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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손흥민-황인범 출전? 훈련 보고 결정…베트남 약체 아냐"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3.10.16 17:10 / 기사수정 2023.10.16 17:38

 


(엑스포츠뉴스 수원,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베트남을 경계하면서 아시안컵 본선처럼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클린스만은 오는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축구대표팀 A매치 한국-베트남 평가전을 앞두고 이재성(마인츠)과 함께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국은 10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튀지니와 베트남으로 홈으로 초대했다. 먼저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친선전에서 클린스만호는 이강인(PSG)의 멀티골과 상대의 자책골 그리고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쐐기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튀니지전 완승으로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신승에 이어 A매치 2연승에 성공했다. 또 클린스만은 한국 사령탑 부임 이후 7경기 만에 홈팬들에게 A매치 승리를 선물했다.





튀니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이제 베트남전을 통해 A매치 3연승에 도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26위인 한국보다 69단계 밑인 95위 베트남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한국 등 아시아 3국과 붙는 친선 경기 일정을 계획했다. 지난 10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중국전에서 0-2로 패한 베트남은 13일 같은 도시에서 중립 경기로 열린 우즈베키스탄전도 0-2로 졌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까지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가을부터 2023년 1월까지 약 5년간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었다.

박 감독 밑에서 베트남은 전성기를 여는데 성공했다. 박 감독 재임 기간 중 베트남은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한 번,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 19세 이하 아시안컵 준우승,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아시안컵 8강 등 화려한 성적을 냈다.

또 박 감독은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했을 때 "FIFA 랭킹 10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고, 약속을 지키면서 베트남을 놀라게 했다. 박 감독 부임 전까지 랭킹 130위였던 베트남은 5년이 지난 지금 95위까지 올랐고, 최고 순위는 92위(2021년)였다.





박 감독이 떠난 후 베트남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를 16강에 올려놓은 프랑스 출신 필립 트루시에 감독에게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U-23) 지휘봉을 맡겼다. 트루시에 감독은 한국전 앞두고 열린 중국전, 우즈베키스탄전을 모두 졌지만 그 전에 열린 홍콩전(1-0), 시리아전(1-0), 팔레스타인전(2-0)을 모두 제압하면서 A매치 3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이번 경기는 한국 홈경기인데다 전력 차가 커 클린스만호의 대승이 점쳐지는 가운데 클린스만은 베트남전을 통해 11월부터 시작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가 개최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르는 셈이 됐다.

당초 클린스만은 유럽이나 남미 강호를 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베트남을 상대하게 됐다. 그는 지난 8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10월에 유럽은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을 치르고 남미는 월드컵 예선이 있다. 강팀을 섭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래서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에 대비해 아시아팀을 물색하게 된 거다. 난 늘 세계 최고의 팀들과 맞붙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베트남과 상대하게 되면서 한국은 약 19년 만에 맞대결을 갖게 됐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베트남과 6번 만나 5승 1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패배는 2003년 10월로 20년 전이고, 2004년 9월에 2-1로 승리한 이후 격돌하지 않으면서 무려 6978일 만에 7번째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홈에서 동남아 팀과 친선경기를 하기는 지난 1991년 대통령배 인도네시아전 이후 32년 만이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는 베트남이지만 클린스만호 입장에선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베트남전까지 치르면 한국은 오는 11월 16일과 21일에 열리는 2026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싱가포르-괌' 승자와 중국과의 2연전을 시작으로 실전에 돌입한다.

본격적인 실전을 앞두고 최종 점검할 수 있는 맞대결을 앞두고 클린스만은 승리가 유력한 베트남을 상대로 방심을 경계하면서 본선처럼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베트남을 약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손흥민과 황인범 등 13일 튀니지전에서 컨디션 저하로 빠진 두 유럽파에 대해선 "오늘 최종 훈련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클린스만과의 일문일답.

-베트남전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알다시피 베트남전은 우리가 월드컵 2차예선을 시작하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친선전이다. 그러니 우리의 긍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팀으로서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그런 면에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내가 확답을 못하는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인범(FK츠르베나 즈베즈다) 같은 경우엔 오늘 공식 훈련에서 최종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해서 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 그 이외엔 튀니지전에서 우리가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이어가야 하기에 그런 의미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경기이다.



-튀니지전에서 이강인의 포지션이 바뀌면서 잘 풀렸다. 베트남전에선 이강인을 어떻게 쓸 생각인지 묻고 싶다.

이강인의 활약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다. 너무 좋은 경기력과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경기장에서 보여줬기에 기쁘다. 이번 계기로 상당히 발전하는 것 같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거 같다. 이강인 같은 경우엔 지금 내 옆에 있는 이재성과 마찬가지로 양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 가능하기에 손흥민이 돌아왔을 때 어떻게 조합을 맞출지 지켜볼 대목인 거 같다.

우리가 4-2-3-1 전형을 쓰면서 특히 2선의 로테이션을 항상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수비 전환이다. 공격적으로 할 때 우리는 더 창의적으로 본인의 기량을 100% 발휘하기를 바라지만, 순간적으로 수비 전환이 됐을 때 자신의 위치에서 바로 수비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건 내 전술이라기 보다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 이를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고, 지난 경기에서 이재성이 이강인과 많은 대화를 통해 포지션을 잡았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성장을 하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다.

지난 경기에서 여러 장면이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경기 후반부에 이강인이 우리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공을 걷어내는 모습이 있었다. 얼마나 이강인이 스스로 노력을 하고 수비적인 면에 대해 본인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거 같아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베트남이 약체라는 평가가 있는데, 배트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베트남에 대해 많은 경기를 봤고 분석을 했기에, 절대 약체라고 생각 안 한다. 아시안컵에서 조 순위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16강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이고, 더 나아가 월드컵 3차예선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이기에, 이런 아시아팀과 경기를 하면서 비슷한 상대와 만났을 때를 준비하는 계기가 될 거 같다.

선수들과 미팅을 했을 때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상대가 누구든 간에 앞으로 다가올 공식 경기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상대라고 했다. 마지막 친선전인 만큼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시험이 될 경기이기에 공식 경기인 것처럼 임할 계획이다.



-기존 주전 선수들의 조직력을 강화할 생각인지 아니면 그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인지 알고 싶다.

2가지 모두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팀에 연속성과 지속성을 가져가야 할 시기이지만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내일 교체를 6장까지 쓸 수 있다고 들었기에, 최대한 많은 교체를 통해 경기 운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

전반전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간다면 후반전에서 새로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면서, 다가오는 공식 경기를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실험도 할 예정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더 이해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이해도가 높아지는 시점이라 지속성을 가져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2가지를 다 얻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손흥민과 황인범이 내일 얼마나 출전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여나 출전 못하더라도 손흥민은 주장이고, 황인범은 경험이 많기에 이들이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라는 팀 안에서 같은 생각을 같게 되면서 서로를 믿고, 선수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끼리도 교감을 하고 공감을 하면서 팀이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

이번이 4번째 소집인데, 길면 9일 정도 짧은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 동안 얼마나 우리가 팀 분위기를 잘 다져가는지, 만들어가는지가 상당히 중요하기에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선수들도 중요한 시기에 함께하는게 중요하다.



-튀니지전 때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왔다. 김민재 리더십에 만족하는가.

손흥민의 부재로 인해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찼는데, 옆에 있는 이재성한테 줬어도 팀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내가 부임하고 나서 손흥민이 없을 때 김승규(알샤바브)가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이런 경험 많은 선수들이 다 지금 함께하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책임을 가져야 팀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민재는 지난 몇 년간 성장을 보면 놀랍고 칭찬을 해줘야 된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성장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잘 성장했고, 여기에 리더십까지 더해진 선수라 지난 경기도 잘 소화했다. 주장 완장을 누구에게나 줘도 상관없지만 단지 이런 선배들과 경험 많은 선수들을 통해 팀으로서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중요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PA/연합뉴스, AFC 홈페이지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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