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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었다" 이제는 틀린 말, 아빠가 된 이도윤은 "야구가 재밌다"

기사입력 2023.07.05 14:58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이제는 주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 한화의 상승세에는 한 단계를 올라선 이도윤이 자리하고 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이도윤은 5월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 6월부터는 유격수 붙박이로 나서며 오선진이 빠진 유격수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중이다. 현재까지 35경기 타율 0.235. 기록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필요한 시점의 안타 등 알토란 같은 공수주로 팀의 8연승에 힘을 보탰다.

이도윤은 최근 계속해서 선발로 나가는 부분에 대해 "매일 경기에 나간다고 생각을 하니까 확실히 더 몸 관리를 많이 하게 된다. 다치지 말아야 하지 생각하고, '오늘 못하면 내일 더 잘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최근 변화를 줬다기 보다, 먼저 주전이 됐던 형들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다. 형들도 딱히 변화를 주는 건 없더라. 매일 경기를 하다 보니까 생각을 좋게 가져가는 걸 중요하게 말씀해주셨다"며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과 별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야구장에 나오느냐다. 잘한다는 생각보다는 해야 할 것들을 다 끝내놓고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도윤에게 생긴 꾸준한 기회. 이도윤은 "하루에 3번에서 4번 정도의 기회를 계속 받으니까, 한 타석보다 하루의 전체적인 것들을 신경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그런 식으로 하면서 간간히 안타가 나오면 기분 좋고, 안 나오면 '오늘은 수비를 더 열심해 해야 하는 날이구나' 하고 있다"며 웃었다.

한화의 8연승에도 분명히 이도윤의 지분이 있다. 지난달 23일 창원 NC전 3회 박민우를 잡은 노스텝 송구나 30일 대구 삼성전 3회 안주형을 아웃시키는 러닝 스로 등 호수비로 상대의 흐름을 끊는 역할을 했다. 이도윤은 "8연승을 하는 동안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진 못했다"고 겸손해 하면서 "그 기간에 내가 경기를 계속 나갔고, 어느 정도는 기여를 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2015년 입단한 이도윤은 올해로 9년 차. 하지만 2군에 있는 기간이 길었고,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시즌은 2021년부터였다. 이도윤은 "사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나 자신에게 실망을 정말 많이 했다. TV로 봤을 땐 '저 정도는 나도 하겠다' 생각을 했었고, 그렇게 입단을 했는데 나는 타격도, 수비도, 생각도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도윤은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없었는데, 코치님들이 정말 많이 봐주셨다.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더 봐주신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좋아지는 게 나도 느껴져서 더 신나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코치와의 일화를 전했다. 이도윤은 "코치님께서 한 번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 '지금 주전으로 1군에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 스무살부터 1군에서 뛰는 사람이나 몇 명이나 있었냐' 그런 얘기였다. 지금 네가 알고 있는 야구선수 중에 스무살 때부터 1군에서 활약했던 사람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셨는데,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은 잘하는 선배님들의 옛날 영상도 많이 보여주셨다. '얘는 몇 살 때 이랬다, 몇 살 때는 너보다도 못했다' 이렇게 자신감을 많이 주셨다. 거의 모든 코치님들이 다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다. 김성래 코치님은 '네가 정근우 22살 때보다 잘 친다' 하시기도 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지도자들은 이도윤의 가능성과 근성을 봤을 터였다. 그렇게 이도윤은 몇 번 씩 다시 일어서며 팀의 8연승을 이끈 유격수가 됐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가야 할 기회. 이도윤은 "투수들에게 신뢰가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내 쪽으로 타구가 오면 '됐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타석에서는 투수들을 많이 괴롭히고, 주자로 나가면 도루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내다봤다.

"경기에 나가니까 못해도 재밌고, 잘해도 재밌다"는 이도윤은 지난 3일, 득남을 하는 경사까지 있었다. '그래서 잘했나' 묻는 농담에 이도윤은 "올해 생각이 다르긴 했다. 확실히 아기가 생겼다고 생각을 하니까 포기하고 싶을 때도 포기가 안 되더라. 정말 '마지막이다' 생각하면서 하고 있었다"며 "진짜 잘해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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