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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경기 '승·무·패' 예측하는 한국대표팀 감독…믿기 어렵지만 '실화'

기사입력 2023.08.18 14:54 / 기사수정 2023.08.18 14:5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의 돌발 행동은 끝이 없다. 이번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승무패를 예측하고 나섰다.

축구인이 전문성을 갖고 특정 경기의 승무패를 내다보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한 국가를 대표하는 팀의 감독, 특히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이런 행동하는 것을 국내팬들은 물론 전세계 축구팬들이 어떻게 지켜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17일 글로벌 스포츠 채널 ESPN의 축구 관련 영상을 제작하는 ESPN FC 동영상 채널엔 클린스만이 패널로 출연해 의견 전달한 축구 토크 프로그램 동영상이 총 4개 올라온 상태다.

우선 7분 짜리 동영상에선 클린스만이 2-2로 비긴 토트넘과 브렌트퍼드의 관전 후기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클린스만이 지난 13일 브렌트퍼드 홈구장인 영국 런던 지테크 커뮤니티 경기장에서 토트넘 어웨이 경기로 열린 두 팀 맞대결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클린스만이 이 경기를 본 주된 이유로는 한국 대표팀 주장이자 공격의 중심축인 손흥민을 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ESPN에 나타나 관전 소감을 남기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이 시간이 갖고 팀을 잘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클린스만은 본인 스타일대로 스튜디오에 나타나지 않고 어딘가에서 '원격'으로 답변을 했다.

그런 클린스만은 화제를 좀 더 광범위하게 옮겨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를 거론했다. 클린스만은 케인과 토트넘 선후배 관계다. 그리고 케인이 뮌헨으로 옮기면서 뮌헨 선후배까지 연결되는 아주 특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클린스만은 뮌헨을 아주 큰 클럽으로 소개하며 4년간 케인이 특별한 경험을 할 것으로 자신했다. 또 내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최국이 독일이란 점을 들어 케인의 이번 뮌헨행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메시도 얘기했다. 클린스만은 현재 거주지가 미국 캘리포니아다. 또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나섰기 때문에 미국 MLS에 대해서도 논할 만하다. 메시가 커리어 마지막을 미국에서 보내기로 하고 연일 골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에, 클린스만은 축구 선배로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1분짜리 짧은 동영상 클립인데 오는 20일 오전 1시30분 토트넘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과 맨유의 승무패 분석해달라는 MC의 질문에 유쾌하게 웃으며 토트넘이 이번엔 이길 찬스라며 홈팀의 승리를 예측한 것이다.

관전평에서 월클 선수인 케인과 메시를 지나 토트넘 향후 경기 승무패까지 예측하는 클린스만의 식견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론 한국 대표팀 4경기에서 2무 2패에 내용은 물론이고 한국 선수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듯한 그의 태도를 보니 쓴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클린스만은 불과 2주 전에도 케인의 뮌헨행 여부를 놓고 "막판에 뮌헨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하고, 메시의 MLS 진출도 얘기하는 등 '딴 일'을 하다가 국내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ESPN에 출연한 것을 보면 그런 한국 언론과 팬들의 지적은 귀담아 듣지 않는 모양새다.

클린스만은 지난 3월 부임할 때부터 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앞두고 개최국 대표팀을 이끌 때 요아힘 뢰브 수석코치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자신은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사실상 원격 지휘를 했기 때문이다. 독일 언론이 이를 놓고 큰 비판을 제기했으나 클린스만은 4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멤버의 덕을 봤는지 자국에서 3위 성적을 내고 파국을 면했다.




그러더니 지난 2019년엔 독일 헤르타 베를린 감독을 맡았으나 한 시즌도 견디지 못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사임을 발표해 또 한 번 웃음 거리가 됐다. 그래서 한국에 올 때도 우려가 컸으나 클린스만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교적 솔직하면서 담백하고, 자기 반성적인 답변을 내놔 첫 고비를 능숙하게 넘었다.

이어 한국 상주를 약속했으며,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한국어도 배우겠다고 해 팬들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부임 6개월이 다되어가는데 두 달이 채 안 된 그의 한국 상주 기간과 코칭스태프를 통한 원격 회의, 더 나아가 국내 취재진과의 원격 기자회견 등은 더 이상 클린스만의 말을 믿을 수 없음을 알려준다.




특히 축구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아가 토트넘-맨유 경기 승무패를 예측하는 모습을 과연 한국의 어느 축구인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클린스만은 지난 3월 콜롬비아와 2-2로 비기더니 우루과이에 1-2로 패해 A매치 데뷔 2연전을 1무1패로 마감했다. 6월엔 좀 나아지는가 싶었으나 페루에 0-1로 지고는 일본에 0-6으로 대패한 엘살바도르에 후반 막판 프리킥 때 동점포를 허용, 1-1로 비기면서 들끓는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선 클린스만의 A매치 결과도 결과지만 말과 다른 그의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하느냐는 목소리까지 내는 상황이다.


사진=ESPN FC,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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