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황인범이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날 경기의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G조에 맨체스터 시티, RB 라이프치히, 영보이스와 함께 배정된 즈베즈다는 조별리그 첫날 맨시티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1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UEFA는 즈베즈다의 예상 선발 라인업도 공개했는데, 해당 명단에는 주장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와 홍현석이 뛰고 있는 헨트에서 활약했던 오스만 부카리, 피터 올라인카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황인범도 선발로 포함됐다.
황인범은 지난 14일 즈베즈다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 미디어센터에서 우리 구단과 4년 계약을 맺고, 등번호 66번을 받은 황인범을 소개한다"라며 황인범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황인범의 즈베즈다 이적은 이미 결정된 내용이었다. 즈베즈다는 지난 5일 "미드필더 황인범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즈베즈다 구단이 550만 유로(약 78억원)를 올림피아코스에 3년간 나눠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은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것으로 드러났다. 즈베즈다가 그만큼 황인범의 가치를 높게 매겼다는 얘기다. 지난 1991년 유러피언컵(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르비아를 넘어 동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낸 팀으로 잘 알려진 즈베즈다는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에도 세르비아를 대표해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 꾸준히 출전할 만큼 명문 구단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황인범의 이적 소식은 세르비아 축구계에 큰 이슈가 됐다. 세르비아 매체에 따르면 즈베즈다 구단 회장을 맡고 있는 즈베즈단 데르지치는 황인범 영입을 두고 "지난 30년 동안 구단 최고의 선수다"라며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세르비아 매체 '레푸블리카'는 "황인범은 매우 흥미로운 전기를 가졌으며,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그는 팀 역사상 가장 비싼 신입생이다. 그는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대전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로 활약했고, MLS에서 밴쿠버 소속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루빈 카잔을 거쳐 서울로 돌아왔고, 올림피아코스에서 즈베즈다에 도착했다"라며 황인범의 축구 선수 경력을 전했다.
황인범은 입단 인터뷰에서 "레드 스타에 와서 환상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신난다"라며 "나를 영입해 이렇게 큰 클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즈베즈다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이적 소감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로 이적한 가장 큰 이유로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를 꼽았다. 그는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여기에 있는 큰 이유이다. 우리 모두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며 "난 팬들에게 날 소개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다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팀들에 대해선 "챔피언스리그에서 쉬운 그룹은 없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맨시티 같은 유럽의 빅클럽들과 경기하게 돼 기쁘다"라며 "난 그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생각엔 우리는 G조에서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범은 맨시티에 대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한테 물어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맨시티에 대해 물어보니 모두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데 우리가 90분 동안 수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대가 맨시티이든 라이프치히든 간에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겨야 하고, 수비를 통해 무승부를 위해 경기를 해야 한다. 난 팀을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개처럼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황인범이 맨시티전 예상 선발에 이름을 올리며, 입단 인터뷰에서 밝힌 각오를 경기에서 증명할 기회를 갖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황인범은 즈베즈다가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맨체스터 도착 사진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포착되며, 맨시티전 출전이 이미 예상되기도 했다. 맨시티전에 황인범이 출전한다면, 해당 경기가 황인범의 즈베즈다 소속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기에 의미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이 중원 선발로 출전한다면 맨시티 미드필더 로드리와의 맞대결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는 지난 2019년 맨시티에 합류한 이후 꾸준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활약한 유럽 최정상급 미드필더다. 탈압박과 패스, 드리블 모두 뛰어난 로드리는 지난 시즌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에도 주역으로 꼽혔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로드리와 중앙 미드필더인 황인범은 이번 경기에서 선발로 맞선다면 잦은 충돌이 불가피하다. 로드리를 상대로 황인범이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다면 즈베즈다가 맨시티를 상대로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기 힘들 확률이 크다.
한편 황인범은 지난 14일 입단식 이후 곧바로 팀 훈련에 참여했으며, 17일 열린 즈베즈다와 추카리치키와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출전하며 즈베즈다 데뷔전은 치른 상황이다. 다만 해당 경기에서 즈베즈다는 추카리치키에게 1-2로 패했다. 리그 데뷔전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기에, 황인범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큰 이번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서는 더욱 절치부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에 대한 헌신과 맨시티전 각오를 다졌던 황인범이 즈베즈다 데뷔전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출전한다면 어떤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즈베즈다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