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아이티전 환상 중거리 골로 승리를 가져온 장슬기가 콜린 벨 여자대표팀 감독의 고강도 훈련를 입맛이 없어질 정도라고 평가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6분 지소연의 페널티킥 골, 후반 36분 장슬기의 중거리 골로 점수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지난 2015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벨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게 될 콜롬비아를 대비해 아이티를 모의고사 상대로 낙점했고, 고강도 훈련을 강조하며 선수단을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덥고 습한 한국의 여름 날씨에 선수들은 녹초가 됐으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아이티 선수들이 후반 체력 저하로 움직임이 둔해진 반면, 대표팀 선수들은 꾸준히 전방 압박을 수행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슬기는 이런 벨 감독만의 고강도 훈련을 "입맛이 없어질 정도"라고 평가했다.
국내 감독들과 벨 감독의 훈련을 점수로 매겨 비교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다. 그냥 입맛이 없어질 정도"라고 평가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사실 체력은 원래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많이 사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벨 감독님께서 그걸 끌어내주셨다. 항상 선 긋지 말고 그 선을 뛰어넘으라고 하신다. 뛰는 거나 고강도 런닝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슬기는 지소연의 패스를 받아 먼 거리에서 중거리 골을 작렬시켰다. 본인도 놀랄 정도로 기습적인 슈팅이었고, 장슬기는 득점 직후 입을 틀어막으며 본인도 놀랐다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장슬기는 "(세리머니가)창피하긴 했는데 한 번 더 골을 넣도록 도전해서 좋은 세리머니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동료들이 세리머니 별로라고 연습 좀 하라고 했다. 이금민 선수는 너무 예쁜 척 한다고 하더라. (이)민아 언니는 더 연습하라고 했다"고 웃어보였다.
또한 득점 장면에 대해서는 "정말 오랫동안 맞춰 온 선수들이라 눈만 맞아도 어떻게 할지 알 수 있다"면서 "미리 약속된 상황은 아니었다. (지소연)언니가 패스를 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9000여명의 팬들의 응원 속에 출정식을 마친 소감에 대해서는 "정말 '월드컵이 다가왔구나'라는 실감이 난다"며 "사실 국가대표 10년 하면서 서울에서 뛰는 게 처음이다. 인생에 뜻깊은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그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로 떠난다. 오는 25일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르며, 30일 모로코, 내달 3일 독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