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7월 11연승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두산 베어스가 끝내 5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두산은 30일 현재 54승1무53패(0.505)를 기록 중으로,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격차는 0.5경기 차다. 지난 22~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모두 승리한 뒤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도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26일에 이어 27일까지 SSG에 패배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마운드다. 선발진에서는 꾸준하게 호투를 펼치고 있는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토종 에이스 곽빈 정도를 제외하면 많은 투수들이 부상 또는 부진을 겪는 중이다. 부진에 시달리던 최원준은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고, 김동주와 김민규 등 선발 기회를 받았던 선수들은 경쟁에서 사실상 이탈한 상황이다. 5선발 역할을 수행했던 좌완 최승용은 왼손 중지손가락 물집 증세로 2군에 내려갔다.
불펜도 어려움에 처했다.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은 홍건희가 여전히 100%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셋업맨에서 마무리로 이동한 정철원도 부진에 빠졌다. 박치국, 김명신 등 나머지 투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
그나마 타선이 '완전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하나 둘 복귀했기 때문이다. 주전 포수 양의지에 이어 외야수 정수빈까지 돌아오면서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더구나 자리를 비운 야수들이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9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이후 "그래도 희망적인 건 김재호가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양의지가 정상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또 정수빈이 다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간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20대 중후반의 젊은 선수들이 이제는 팀의 중고참이 돼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수년간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을 뿐만 아니라 팀이 잘 풀렸을 때와 어려웠던 시기를 모두 경험했던 만큼 코칭스태프는 베테랑 야수들의 저력을 믿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베테랑들이 이렇게 어려울 때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또 후배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 코칭스태프에서 지시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할 필요성이 없는 것 같다. 우리는 그냥 믿고 맡기면서 연습과 경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외야수 정수빈의 경우 '가을수빈',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유독 가을만 되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찬바람 불고 하면 워낙 (가을에) 강하다고 하니까 더 기대를 해보겠다"라며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체력 관리는 자연스럽게 됐다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빠질 때도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대타로 나간 적도 있고 지명타자로 나가기도 했다. 컨디션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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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