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신임 사령탑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해리 케인의 이적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브렌트퍼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11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에이스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 케인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현재 케인은 토트넘이 이적료 제안을 수용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목전에 뒀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테어 골드 기자는 이적료에 대해 "케인은 기본 1억 파운드(약 1688억원)에, 옵션까지 더해지면 최대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5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로 뮌헨에 합류한다"라고 설명했다.
케인의 이적 소식은 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케인은 토트넘 통산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로 등극했다.
지난 시즌에도 케인은 토트넘이 리그 8위로 마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리그에서만 30골을 터트리며 군계일학의 면모를 과시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노려봤지만 '골든 부츠'는 36골을 터트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차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제대로 이끌어 보기도 전에 월드 클래스 공격수인 케인과 이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클럽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친선전에서 케인이 4골을 터트리며 5-1 압승을 이끌었기에 케인의 이적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개막전을 앞두고 케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에 관한 질문에 예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담담한 태도로 답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첫날에 케인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 난 두 클럽이 동의만 한다면 케인이 떠날 것이라는 징후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케인 이적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는 게 현재 내가 가진 모든 정보이다. 이는 우리에게 약간의 명확성을 준다"라며 "거래가 임박했다. 약간 여유가 있지만 오늘 훈련하고 브렌트퍼드전을 준비할 때까지 우린 케인 없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케인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며, 그의 기록이 그의 지위를 말해준다"라며 "난 토트넘에 새로 왔지만 케인이 항상 이 클럽의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건 분명했다"라며 케인이 토트넘에서 세운 업적을 치켜세웠다.
케인의 이탈에 대해선 "우린 한동안 이를 계획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우리의 많은 작업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여전히 선수들의 이동이 있고, 이적시장은 아직 3주 정도 남아 있다. 이는 케인이 이적해서가 아니라 첫날부터 계획에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모든 전략은 케인이 주변에 있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케인 빈자리를 메꾸려고 한다면 우린 이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제임스 매디슨이 케인의 역할 일부를 맡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많은 선수를 데려왔지만 아직 케인의 대체자가 될 수 있는 9번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얼마 남지 않은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선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가 남다른 히샤를리송은 지난달 26일 아시아 투어 일환으로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현지 구단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와의 친선전 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1 대승을 이끌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히샤를리송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샤를리송은 건강하며, 이에 대해 의심의 여지는 없다"라며 "그는 샤흐타르전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부상 때문에 안 나온 건 아니었다. 훈련에서 충돌이 있었지만 바르셀로나 상대로 잘 이겨냈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지난 9일 스페인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감페르컵을 치르면서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전을 마쳤다. 이날 케인과 손흥민 모두 결장한 가운데 토트넘은 2-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막판에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2-4로 패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예열을 마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제 토트넘 사령탑 부임 후 첫 공식전을 갖게 된다. 케인이 이적하면서 토트넘 전력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해 데뷔전에서 첫 승 신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