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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서 뛰지만 '영어' 안 배워, 영국을 거부한다"…테베스의 '가슴 아픈 고백'

기사입력 2023.05.17 00:1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었던 아르헨티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가 그간 숨겨놨던 고백을 해 화제다.

7년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정작 테베스 자신은 영국을 싫어하며 영어 배우기를 온 몸으로 거부한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최근 테베스의 이런 마음가짐을 보도했다. 17살에 자국 명문 보카 주니어스에서 프로 데뷔해 대성 가능성을 알린 테베스는 이후 브라질 코린치안스를 거쳐 2006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이어 1년 뒤 맨유에 임대 형식으로 둥지를 틀어 2년간 뛰었고, 맨유를 떠난 뒤엔 당시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가 소유하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로 옮겨 4년을 더 뛰고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옮겼다.



맨유 시절엔 박지성,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친분이 꽤 있었고 셋이서 사진도 곧잘 찍었다.

테베스의 프리미어리그 7년 생활은 상당히 화려했다. 프리미어리그 214경기에 출전, 84골을 터트렸으며 맨유에서 2번, 맨시티에서 한 번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에선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맨시티에서는 2011년 FA컵을 차지했다.

하지만 테베스의 가슴 속에 숨겨진 영국에 대한 적개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신문은 "테베스는 아르헨티나 TV에 나와 영국에서 7년 생활하는 동안 영국인들과의 문화적 문제로 인해 영어 배우기를 거부했다고 고백했다"며 "누군가 테베스와 얘기하고 싶다면 영어가 아닌 그가 사용하는 스페인어로 대화해야 했다"고 전했다.



테베스는 "난 영어를 쓰고 싶지 않았다"며 "맨시티 이적 뒤 (같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파블로 사발레타가 내게 '팀의 이익을 위해 영어를 배워야 한다. 난 1년 만에 늘었다. 우리 미래를 위해 영어를 써야 한다'고 권했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데일리메일은 테베스가 2011년 운전으로 인한 심각한 과태료를 물어야 했을 때도 영어로 된 통지서를 읽을 수 없어 처벌을 면했다는 에피소드까지 들려줬다.

테베스가 이토록 영어를 싫어하고 영국을 거부한 것은 자신의 삼촌이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있었던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한 뒤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기 때문이다.

포클랜드 전쟁은 지난 1982년 아르헨티나 본토에서 동쪽으로 412km 떨어진 영국령 포클랜드를 아르헨티나가 기습 침공했다가 영국군의 격퇴에 패한 전쟁을 말한다. 아르헨티나 명문 리버 플레이트에서 꿈을 키우던 테베스 삼촌이 참전했으나 전쟁 뒤 심각한 정신적 공황에 빠졌고 결국 알콜 중독자가 돼 정상적인 인생을 살 수 없었던 것이다.



테베스는 이런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영국엔 일하러 왔지만 영국 문화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고 알렸다.

테베스는 심지어 맨체스터에 아무런 기억이 없다며 "스페인 마르베야엔 별장을 구매할 수 있지만 맨체스터론 결코 돌아가지 않겠다"는 신념까지 공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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