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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도, 승리도 없었다…여자배구, '7전 전패'로 올림픽 예선서 퇴장→곧장 항저우로

기사입력 2023.09.25 07:0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이변 없이 끝났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전패로 쓸쓸히 퇴장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38위)은 24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 C조 마지막 경기서 슬로베니아(26위)에 세트스코어 0-3(13-25 20-25 23-25)으로 완패했다.

대회를 7연패로 마무리했다. 몇 차례 승리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결실을 보진 못했다. 이탈리아(5위)에 0-3, 폴란드(7위)에 1-3, 독일(12위)에 2-3, 미국(3위)에 1-3, 콜롬비아(22위)에 2-3, 태국(13위)에 0-3으로 졌다. 슬로베니아의 벽에도 부딪혔다. C조 8개팀 중 유일하게 '무승'으로 물러나게 됐다. 승점 2점으로 조 최하위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본선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앞서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서 4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서 5위,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서 4위를 기록했다. 내년엔 올림픽을 지켜만 봐야 한다.

아직 강행군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세자르호는 이번 대회서 9일 동안 7경기를 치렀다.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곧바로 중국 항저우로 향한다. 항저우에 26일 오후 도착한다. 나흘간 재정비 후 다음 달 1일부터 아시안게임에 임해야 한다. 7일 동안 6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3위, 2014 인천 대회서 1위, 2010 광저우 대회서 2위에 오르며 입상에 성공했다. 2006 도하 대회서는 5위로 메달을 놓쳤다. 올해 역시 성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아시안게임 경기를 펼친 남자배구 대표팀이 먼저 수모를 겪었다.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패해 1~6위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의 충격을 떠안았다. 여자배구는 다른 결말을 만들어야 한다.



이날 슬로베니아전서는 팀 블로킹서 2-12로 크게 밀렸다. 상대의 벽에 번번이 부딪혔다는 의미다. 범실 역시 슬로베니아의 14개보다 훨씬 많은 22개였다. 정교함이 떨어지는 플레이로,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날개 공격수 이한비(페퍼저축은행), 표승주(IBK기업은행), 이선우(정관장), 미들블로커 정호영(정관장), 이다현(현대건설), 리베로 김연견(현대건설)이 선발 출전했다. 이다현이 블로킹 1개 포함 팀 내 가장 많은 12득점을 올렸다.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자였다.

정호영이 7득점, 이선우가 블로킹 1개, 서브 1개를 묶어 6득점을 보탰다. 교체 투입된 아포짓 스파이커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서브 1개를 얹어 5득점, 표승주가 5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1세트 초반 끌려가면서도 2~3점 차를 유지했다. 한국은 5-7서 서브범실과 공격범실 3개로 5-11까지 뒤처졌다. 이한비, 이선우, 정호영의 연속 득점으로 9-12까지 따라붙었지만 이후 4연속 실점했다. 표승주, 정호영의 공격이 블로킹 당하며 9-16이 됐다. 공격범실이 되거나 차단당하기를 반복하자 어느덧 점수는 10-19로 벌어졌다. 이선우의 블로킹, 상대 서브범실 2개로 겨우 13점을 내며 1세트를 힘없이 내줬다.



2세트엔 1-2서 상대에 디그 후 반격을 허용하고, 공격이 블로킹 당하는 등 1-5로 뒤처졌다. 한국은 이선우의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정호영이 서브로 슬로베니아 리시브를 흔들자 이다현이 마무리해 4-5까지 추격했다. 이후 이선우의 서브에이스로 6-6을 이뤘다. 분위기를 잇지 못했다. 리시브 불안으로 6-10 열세에 놓였다. 다시 시작된 공격범실 등으로 8-16, 더블스코어가 됐다. 

한국은 10-21서 상대 서브 및 공격범실로 12-21을 만들었다. 12-22서는 정호영, 표승주의 연속 득점으로 14-22를 빚었다. 14-23서는 이다현과 표승주가 분전해 17-23을 이뤘다. 17-24로 세트포인트를 내주고도 표승주, 문정원의 공격으로 20점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끝내 2세트마저 빼앗겼다.

3세트 이선우, 이한비 대신 문정원, 박정아(페퍼저축은행)가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1-2서 정호영, 문정원의 공격 등에 힘입어 4-2로 리드를 잡았다. 7-8로 점수가 뒤집히자 정호영, 문정원, 박정아가 골고루 득점을 올렸다. 점수는 12-10. 이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20-20까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다현, 박정아가 연속 득점으로 22-21을 빚었다. 이후 23-23서 희비가 갈렸다. 상대에게 공격을 허용해 23-24가 됐다. 표승주의 한 방이 가로막히며 23-25로 경기가 종료됐다.



세자르호는 지난 5~7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서 12전 전패, 승점 0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2년 연속 VNL 전패로 '24연패'의 멍에를 썼다. 2018년 대회 창설 이후 최초의 '전패 및 무승점' 팀의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6일 끝난 아시아선수권서는 14개팀 중 6위에 머물렀다. 1975년 초대 대회에 참가한 이후 2019년까지 총 20회에 걸쳐 출전했으나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은 앞서 준우승 7회, 3위 10회, 4위 3회를 기록했다. 직전 대회였던 2019년에도 3위였다. 올해 48년 만에 쓰라림을 맛봤다.

파리올림픽 예선전 역시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서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세자르호를 향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EPA/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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