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야구대표팀이 목표 달성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7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대만을 2-0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4개 대회 연속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전 대회와 달리 이번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목표로 연령 및 연차에 제한을 뒀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기간 중단됐던 KBO리그 정규시즌도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대회를 앞두고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특히 문동주(한화)를 비롯해 대표팀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고, 금메달을 수확한 선수들은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항저우를 떠났다.
7일 결승전을 끝으로 대회 일정을 끝낸 야구대표팀은 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류중일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고, 선수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팬들의 성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류중일 감독은 "어렵게 금메달을 따서 목이 다 쉬었다"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 너무 고생 많았다. 나이 제한도 있고 전력도 약해서 팬분들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수들이 세대교체를 경험했고, 다음 대회부터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특히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4로 패배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2-0 승리를 거두면서 아쉬움을 달랬고,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 흐름이 결승까지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이 꼽은 승부처는 역시나 대만과의 결승이었다. 2점 차로 앞선 대표팀은 9회초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마무리투수 고우석(LG)이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타구를 잡은 2루수 김혜성(키움)이 침착하게 1루주자를 태그한 뒤 1루로 공을 던져 금메달을 확정했다. 류 감독은 "9회초 1·2루에서 큰 것 한 방이면 지는 상황이니까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사령탑이 꼽은 이번 대회 MVP는 두 명이었다. 야수 쪽에서는 선수단의 '캡틴' 역할까지 수행했던 김혜성이 그 주인공이었고, 투수 쪽에서는 한국 야구의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가 류중일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류 감독은 "(김)혜성이가 마지막에 결승전에서 잘하지 못했지만 예선 때 잘해줬다. (결승전 9회초에) 혜성이가 역시 KBO리그 최고의 내야수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아주 잘해줬다"라며 "문동주 같은 경우 곽빈(두산) 대신 에이스 역할을 했고, 개인적으로는 동주가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투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과정 면에서, 또 결과 면에서 성과를 얻은 야구대표팀의 세대교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향후 열릴 국제대회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다른 국가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일본은 역시 사회인 야구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잘 돼 있는 팀이고, 대만의 경우 과거보다 투수력이나 수비력, 타격이 한층 올라왔다.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라며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야 한다. KBO리그를 보면 수비에서 실책이 많이 나오고, 주루 플레이에서 미스가 많이 나온다. 그런 걸 점점 줄여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투수력은 좋다"고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은메달(일본 금메달, 대만 동메달)
-1998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대만 금메달, 일본 은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