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지휘하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과 관련해 선수를 일정 기간 지난 뒤 다시 살 수 았는 바이백 조항(Buy-back Clause)을 토트넘과 뮌헨의 이적 문서에 넣었다고 발표 해 영국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일간지는 케인이 토트넘 팬들에게 인사할 때 이와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영국 유력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0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 회장이 토트넘 구단 팬 포럼에서 '케인에게 바이백 조항이 붙어있다'고 발표했다"며 토트넘 팬들은 물론 전세계 축구팬들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다만 레비 회장은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 아직 밝히진 않았다.
바이백 조항이란, 선수를 이적시킨 원소속 구단이 특정 가격에 다시 선수를 매입할 수 있는 조항이다. 이 조항을 사실 유망주를 다른 팀으로 보낼 때 많이 활용된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던 현 아시안게임 대표 정우영(슈투투가르트)가 2019년 뮌헨에서 같은 분데스리가 SC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할 때 뮌헨이 바이백 조항을 넣은 게 대표적 사례다.
뮌헨 측에서 바이백 조항을 삽입, 혹시 잠재력이 만개할 수 있는 정우영을 향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당시 정우영의 바이백 금액은 1000만 유로(약 135억원)으로 알려졌다.
물론 케인의 바이백 얘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뮌헨 이적을 추진할 때 토트넘이 바이백 조항 삽입을 원한다는 보도가 흘러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케인의 나이가 많고 앞으로 가치가 얼마나 급락할지 가늠할 수 없어 토트넘이 다시 그를 데려오는 것보다는 새로운 공격수를 키우는 게 낫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케인을 위해 토트넘 구장에 동상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 레비는 바이백을 넣어 그의 재영입 기회를 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12일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자신의 개인 SNS에 토트넘 팬들을 향한 작별인사가 담긴 영상 게재한 것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당했다.
케인은 해당 영상에서 토트넘 팬들과 구단 관계자 및 팀 동료들을 향한 감사를 담았다. 의문스러운 점은 영상의 마지막 6~7초 가량이다. 케인은 "이것은 '안녕'이라는 말이 아니다. 훗날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했다. 신문은 이게 토트넘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당시엔 단순히 영상을 갈무리하기 위해 "다시 오겠다"고 말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법한, 좋은 인사법으로 호평받았지만, 레비 회장의 고백 이후론 의미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레비 회장은 토트넘 팬 포럼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열었는데 이 자리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6년 만에 모인 팬들에게 '케인 바이백'이란 큰 뉴스를 알렸다.
영국 언론에선 케인이 뮌헨에서 2년을 생활하고 나면 토트넘이 다시 그를 데려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내다본다. 케인이 4년 계약을 한 만큼 2024년 여름에 바로 데려오기는 어렵고 2025년 여름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다만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한 뒤 토트넘 팬들이 서운하게 할 만한 발언을 쏟아낸 적이 있어 팬들이 그의 토트넘 리턴을 반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뮌헨에서는 매번 승리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토트넘에서는 몇 경기 진다고 '재앙'은 아니었다"며 전 소속팀이자 스스로의 20년을 바친 토트넘을 뮌헨과 비교해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물론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4승1무로 질주하는 토트넘을 보고는 "출발이 정말 좋다" 대단하다"고 깉은 인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만약 다니엘 레비 회장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해리 케인은 계약 당사자이기때문에 바이백 조항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왜 토트넘을 평가절하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
케인이 이번 시즌 우승의 한을 풀고 다시 토트넘 흰색 유니폼을 입으러 갈지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케인 SNS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