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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개씩 쳐라" 투수진 압박에도…노시환 "홈런 생각 없다" [AG 현장]

기사입력 2023.09.27 19:15 / 기사수정 2023.09.27 19:15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투수들 모두 (노)시환이만 믿고 있다. 어차피 시환이가 매 경기 홈런 1개씩 쳐줄 것이다."(원태인)

"2개씩 쳐라. 1개는 안 돼."(박세웅)


여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투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타자가 있다. 거포 3루수 노시환(한화)이다. 

노시환은 올해 정규시즌 126경기서 타율 0.298(494타수 147안타) 31홈런 99타점, 장타율 0.549, 출루율 0.389, 득점권 타율 0.301(123타수 37안타)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당당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태극마크다.

지난 26일 자존심을 구겼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서 대표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상무 소속으로 등판한 대표팀 투수들과 승부했다.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물러났다.

27일 고척돔, 대표팀의 국내 마지막 훈련이 진행됐다. 노시환을 보자 투수들의 일침이 이어졌다. 특히 동갑내기 친구인 원태인은 "세 번이나 삼진당하는 걸 보니 아직 정신 못 차린 것 같다. 다들 시환이에게 '방망이 구멍 잘 메워라'라고 한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노시환은 멋쩍게 웃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연습경기 중 타석에서의 느낌이 어땠는지 묻자 "삼진만 3개인데. 느낌이 없는데. 일단 공을 맞혀야…"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결과는 안 좋았지만 공은 잘 보였다. 그동안 실전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더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며 "연습경기를 통해 투수들의 좋은 공을 봤다. 어느 정도 적응하고 대회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소속팀 후배 문동주와의 승부를 기대했다. 3구 삼진을 당했다. 노시환은 "속구만 생각했다. '설마 하나는 던지겠지', '대표팀에서 팀 선배 기를 죽이겠어'라고 예상했다"며 "그런데 변화구만 3개를 던지더라. 덕분에 대회에 가서 변화구를 잘 쳐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팀원들의 홈런 압박에도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노시환은 "홈런은 아예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다짐했다"며 "상대 투수들이 다 잘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공을 방망이 중심에 맞혀보려 한다. 물론 2아웃이거나 주자가 없을 땐 홈런을 노려볼 수도 있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류 감독 역시 "홈런은 기대하지 않는다. 잘 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홈런만 노리기보다는 더 많은 안타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노시환은 "감독님께서 나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신 것 같다. 세 번이나 삼진당하는 걸 보고 많이 실망하셨나보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뒤 "나도 방망이 중심에 잘 맞힌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려 한다"고 다시 눈을 반짝였다. 



긍정적인 성격이다. 중심타선을 책임져야 하지만 압박감을 느끼진 않는다. 노시환은 "대만, 일본 투수들이 좋아 보이긴 했다. 하지만 한국에도 잘하는 투수들이 정말 많다"며 "지금껏 리그에서 공 빠르고 제구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시즌을 잘 치러왔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다. 전력분석을 통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모르는 투수가 나와도 괜찮다. 원래 처음 보는 투수에게도 빨리 적응하는 스타일이다. 다 분석하고 대비 중이라 마음이 편하다"며 "내가 못 치더라도 잘하는 타자들이 많아 부담감을 덜 느낄 것 같다. 대신 타석에서 할 수 있는 것, 투수와의 싸움 등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 포지션은 3루지만 상황에 따라 1루로 기용될 수도 있다. 노시환은 "공을 무서워하지 않아 1루는 항상 자신 있다. 충분히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표팀이 처음이라 얼마나 긴장될지 모르지만 즐겁게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한국은 B조에서 홍콩, 대만, 예선 통과국(태국·라오스·싱가포르 중 한 팀)과 경쟁한다. A조에선 일본, 중국, 필리핀, 예선 통과국 한 팀이 우열을 가린다. 각 조 1, 2위가 슈퍼 라운드에 오른다. 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다. 다음 달 1일 홍콩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이튿날인 2일이 분수령으로 꼽히는 대만전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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