어졌다.

그러나 앨리슨 리가 17, 18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들어갔다.



둘의 인연은 11년 전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생 이민지와 1995년생 앨리슨 리는 US 여자 주니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매치 플레이 방식의 결승에서 맞붙은 둘은 이민지가 1홀 차로 승리해 우승컵을 차지했다. 11년 만에 다시 한국 땅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 연장에서도 이민지가 웃었다. 

특히 이민지는 이번이 벌써 LPGA 투어 10승째지만, 앨리슨 리는 자신의 177번째 LPGA 투어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렸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앨리슨 리는 2016년 역시 한국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연장에서 패해 준우승한 것이 자신의 역대 LPGA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이다.

연장에서 앨리슨 리는 2.5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빠졌고, 이민지는 그보다 짧은 약 1.8m 버디 퍼트에 침착하게 성공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가 14언더파 274타로 단독 3위에 오르는 등 교포 선수들이 1∼3위를 휩쓸었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와 이정은이 나란히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중학교 3학년생 아마추어 박서진이 10언더파 278타, 공동 13위로 선전했다.

2019년까지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박성현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6위에 올라 지난해 6월 숍라이트 클래식 공동 15위 이후 1년 4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 '톱 20'을 기록했다.



이민지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여서 오늘 초반에 버디 잡으면서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매주 우승 경쟁을 하고 싶은 것이 선수 마음인데, 그런 상황을 즐기면서 즐겁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만 네 번째 연장이었다. 그런 면에서 익숙한 부분이 있었고, 상대 선수인 앨리슨 리와도 2012년 US 여자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나 잘 아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이민지의 올해 연장전 성적은 2승 2패가 됐다. 9월 LPGA 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도 찰리 헐(잉글랜드)을 연장에서 따돌렸다. 한국에서 첫 우승에 대한 감회도 밝혔다.

그는 "한국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다 한국 분이셔서 제 뿌리가 있는 곳"이라며 "오늘도 연장전에 들어가는데 할머니와 가족, 친척분들이 계셔서 신기하고 좋았다"고 특별한 느낌을 전했다. 이민지는 지난 1996년 호주 서부 대표 도시 퍼스에서 태어났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호주 대표로 출전하는 등 캐리 웹 이후 호주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최근 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2승을 거둔 이민지는 박인비와 오래 호흡을 맞춘 캐디 브래드 비처와 올해 여름부터 경기에 함께 출전 중이다. 이민지는 "같은 호주 사람이라 통하는 것도 많고, 호흡도 잘 맞는다"며 "앞으로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선수 생활에 대해선 "아직 세계 1위를 못 해봤다. 골프가 예상하기 어려운 종목인 만큼 내가 할 수 있을 때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민지의 현재 세계 랭킹은 7위, 개인 최고 순위는 지난해 2위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2021년 에비앙 챔피언십, 지난해 US오픈 등 두 차례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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