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이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는 가운데 그간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북한이 다크호스로 등장해 화제다.
결국 한국과 북한이 메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여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 주목받을 전망이다.
김효미 코치와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피스멘나 코치가 지도하는 이리영(부산광역시수영연맹)과 허윤서(압구정고)은 6일 오후 3시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0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종목 테크니컬 루틴에 출전한다.
솔로 종목이 치러지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달리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선 2명이 호흡하는 듀엣과 최대 8명이 팀워크를 이루는 팀 종목 등 두 종목만 열린다. 한국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듀엣 종목에만 출전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종전 한국 선수들의 최고 순위를 깨트리며 새 역사를 쓴 적이 있어 기대가 쏠린다.
동생 허윤서는 당시 대회 여자 솔로 프리에서 예선 4위를 차지해 한국 수영계를 깜짝 놀라게 한 뒤 결승에서도 6위를 차지하며 역대 한국 선수로는 아티스틱 스위밍 최고 순위에 올랐다. 언니 이리영 역시 솔로 테크니컬 루틴에서 예선 8위, 결승 9위에 올라 톱10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둘은 세계선수권 듀엣에선 짝을 이뤄 테크니컬 루틴과 프리 모두 예선 13위를 차지했다. 1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아깝게 놓쳤으나 아시아 중에선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리영은 선수 생활 전성기에 오른 상황이고, 허윤서 역시 지난 2019년 세계유스선수권에서 솔로 5위를 차지하며 다른 나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계속 성장한 터라 이번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도 높다.
아시안게임 듀엣 부문에서의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은 1998년 제13회 방콕 아시안게임 당시 유나미, 장윤경이 합작한 듀엣 부문 은메달이다. 가장 최근 메달은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자매' 박현선, 박현하가 획득한 동메달이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이 동메달은 무난하게 딸 것으로 보이지만 복병이 하나 등장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총 10개국이 참가하는데 세계선수권이나 종전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북한이 출전 신청을 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 듀엣과 팀에 모두 참가하는데 듀엣에선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듀엣 4위를 차지할 때 멤버 중 한 명인 25살 정미연이 21살 신예 민해연과 짝을 이뤄 나선다.
북한은 수영 경영에선 약하지만 다이빙과 아티스틱 스위밍에선 나름대로 좋은 수준을 갖췄다. 아티스틱 스위밍에선 특히 팀 종목에 강해 2006년 도하 대회부터 4회 연속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듀엣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어서 2010년, 2014년, 2018년에 연달아 4위에 올랐다. 한국이 2014년과 2018년에 듀엣 종목 6위에 그친 것을 보면 북한이 듀엣에서도 한 수 위인 셈이다.
물론 이번 대회 앞두고 이리영-허윤서 조가 좋은 기량을 갖췄고, 북한은 상대적으로 국제 무대에 나타난 적이 없어 기술 위주로 올해 강화된 채점 제도 변화를 얼마나 따라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워낙 베일에 가려져 있다보니 이리영-허윤서 조 입장에서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미연 같은 경우는 코로나19 이전에 2015년 카잔,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도 나선 적이 있어 경험도 제법 갖췄다.
아티스틱 스위밍 대표팀은 5일 경기가 열리는 수영장에서 처음 연습하며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다만 북한팀의 연습은 물론 선수들 얼굴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계 관계자는 "아마 남과 북이 서로를 상당히 신경쓰고 있을 것"이라며 "실력을 놓고 보면 두 팀 중 한 팀만 메달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흥미진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