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무에르떼(Muérete)! 무에르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메이슨 그린우드가 임대로 간 스페인 라리가 헤타페에서의 데뷔전에 투입한 뒤 들린 것은 상대팀 CA 오사수나 팬들의 노랫소리였다. 스페인어로 '(너) 죽어라' 라는 뜻이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영국의 스포츠 유력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그린우드가 교체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자 오사수나 팬들이 그린우드에게 '죽으라'는 저주를 퍼부었다"고 전했다.
이에 라리가는 오사수나 구단에 징계를 내릴 방침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17일 열린 라리가 5라운드 헤타페와 오사수나와의 경기는 헤타페 홈구장에서 열렸다. 그렇기 때문에 오사수나 팬들은 소수여서 노랫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해당 경기를 감독하던 라리가 감독관이 해당 노래를 듣고 리그 사무국에 재소했다고 한다.
오사수나의 야고바 아라사테 감독은 "그러한 노래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헤타페 팬들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두 구단 모두 잘못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라사테 감독은 "'오사수나 엿 먹어라'하는 노래도 있었다. 그린우드를 향한 노래와 마찬가지로 (오사수나를 비하하는)노래도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린우드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사수나는) 리그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징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만약 (그러한) 노래로 징계를 내릴거면 일부분이 아니라 모든 노래를 갖고 징계를 내리라"며 헤타페 관중 또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린우드는 맨유에서 129경기 35골을 넣으며 촉망받던 유망주였지만, 지난 해 제기된 성폭행 혐의로 추락했다. 맨유도 영국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그를 경기에 즉각 배제하며 "올드 트래퍼드가 아닌 곳에서 선수 생활을 하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결국 관련 사건들의 증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며 기소가 취하됐으나 맨유는 그린우드를 복귀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지난 여름 자신에게 손을 내민 헤타페에서 선수 커리어를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헤타페 구단 측에선 그린우드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구단 공식 SNS 계정에 그린우드의 영상을 자주 업로드한 것이다.
그린우드 또한 한 SNS 영상에서 "헤타페 팬들, 반갑습니다. 경기가 기다려지네요!"라며 자신의 새 둥지에 잘 적응하려 노력했다. 5라운드 경기가 그의 헤타페 소속 데뷔전이었다. 후반 32분 팀이 2-2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 투입된 그린우드는 13분 동안 경기장에서 활약하며 팀의 3-2 승리에 일조했다. 그가 만들어낸 코너킥 두개 중 하나가 결승골로 연결된 것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