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복귀가 무산된 메이슨 그린우드가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 AS로마를 이끄는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감독한테도 외면 당했다.
이탈리아 언론 '로마프레스'는 22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은 메이슨 그린우드와의 재결합에 관심이 없다"라고 보도했다. 과거 맨유를 이끈 적이 있던 무리뉴 감독도 성폭행 혐의로 기소까지 된 제자를 원치 않았다.
맨유는 지난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린우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맨유는 먼저 "구단은 그린우드의 혐의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그린우드는 한때 맨유를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2001년생 그린우드는 유소년 시절 무리뉴 감독 눈에 들어 2018년 여름 프리시즌에 동행하며 재능을 인정받았고, 2019/20시즌 어린 나이에 무려 17골을 터트리면서 맨유의 미래로 떠올랐다.
이후 순조롭게 맨유 주전 선수로 자리 잡은 그린우드는 지난해 1월 SNS에 올라온 한 영상으로 인해 추락했다. 그린우드 여자친구는 그린우드가 자신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증거로 맨체스터 경찰은 그린우드를 강간 및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 과정에서 살해 협박 증거까지 찾아냈다.
성폭행과 폭행 그리고 협박을 가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그린우드는 지난해 2월 보석금을 지불해 조건부 보석 상태가 되면서 자택에서 법원 판결을 기다렸다. 그린우드가 경찰에 체포되자 곧바로 맨유는 공식적으로 그를 선수단에서 제외했다. 판결이 나기 전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체포된 지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난 2월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청은 "이 시간부로 그린우드와 관련된 모든 형사 소송 절차를 중단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린우드 혐의를 입증해 줄 증인 12명이 협조를 거부해 검찰이 그린우드에 대한 혐의를 취하한 것이다.
사건이 종결되면서 그린우드는 다시 맨유로 돌아왔지만 2022/23시즌 잔여 경기에 나서기는커녕 훈련에도 복귀하지 못했다. 맨유는 혐의 취하에도 불구하고 내부 조사를 통해 그린우드를 복귀시킬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맨유가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사이 그린우드 복귀 가능성에 대해 스폰서들과 맨유 여성 팀 등에서 우려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맨유 여성 서포터즈 클럽의 창립자 나탈리 버렐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린우드가 다시 맨유에서 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맨유는 그린우드의 미래에 대해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리처드 아널드 CEO는 2주 전 구단 고위 관계자들에게 그린우드가 복귀할 거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데일리메일'은 지난주 "맨유는 여성팀 및 스폰서와 상의에 나섰다. 이는 곧 맨유가 그린우드에 대한 18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끝낼 거라는 분명한 신호"라며 "2025년까지 지속되는 그린우드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대신 복귀를 위한 길을 닦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디 애슬레틱' 보도를 인용하면서 "아널드 CEO는 이미 2주 전 고위 관계자들에게 그린우드가 6개월간 내부 조사를 마치고 돌아올 거란 사실을 알렸다"라고 강조했다. 아널드가 구단 직원들과 일반 대중들에게 그린우드 복귀를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하고 공유할 계획이었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이미 구단 내부에서는 그린우드 복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맨유는 결국 이번 성명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그린우드와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맨유는 "이번 조사는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가 기각된 후 시작됐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의 권리, 관점, 구단의 기준, 가치를 고려하고 가능한 많은 정보와 맥락을 수집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세심하게 진행했다"라며 조사 과정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입수한 증거에 따르면 온라인에 게시된 자료는 전체 상황을 보여주지 못하기에 그린우드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면서 "하지만 그린우드가 오늘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와 같이 실수를 저질렀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린우드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은 그가 맨유에서 다시 선수 경력을 재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인지했고, 따라서 그린우드가 올드 트래퍼드에서 떠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상호 합의했다. 이제 우리는 그린우드와 계약 해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맨유가 그린우드와 사실상 계약 해지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맨유가 성명서를 발표한 뒤, 그린우드 자신의 복귀를 허락하지 않은 구단의 결정에 대해 "나는 어떤 관계에서든 폭력이나 학대는 잘못된 것이라고 배웠으며, 내가 고발당한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2월 모든 혐의가 무혐의가 됐다. 그러나 나는 내 관계에서 실수를 저질렀음을 전적으로 인정하며 SNS 게시물로 이어진 해당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라면서 입장을 밝혔다.
또 "7세에 입단한 이후 지원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내 일부는 여전히 맨유며, 지지해 준 가족과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좋은 축구 선수도 되고 싶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아버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경기장 안팎에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내 재능을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반성과 보답을 약속했다.
리처드 아널드 CEO도 입장을 밝혔다. 아널드 CEO는 "이 사건은 고용주와 직원 간의 내부 징계 조사였다. 우리는 이것이 일반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라며 "그린우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실수를 했다고 받아들였다. 이 사건은 강력한 의견들을 불러일으키며, 우리가 구단 내에서 추구하는 단결에 방해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도 나에게 있다"라고 이번 결정이 그린우드의 책임과 구단의 단합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팬들에게 전했다.
한편, 맨유가 그린우드를 복귀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그린우드 차기 행선지가 주목을 받았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커리어가 중단되긴 했지만 6살 때부터 맨유에서 뛴 그린우드는 1군 통산 129경기에 나와 35골을 터트린 유망한 공격수였다.
일부 언론들이 무리뉴 감독이 과거 맨유를 이끌 때 재능을 알아본 그린우드와 재결합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선'은 지난 7월 "그린우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무리뉴와 재회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미 지난 7월 무리뉴는 그린우드 아버지에게 전화해 그린우드와도 통화했다. 로마 이적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당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무리뉴는 메이슨과 통화해 현 상황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축구를 시작하는 것이며 결국 모든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말했다"라며 "그린우드는 무리뉴의 전화에 매우 기뻐했다. 빨리 경기장에 복귀하고 싶어 하며 맨유가 그의 미래를 결정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이 그라운드 복귀를 원하는 제자에게 손을 내밀지 주목된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 '일 템포' 소속이자 로마 소식에 정통한 필리포 비아포라 기자는 세간의 보도와 달리 무리뉴 감독은 그린우드 영입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마프레스'는 "로마는 메이슨 그린우드와의 모든 연관성을 부인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라며 "그린우드는 전 맨유 사령탑이었던 무리뉴 감독의 과거 관계로 인해 로마의 영입 레이더 안에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비아포라 기자는 무리뉴 감독이 메이슨 그린우드와 재결합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보도했다"라며 "맨유와 마찬가지로 '스페셜 원'도 강간 및 가정 폭력 혐의로 기소됐던 그린우드와 연관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마저 그린우드를 원하지 않으면서 그린우드 미래는 안갯속으로 빠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막대한 자본력으로 스타플레이어를 수집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린우드에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선'은 "그린우드가 떠날 거라고 맨유가 발표한 이후, 사우디 클럽들이 그린우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알 에티파크를 비롯해 여러 사우디 클럽들은 그린우드에 연봉 1000만 파운드(약 171억원) 수준의 계약을 제안할지 고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로마프레스 홈페이지, EPA,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