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T 위즈 내야수 김상수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연승을 견인했다. 지난겨울 김상수를 영입했던 KT의 선택은 완벽한 신의 한수가 됐다.
KT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6차전에서 8-4로 이겼다. 4연승을 내달리고 공동 4위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를 1.5경기 차로 뒤쫓으면서 오는 14일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5강권 진입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KT는 이날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김상수가 승리의 수훈갑이었다. 김상수는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김상후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게임 시작부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팀이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2루 찬스에서는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KT에 선취점을 안겼다.
김상수는 후속타자 김민혁의 안타로 3루까지 진루한 뒤 알포드의 내야 땅볼 때 주저 없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LG 1루수 오스틴이 포구 직후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지만 김상수의 발이 더 빨랐다. 이강철 KT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는 김상수를 향해 "빠르다 빨라"라고 극찬하면서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김상수는 KT가 6-2로 앞선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2루에서 LG 투수 오석주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8-2로 만들었다. 팀이 승기를 굳히고 LG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는 멋진 한방이었다. 김상수의 시즌 1호 홈런이자 삼성 소속이던 지난해 9월 9일 대구 롯데전 이후 298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김상수는 경기 후 "3회초 득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이강철) 감독님이 빠르다고 말씀해 주셔서 그냥 웃었다. 내 발이 아직까지는 느린 게 아닌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알포드의 타구가 배트 끝에 맞아서 회전이 걸렸고 LG 내야수들이 포구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의 경우 "솔직히 올해 홈런을 하나라도 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밀어치는 것과 출루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서 올해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오늘 홈런은 센터 쪽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는데 변화구가 앞쪽에서 잘 맞은 케이스다"라고 설명했다.
KT는 간판타자 강백호가 현재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머무르고 있지만 김상수를 비롯한 박병호, 황재균, 장성우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도약에 성공했다. 중위권이 대혼전에 빠진 가운데 '-14'까지 까먹었던 승패마진을 어느덧 '-3'까지 줄였다. 전반기 내 5할 승률 회복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김상수는 "KT가 올해 시작이 너무 안 좋아서 선수들에게 물어보니까 매년 그랬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오자마자 이러면 안 되는 데'라고 생각을 많이했다"며 "이렇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팀의 장점이 투수력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공격력도 좋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돼 있고 불펜들도 확실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한 번 연승을 하면 분위기를 탈 수 있는 힘이 있다"며 "투수들이 워낙 잘 던지고 있어서 이닝이 빨리빨리 정리된다. 수비에서도 더 집중력이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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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