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리버풀이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 부족과 수적 열세를 딛고 본머스를 제압하면서 이번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신입생 엔도 와타루도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리버풀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AFC본머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2분 만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전반 27분 루이스 디아스의 동점골과 35분 모하메드 살라의 역전골 그리고 후반 16분 디오고 조타의 쐐기골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리버풀은 전반전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후반전에 알렉시스 맥앨리스터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 속에서 싸웠지만 승점 3점을 챙겨가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14일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은 홈경기에서 이번 시즌 첫 승 신고에 성공했다. 반면에 지난 12일 개막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만나 1-1 무승부를 거둔 본머스는 시즌 첫 승을 다음 기회에 노리게 됐다.
홈팀 리버풀은 4-3-3을 꺼내들었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문을 지켰고, 앤디 로버트슨, 버질 판데이크, 이브라힘 코나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코디 학포,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맡았고, 최전방 3톱 자리엔 루이스 디아스, 디오고 조타, 모하메드 살라가 이름을 올렸다.
리버풀은 지난 18일 이적료 1620만 파운드(약 276억원)에 슈투트가르트에서 영입한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를 벤치 명단에 포함시켰다. 1993년생으로 30세의 노련한 미드필더 엔도는 나이가 많지만 슈투트가르트에서 뛴 4년 동안 133경기에 나와 15골 12도움을 기록하면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해 리버풀의 러브콜을 받아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일각에서는 엔도가 바로 본머스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리버풀을 이끄는 위르겐 클롭 감독은 아직 선수들과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않은 엔도를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하게끔 지시했다.
원정팀 본머스는 4-2-3-1로 맞섰다. 네투 무라라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밀로스 케르케즈, 마르코스 세네시, 일리야 자바르니, 맥스 아론스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은 조 로스웰과 필리프 빌링이 지켰고, 2선엔 제이든 앤서니, 라이언 크리스티, 앙투안 세메뇨가 출전. 최전방에서 도미닉 솔랑케가 리버풀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 시작 휘슬이 불리자마자 리버풀이 홈구장에서 수비가 흔들리면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전이 시작된 지 1분도 안 돼서 리버풀은 본머스 윙어 앤서니한테 선제골을 허용하는 듯했지만 그전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오프사이드로 실점을 피했지만 이때 리버풀은 허술한 수비를 펼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본머스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막는 과정에서 풀백 아놀드가 터치 미스로 앤서니에게 공의 소유권을 내줬다. 이때 알리송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왔었기에, 앤서니는 어렵지 않게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릴 수 있었다.
오프사이드 덕에 한차례 위기를 던졌지만 1분 만에 다시 아놀드가 터치 미스를 범했다. 전반 2분 판데이크 패스를 받은 아놀드 터치가 길면서 본머스 선수들이 전방 압박을 통해 공 소유권을 가져왔다. 이후 리버풀 선수들은 솔란케 슈팅을 막아냈지만 뒤이은 세메뇨의 슈팅까지는 막아내지 못하면서 결국 전반전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했다.
선수들의 실수로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허용한 리버풀은 일단 동점골부터 만드는데 집중했다. 전반 5분 리버풀 코너킥 상황에서 판데이크가 강력한 헤더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리버풀 선수들의 실수가 또 한 번 나왔다. 이번엔 골키퍼 알리송이었다. 전반 8분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공을 잡은 알리송은 옆에 있던 코나테에게 준 패스가 너무 짧아 앤서니에게 뺏기고 말았다. 알리송은 다급하게 슬라이딩 태클로 앤서니의 돌파를 저지했지만 경고를 피할 순 없었다.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막았기에 퇴장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뒤에 코나테가 커버를 들어오면서 경고로 끝났다. 또 반칙을 범한 위치도 페널티 박스 바깥이면서 페널티킥을 내주진 않았지만 계속된 실수에 리버풀 팬들은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침착하게 경기 주도권을 찾아가며 본머스를 압박한 리버풀은 전반 27분 드디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동점골 주인공은 지난 14일 1-1 무승부로 끝난 첼시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던 콜롬비아 윙어 디아스였다.
박스 안에 있던 디아스는 조타의 낮은 크로스를 받았다. 이때 조타의 크로스가 수비수 발에 맞고 살짝 굴절됐지만 공을 받은 디아스가 오른발로 살짝 띄운 뒤, 환상적인 오른발 바이시클 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본머스 골문을 지키는 네투 골키퍼는 디아스의 멋진 슈팅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첼시전에 이어 본머스전에서도 득점을 터트리며 디아스는 리그 2경기 연속골에 성공하면서 2023/24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기세를 탄 리버풀은 전반 34분에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면서 역전 기회를 잡았다. 박스 안에서 본머스 미드필더 로스웰이 소보슬러이 개인기에 속아 성급하게 발을 내밀었다. 이후 소보슬러이가 로스웰 다리에 걸려 넘어지자 심판이 주저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건 리버풀 에이스 살라였다. 이때 골대 오른쪽을 노렸던 살라의 슈팅이 네투 선방에 가로막혀 역전이 무산되는 듯했지만 살라가 재빨리 세컨볼을 골문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스코어 2-1을 만들었다. 이로써 살라도 이번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며 득점 행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분위기를 탄 리버풀은 계속 본머스를 몰아쳤다. 전반 44분 아놀드가 직접 박스 안까지 들어와 슈팅까지 가져가면서 실점 빌미가 됐던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 노린 아놀드는 슈팅이 네투 선방에 막히자 아쉬운 나머지 탄식했다.
전반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지만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전반전은 2-1. 리버풀이 한 골 앞선 채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은 본머스를 압박하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5분 리버풀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네투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와 헤더로 걷어냈는데, 이 공을 조타가 잡아내 빈 골대를 향해 슈팅을 가져갔지만 힘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슈팅이 위로 뜨고 말았다.
2분 뒤, 역전골 주인공 살라가 본머스 수비수 발 맞고 굴절된 공을 잡아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 각도가 없는 상황 속에서 날린 살라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네투가 어려움 없이 잡아냈다.
순조롭게 경기를 지배하던 리버풀에 갑작스러운 악재가 찾아왔다. 후반 12분 미드필더 맥앨리스터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맥앨리스터는 본머스 미드필더 크리스티가 공을 걷어내는 것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오른발이 다소 높아 크리스티 정강이 쪽을 가격하고 말았다.
심판은 맥앨리스터가 선수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태클이라고 판단해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면서 퇴장을 명했다. 이로써 위험한 태클이나 난폭한 행위로 인해 레드카드를 받은 맥앨리스터는 앞으로 3경기 동안 출장 정지를 당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선수 한 명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리버풀은 한 골 더 달아가는데 성공했다. 후반 16분 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소보슬러이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본머스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이를 네쿠가 막아냈지만 잡지 못하면서 쇄도하는 조타 앞으로 흘러갔다. 조타는 골키퍼보다 먼저 공을 차지해 골문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스코어 3-1을 만들었다.
추가골이 터진 후 리버풀은 곧바로 교체를 진행했다. 후반 17분 학포를 빼고 새로 영입한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를 투입하면서 중원 수비력을 강화시켰다. 이로써 엔도는 리버풀 홈팬들 앞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갖게 됐다.
후반 21분 추가골 주인공 조타가 오른쪽 측면에서 단독 드리블을 통해 골문 앞까지 도달해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번엔 네투가 다리로 막아냈다.
본머스는 리버풀보다 한 명 더 많았지만 수적 우위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리버풀이 후반 32분 역습을 통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공을 천천히 몰고 가던 살라는 근처에 동료가 두 명 있음에도 패스가 아닌 슈팅을 택했지만,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하자 살라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후반 39분 본머스가 결정적인 만회골 기회를 잡았지만 리버풀 수문장 알리송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저스틴 클라위버르트가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받아 다이렉트 슈팅을 가져갔는데, 이를 알리송이 본능적으로 팔을 앞으로 뻗어 막아내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40분 동점골 주인공 디아스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불편함을 호소하자 리버풀은 곧바로 교체를 진행했다. 클롭 감독은 디아스와 살라를 빼고, 다르윈 누네스와 코스타스 치미카스를 투입시켰다.
후반 추가시간이 6분이 주어진 가운데 본머스 미드필더 아메드 주니어 트라오레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이 슈팅도 알리송이 위로 쳐내면서 막아냈다. 이후 트라오레가 드리블 돌파 후 날린 왼발 슈팅도 알리송이 왼팔을 쭉 뻗어 골라인 밖으로 쳐냈다.
본머스가 막판에 공세를 펼쳤지만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면서 결국 스코어 3-1. 리버풀의 화끈한 역전승으로 끝나면서 리버풀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승 달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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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