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혈투 끝에 현대건설을 제압하고 개막 2연승을 질주했다. 승부처에서 김연경, 옐레나 두 주포가 해결사로 나서면서 승전고를 울릴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1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공식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으로 무너뜨린 기세를 몰아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김연경이 양 팀 최다 23득점, 공격 성공률 45.83%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옐레나도 22득점, 공격 성공률 34.43%로 제 몫을 해냈다.
김연경은 승리 직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초반에는 우리 플레이가 잘 안 됐다. 현대건설전을 대비해 여러 부분을 준비했는데 잘하지 못했다"며 "2세트는 괜찮기는 했는데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도 어려웠던 게임을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 5세트에서 화려하게 빛났다. 5득점, 공격 성공률 50%로 해결사 본능을 뽐낸 것은 물론 안정적인 리시브까지 선보였다. 특히 5세트 막판 현대건설을 뒤흔들어 놓은 서브로 흥국생명의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 이다현 등 장신의 미들 블로커진과 모마, 김주향의 높이를 앞세워 흥국생명을 괴롭혔지만 마지막 순간 김연경을 넘지 못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패배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5세트 김연경의 서브는 김연경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서브 3개가 연이어 네트를 살짝 넘겨서 떨어지는 데 너무 잘 구사됐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흥국생명 역시 범실 30개를 기록하면서 결과를 떠나 내용 측면에서는 수많은 숙제를 확인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가운데 경기력에서는 아직 '절대 1강'에 걸맞은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연경은 "현대건설도 우리를 잘 분석했고 강팀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며 "현대건설이 워낙 높이가 있고 블로킹이 좋아서 우리가 힘들게 게임을 펼쳤다. 현대건설의 수비가 뛰어났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오늘 공격 점유율을 높게 안 가져간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끼리 호흡이 좋지 않았다"며 "훈련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경기에서 안 나타나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하겠다"고 반성했다.
언론과 여자부 타 구단에서 흥국생명을 바라보는 '절대 1강' 시선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흥국생명의 전력이 높게 평가받는 건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집중하려고 한다.
김연경은 "'절대 1강'은 다른 팀들의 언론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일부러 치켜 올리는 흐름을 만드는 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 웃은 뒤 "우리는 이런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부분만 선수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대 1강을 듣는다고) 전투력이 생기고 그러지는 않는다. 그저 매 경기 좋은 공격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1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기보다는 게임 때마다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팀 분위기도 전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실질적인 첫 시즌에서 선수들의 팀워크가 정규리그를 치를 수록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김연경은 "비 시즌 팀 구성에 변화가 있었는데 선수들도 조금은 긴장하는 것 같고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수지가 오면서 높이가 좋아졌고 (아시아 쿼터로 합류한) 레이나도 공격력을 갖췄다. 중요한 순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