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2023/24시즌 개막 뒤 공식전 9경기 6골을 넣으며 맹렬히 질주하는 황희찬이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큰 화제가 되는 가운데 소속팀 개리 오닐 감독도 그가 A매치에서 돌아오자마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시선을 모은 그의 득점전환율(슛시도 대비 골 성공률) 1위 달성에 대해 오닐 감독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오닐 감독은 21일 오후 11시 영국 본머스 바이털리티 경기장에서 열리는 AFC 본머스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을 열어 황희찬을 거론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득점전환율에 대해 깊은 인상을 드러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차니(Channy)'라고 부르며 "차니의 놀라운 골 전환율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며 "지난 시즌 3골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은 벌써 6골이나 넣었다.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했다.
2021/22시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된 황희찬은 지난 시즌 완전이적에 성공했으나 27경기 3골 1도움에 그치며 '무색무취'한 선수로 남았다. 축구통계 플랫폼 '풋몹'에 따른 황희찬의 지난 2022/23 시즌 리그 득점당 소요 시간은 376분이다.
한 골을 넣기 위해선 6시간 20분 가량을 기다려야한다는 이야기다. 축구 경기가 90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하더라도 한 골 넣을까 말까하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 '황소(황희찬 별명)'는 다르다.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14분을 출전해 5골(나머지 한 골은 리그컵)을 넣었다. 즉 83분에 한 골을 터트린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에 비해 득점당 소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또다른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2개의 슈팅을 시도, 5골을 집어넣었다. 슈팅 중 45%가 골이 되는 어마어마한 득점전환율을 드러내고 있다.
득점전환율 프리미어리그 1위에 등극했는데 오닐 감독은 이에 대해 "100만회 슛을 해서 한 번 성공할까 말까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위치를 잡을 줄 알기 때문"이라며 황희찬의 위치선정 능력을 호평했다.
황희찬은 지난 1일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팀의 역습에 빠르게 가담, 공격수 증원에 큰 보탬이 됐다. 후반 21분 마테우스 쿠냐의 이타적인 패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강하고 정확한 슛을 통해 팀을 2-1 승리로 이끄는 역전골을 만들어낸 것도 그의 빠른 공수전환과 위치 선정에 있다고 평가된다.
오닐 감독은 더 나아가 울버햄프턴 다른 선수들이 황희찬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희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페드로 네투가 측면에서 벌려주고 쿠냐가 수비진을 교란하는 사이 차니가 골을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차니의 마무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위협적이다. 위치를 잘 잡는다"면서 "황희찬의 득점전환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모색해나갈 것"이라며 황희찬 살리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겠다고 했다.
한편, 오닐 감독은 자신이 지난 2022/23시즌 맡았던 본머스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오닐 감독은 해당 시즌에서 본머스를 잔류시키며 전술적 역량을 입증했으나 알려지지 않은 사유로 인해 갑자기 본머스에서 경질됐다. 이후 울버햄프턴 감독 훌렌 로페테기가 사임하자 그의 후임이자 팀의 소방수로 울버햄프턴 지휘봉을 잡았다.
오닐 감독은 "사적인 감정은 없다"며 "그저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본머스에서의) 감독직을 더 할지 말지는 나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 상부가 결정하는 일이었다. 본머스에서 겪은 일은 상관없지만 난 이제 울버햄프턴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현 소속팀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울버햄프턴과 본머스는 현재 각각 14위와 19위에 올라있다. 본머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8경기 3무 5패만을 기록하며 승리가 없다. 홈에서 울버햄프턴을 첫 승 제물로 삼고자 공격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그 만큼 황희찬 앞에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