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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 없지만 영욱+현석+우영 있다…황선홍호, 쿠웨이트전 승리로 3연패 문 열어젖힌다

기사입력 2023.09.19 08:22 / 기사수정 2023.09.19 08:33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에이스 이강인(PSG) 없이 중동 복병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중국 진화에 위치한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벌인다.

역대 19번째 대회인 이번 아시안게임은 오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약 3주간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다. 본래 지난해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면서 올해 열리게 됐다.

축구 종목은 대회 개막일보다 앞서 진행된다. 19일 오후 5시 베트남-몽골, 방글라데시-미얀마, 바레인-태국, 북한-대만전을 시작으로 뜨거운 경쟁에 돌입한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역대 최초로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50개,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은 만큼, 지난 2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축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필요가 있다.

역대 대회에서 축구 종목 2연패를 기록한 건 대만(1954·1958), 미얀마(1966·1970), 이란(1998·2002), 대한민국(2014·2018) 4개국 뿐이다. 황선홍호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역대 최초 3연패를 기록한 국가가 된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쿠웨이트가 전력에선 중동 팀들 중에서도 그리 뛰어난 팀은 아니지만 대표팀이 전통적으로 서아시아팀들의 끈적끈적한 축구에 한 방 얻어맞는 경우가 곧잘 있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U-23 대표팀끼리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한국이 1승1무로 앞선다. 하지만 최근 맞대결이 2002년으로 무려 20년 전이다. A대표팀을 기준으로 해도 2015년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에서 붙은 게 마지막이다. 그만큼 선수들에게도 쿠웨이트는 다소 생소한 상대다.

대회를 앞두고 생긴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 이강인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금까지 황선홍호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진 못했지만 워낙 기량이 뛰어난 선수다보니 큰 대회에서는 뺄 수 없는 핵심 선수였다. 지난해 U-23 아시안컵에서도 핵심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프랑스 최강 PSG로 이적하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향후 유럽 생할을 지속함에 있어서 병역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륙컵 대회인 아시안컵은 소속팀에서 선수 차출을 거부할 권리가 없지만 아시안게임은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당초 황선홍 감독은 전 소속팀 마요르카와 차출 여부에 대해 협상을 끝낸 상태였지만 이강인이 새롭게 팀을 옮기면서 PSG와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PSG는 최대한 이강인을 활용하고자 했고, 황선홍호는 이강인이 빠르게 합류하길 바라면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이 허벅지 부상으로 쓰러져 차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PSG는 지난달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A매치가 끝날 때까지 회복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고, 이강인은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차출되지 않고 소속팀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우려와 달리 이강인의 부상은 빠르게 회복됐다. PSG는 꾸준히 이강인의 훈련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이강인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도 개인 SNS에 복귀가 곧 가능할 것 같다며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알렸다.

PSG는 지난 13일 이강인을 아시안게임에 보내기로 약속했다. 대신 오는 20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 이후 보내주는 걸 조건으로 내세웠다. 내년 1월에 의무 차출인 아시안컵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만이라도 조금 늦게 보내겠다는 뜻이었다.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이 끝나고 곧바로 항저우로 향해 21일 저녁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시간대에 황선홍호는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 중이다. 결국 이강인 없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이강인의 공백를 어떤 선수들로 메울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먼저 공격에는 K리그2에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과시한 조영욱(김천 상무)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K리그1 FC서울에서 군 복무를 위해 김천 상무에 입대한 조영욱은 지난 시즌 8골 9도움이라는 커리어 하이를 발판으로 이번 시즌에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6월 안산 그리너스전부터 무려 7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비록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주민규(당시 이랜드), 김동찬(당시 대전), 이정협(당시 부산)과 함께 최다 경기 연속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에만 13골을 집어넣어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의조(당시 감바 오사카), 황희찬(당시 잘츠부르크), 이승우(당시 엘라스 베로나) 등 초호화 공격진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전방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나 조영욱의 발끝이 터져준다면 3연패를 노리는 황선홍호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발표된 대표팀 등번호 목록에서 팀 내 최고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배정 받았다는 점도 조영욱을 향한 기대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해외파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홍현석(KAA헨트)의 활약도 중요하다. 정우영은 이번 시즌 프라이부르크를 떠나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해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기 직전에 있었던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는 도움 한 개를 올리며 이적 후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 대회를 앞두고 예열을 마쳤다.

홍현석 또한 헨트에서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클린스만이 이끄는 A대표팀에 다녀왔다. 대표팀 합류 직전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꽂아 넣은 홍현석은 영국에서 열린 9월 A매치 2연전 중 첫 경기였던 웨일스전에 선발 출전해 클린스만의 눈도장을 받았다. 경기가 끝난 직후인 지난 9일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강인의 부재로 부족해질 창의성을 두 선수가 얼마나 잘 메워주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주장 완장을 달게 된 백승호(전북 현대)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어려서부터 창조적인 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백승호는 소속팀 전북에서도 부주장 역할을 맡아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황선홍호 스타일을 봤을 때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으며 홍현석과 함꼐 중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백승호가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올 12월 상무 입대가 확정된 만큼, 마지막 기회인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무조건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백승호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단 전체가 간절함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비에는 역시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설영우(울산현대), 박진섭(전북)을 중심으로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한 이한범과 대체발탁된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등이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여줄지도 조별리그 첫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지켜볼 만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명단(22인) 

골키퍼 : 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

수비수 : 설영우(울산)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서울) 박진섭(전북) 황재원(대구) 최준(부산)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미드필더 : 정호연(광주) 홍현석(KAA헨트) 백승호(전북) 송민규(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 이강인(PSG)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공격수 : 박재용(전북) 안재준(부천)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추첨 결과

A조=중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B조=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몽골

C조=우즈베키스탄, 시리아, 홍콩, 아프가니스탄

D조=일본, 팔레스타인, 카타르

E조=한국, 바레인, 태국, 쿠웨이트

F조=북한,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대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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