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현대 축구사 가장 뛰어난 선수로 칭송받는 리오넬 메시가 신대륙 미국으로 진출한 지도 50일 가까이 흘렀다. 메시를 보기 위해 그의 소속팀인 인터 마이애미 표값이 치솟고 중계방송하는 애플TV 구독자도 늘어나는 가운데 그라운드 한 켠에서는 또 다른 볼거리가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 4대 스포츠 중 하나인 메이저리그(MLB) 레전드인 켄그리피 주니어가 사진사로 나서 메시의 경기 장면을 찍은 것이다.
메시가 미국 프로축구 정규리그 메이저리그사커(MLS) 홈 데뷔전을 치른 지난달 31일 이런 장면이 펼쳐졌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날 홈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레일 DRV PNK 경기장에서 내슈빌과 홈 경기를 치렀는데 메시가 상대 수비수의 거친 플레이에 상당히 고전하던 전반 37분 텔레비전 화면에 미디어조끼를 입은 한 남자가 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긴 망원 렌즈에 눈을 대며 열심히 촬영에 몰두하는 장면이 잡혔다.
이 사진사가 바로 켄그리피 주니어다. 1969년생으로 1989년 MLB에 데뷔해 2010년 은퇴할 때까지 21년을 활약했던 켄그리피 주니어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10차례, 내셔널리그 올스타 4차례에 선정될 만큼 화려한 현역 생활을 보낸 홈런 타자다.
지난 2016년 1월엔 99.32%의 득표율로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MLB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13년이 지난 뒤 축구장 한 켠에서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것이다.
1일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켄그리피 주니어는 은퇴 뒤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들어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찍은지 10년이 넘었다. 매체는 "올해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비롯해 월요일에 열리는 축구 경기, 자동차 경주인 '인디카 레이스' 등에서 그가 카메라를 들었다"며 "역시 MLB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랜디 존슨도 선수 생활 마친 뒤 사진 찍기에 눈을 돌렸으나 켄그리피 주니어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좀 더 특별하다. 그와 아내 멜리사는 2020년 MLS 시애틀 사운더스의 투자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켄그리피 주니어는 지난 2016년에 가장 찍고 싶은 이벤트로 올림픽 육상을 꼽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내슈빌엔 복싱 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 마이애미 돌핀스 와이드 리시버 제이렌 와들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들이 켄그리피 주니어처럼 사진 작가 자격을 갖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메시의 MLS 입성은 마이애미 정반대에 있는 시애틀에서 켄그리피 주니어가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오게 할 만큼 화제를 뿌리는 사건이 되고 있다. 메시 한 명의 존재가 MLS의 격을 높이는 중이다.
사진=애플TV,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