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국 남자 골프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임성재(CJ)와 김시우(CJ), 조우영(한국체대)과 장유빈(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골프 대표팀은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서호 국제 골프코스(파72·728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76언더파 788타를 합작해 우승했다. 2위 태국을 무려 2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패권을 탈환했다.
개인전에서는 임성재가 26언더파 262타로 준우승, 은메달을 추가했다. 개인전 금메달은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다이치 고(홍콩)가 차지했다. 훙젠야오(대만)가 24언더파 264타로 동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시우가 23언더파 265타로 단독 4위, 장유빈은 22언더파 266타로 단독 5위에 올랐다. 조우영은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27위 임성재와 40위 김시우의 '원투펀치'를 내세운 한국은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여기에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1승씩 따낸 아마추어 조우영, 장유빈이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순위 경쟁을 주도하며 앞에서 끌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형님'들이 3, 4라운드 뒷심을 발휘해준 모양새가 됐다.
이미 3라운드까지 단체전에서 2위에 14타를 앞서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했던 우리나라는 이날 임성재와 김시우가 나란히 7타씩 줄이는 선전을 펼쳐 2위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압도했다.
다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놓친 부분은 다소 아쉽다.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개인전 금메달 최근 사례는 2010년 광저우 대회 김민휘. 임성재는 1위 고를 1타 차로 뒤쫓던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약 4m 정도 거리 회심의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를 마친 임성재는 "1주일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단체전에 영향이 있다 보니 매 홀이 너무 중요하게 여겨져서 그런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전날 마지막 홀 더블 보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는 임성재는 "2위와 쭉 16타 차였는데 내 더블 보기로 14타 차가 돼서 너무 화가 났다"며 "오늘 6번 홀에서 (장)유빈이가 버디를 넣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개인전은 1타 차 은메달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임성재는 "사실 2라운드 끝나고 선두와 거의 10타 차가 나서 개인전보다 단체전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오늘 후반 들어와서 욕심이 생겼는데, 마지막 홀 조금 차이로 안 들어가더라"고 털어놨다.
이번 금메달의 의미를 묻자 임성재는 "아무래도 PGA 투어에 더 집중하고, 롱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남녀 골프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 남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은메달,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유현조(천안중앙방통고), 김민솔(수성방통고), 임지유(수성방통고) 등 아마추어 고등학생 3명으로 대표팀을 꾸린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29언더파 547타를 기록했다. 1위인 태국의 34언더파 542타에는 뒤졌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 3명이 출격한 중국의 26언더파 550타를 앞서 시상대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서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단체전에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2위에 올랐다. 최근 금메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딴 바 있다.
또 이날 개인전에서 유현조가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의 성적을 내 동메달을 추가했다. 유현조는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순위를 전날 공동 9위에서 3위까지 끌어올리고 이번 대회 메달 2개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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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