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만리장성' 중국 탁구는 홈에서도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신유빈을 내세운 한국 여자 탁구가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신유빈(세계 9위)과 전지희(37위), 서효원(61위), 양하은(67위), 이은혜(80위)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5일 강원 평창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대회 사흘째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출전하지 않은 2021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여자 단체전 준우승을 일궈냈다. 도하 대회 우승국은 일본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중국에 패해 홍콩과 함께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탁구는 지난 5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전지희 조가 여자복식 은메달 차지한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 단체전 중국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8년 니가타 대회, 1990년 쿠알라룸푸르 대회에서 2연패한 뒤 33년 만에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중국과의 실력 차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재 세계랭킹 1위 쑨잉사를 중심으로 천멍(2위), 왕이디(3위), 천싱퉁(4위), 왕만위(5위) 등 랭킹 1~5위 선수들을 전부 데려와 단체전 팀을 꾸린 중국은 2019년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대회 이후 4년 만에 여자 단체전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했다.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은 홍콩을 눌렀던 준결승과 비교해 수비 전형의 서효원을 빼고 공격이 강한 양하은을 투입, 중국과 정면 승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에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등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중국 탁구의 레전드로, 이번에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마린 감독은 8강전과 준결승에서 활약한 4위 천싱퉁을 빼고 3위 왕이디를 투입, 세계랭킹 1~3위 선수들을 앞세워 한국과 겨뤘다.
1단식부터 양 팀의 에이스인 신유빈과 쑨잉사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신유빈은 당찬 움직임으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승부를 벌였고 1게임 초반엔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쑨잉사의 정교한 공격에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게임 점수 0-3(8-11 7-11 7-11)으로 완패했다.
2단식은 천멍과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의 대결로 짜여졌다. 전지희는 3게임을 따내며 완패는 면했으나 다른 게임에선 뚜렷한 실력차를 내면서 1-3(5-11 6-11 11-9 6-11)으로 무릎 꿇었다.
양하은이 왕이디와 붙은 3단식은 일방적인 흐름으로 금세 끝났다. 양하은은 1게임에서 단 한 점만 뽑아내는 등 졸전 끝에 0-3(1-11 4-11 6-11)으로 졌다.
한국은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홍콩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직전 대회 1~6위까지 시드가 주어지는 규정에 따라 지난 4일 8강부터 시작해 태국을 3-0으로 누르고 4강에 올라 홍콩까지 눌렀다. 반면 직전 대회에 불참한 중국은 말레이시아, 대만, 이란, 싱가포르, 일본을 줄줄이 누르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홍콩과의 준결승 1단식에서 '맏언니' 서효원이 리호이만을 3-0(11-8 11-7 12-10)으로 물리친 뒤 신유빈이 2단식에서 주청주를 3-0(11-6 11-8 11-7)으로 돌려세웠다. 전지희가 3게임에서 리호칭을 3-0(11-7 11-9 14-12)으로 이겼다.
여자 대표팀이 은메달을 거머쥔 가운데 주세혁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대표팀은 6일 정오 역시 세계 최강인 중국을 상대로 준결승전을 치른다. 앞서 한국은 지난 4일 열린 8강전에서 카자흐스탄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8강에서 일본을 3-0으로 완파한 중국과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한편, 우승조에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 혼합 복식에선 한국 조들이 16강에 안착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32강전에서 싱가포르의 추저위-쩡젠 조를 3-1(11-9 11-7 7-11 15-13)로 물리쳤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이번 대회 직전인 지난달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리우데자네이루 2023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장우진-전지희 조는 카자흐스탄의 키릴 게라시멘코-아나스타시야 라브로바 조를 3-0(11-5 11-9 11-9)으로 꺾었다.
올림픽 혼합복식은 한 나라에 쿼터가 한 장만 주어진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