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손흥민의 차기 시즌 다시 활약을 예고한 가운데, 영국 매체도 손흥민의 건강이 토트넘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2/23 시즌 활약을 비롯해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하는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손흥민은 이번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활약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차기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활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라이언 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에 대한 질문을 받자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라며 "정말 힘들었다. 난 평소에 고통을 숨기는 편이다. 수술을 받겠다고 밝히고 싶지 않았다"라고 시즌 도중 수술을 받지 않았던 이유를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매우 상쾌하다.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다. 물리치료 전문가들과 함께 최고의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잘 움직일 준비가 됐다"고 현재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손흥민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한 뒤 스포츠탈장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3일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오전 훈련에 앞서 "손흥민 선수가 지난 5월 29일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후 가벼운 스포츠탈장 수술을 진행했다"라며 "2주가 지났고 회복 중에 있다. 출전 여부는 회복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선수 본인의 출전 의지는 강력하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시즌 내내 스포츠탈장으로 인해 고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6월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전은 아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전엔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후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이 소집 전 내게 상황을 전달했고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엘살바도르전 20~25분 정도는 뛰겠다고 했다. 그는 주장이고 리더이다. 하루하루 좋아졌고 난 그가 모든 훈련에 뛰어 기쁘다. 휴가를 갈 수도 있었는데 난 너무나 감사하다.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노력을 해줬다"라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탈장 수술 소식이 대표팀을 통해 알려진 이후 손흥민이 2022/23 시즌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팬들도 알게 됐다.
손흥민은 2022/23 시즌 개막 당시 지난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을 넣어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을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기에 더욱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기대와 달리 개막 후 8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고, 2022/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안와 골절 부상까지 당하며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다.
다만 월드컵에서는 아쉬운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도우면서 대한민국의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에 일조하기도 했다.
월드컵 이후 손흥민은 조금씩 경기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난 2021/22 시즌 보여준 엄청난 퍼포먼스 때문인지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시즌 막판 득점 페이스를 끌어올려 일곱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당시 고통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정말 매 순간이 고통이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괜찮다가 경기장에 들어서면 턴 동작, 달리기, 멈출 때, 슈팅할 때 등 모든 동작에 영향을 끼쳤다"라며 경기에 미쳤던 부분들을 설명했다.
수술을 미룬 이유로는 팬들과 구단의 기대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왜 빨리 수술을 받지 않았는지 궁금해할 거다. 난 지난 시즌 매 순간이 어렵다고 느꼈다. 그 당시 난 동료들, 코칭 스태프, 팬들 모두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면서 "모든 이들이 내게 의미 있는 사람들이다.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고통이 있든 없든 모든 순간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했다. 이 고통 때문에 힘든 순간 (수술로) 팀을 떠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고통을 참은 건 온전히 내 결정이고 책임을 져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저마다의 고통을 가지고 있고, 우리 모두 그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축구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는 팬들이 뒤에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내 고통을 알든 모르든 중요하지 않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전부"라며 차기 시즌 경기장에서 다시 팬들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매체도 손흥민의 각오와 더불어 그가 최고의 상태로 돌아왔을 경우 토트넘에 더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영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26일 "지난 시즌 고통을 겪었던 손흥민이 최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은 지난 시즌의 육체적인 고통이 사라졌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손흥민을 아찔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는 지난 프리미어리그 36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마감했는데, 이는 그가 데뷔 시즌 기록한 4골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라며 지난 시즌 손흥민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엉망이었다고 밝혔다. 엉망이라는 표현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완전히 건강한 손흥민은 토트넘의 2023/24 시즌 운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토트넘의 차기 시즌 성적에 손흥민의 건강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인해 "자신이 원했던 만큼 위험한 지역에 자주 들어가지 못했고 결국 그 골든 부츠 시즌보다 평균 2미터가량 더 멀리서 슛을 날렸다"라며 정확도가 떨어지는 공격을 했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부상이 없는 손흥민은 상대 진영에서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손흥민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만 있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하에서 더욱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의 활약 기대와 더불어 손흥민은 이번 프리시즌 투어를 통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팀의 리더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기 시즌 팀의 구심점 역할까지 도맡아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흥민을 언급하며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며 손흥민이 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감탄을 쏟아냈다.
팬들은 이번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이 보도되자, 해당 글에 "이 이야기는 케인 이적에 대한 팬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당신이 우리의 주장이다", "미래의 주장"이라며 손흥민의 주장 임명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26일 오후 8시 30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리그 최강팀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와의 경기에서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마지막 경기를 소화할 예정인데, 지난 웨스트햄전 명단 제외와 레스터 시티전 취소로 이번 경기가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서 손흥민이 나설 수 있는 첫 경기이자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후 8월 6일 오후 10시에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상대하며, 일 오전 3시엔 바르셀로나 몬주익 스타디움에서 바르셀로나와 프리시즌 일정을 치른 뒤 13일 브렌트퍼드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토트넘 공식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