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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kg 뚱보였어, 중동 보내려고 했지"…명장이 전하는 '축구황제' 뒷얘기

기사입력 2023.03.27 04:45 / 기사수정 2023.03.27 17:0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득점왕(8골)을 차지하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끈 호나우두는 말년에 사생활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졌다.

그는 지난 2007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탈리아 AC밀란으로 쫓겨나듯 떠났는데 당시 레알 감독이었던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그의 몸무게까지 콕 찍어 얘기하며 호나우두의 난잡한 사생활을 들춰냈다.

26일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호나우두는 AC밀란으로 이적할 때 체중이 너무 불어 레알에서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태였다.

"농반진반으로 호나우두를 보낸 것은 레알의 큰 행운이었다"고 운을 뗀 카펠로 감독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에게 호나우두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몸무게가 94kg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당시 호나우두 몸에 문제가 심각했음을 전했다.

카펠로 감독은 이어 "내가 호나우두에게 한일 월드컵 우승할 때 네 몸무게가 얼마였냐고 묻자 그는 '84kg이었다'고 답했다"며 "그래서 내가 '이렇게는 경기에 뛸 수 없다'고 호나우두에게 말했다. 그는 당시 밤문화와 여자를 너무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페레스 회장에게 호나우두를 무조건 팔아야 한다, 중동에라도 팔아야 한다고 했다"는 카펠로 감독은 "그런데 그 때 (AC밀란 구단주인)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전화를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AC밀란이 마침 공격수를 구하던 터라 호나우두를 떠올린 것이다.

호나우두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AC밀란과 같은 경기장 산시로(주세페 메아차)를 쓰는 인터 밀란에서 뛴 적이 있어 여러모로 밀라노 생활을 잘 알고, 누구보다 이탈리아 축구에 적응할 수 있는 공격수였다.

카펠로 감독이 웃은 것은 당연했다. 그는 "베를루스코니에게 호나우두의 몸 상태를 설명했고, 그는 내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이탈리아 신문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호나우두가 AC밀란으로 간다고 기사가 나오더라"며 당시 호나우두의 이적 과정을 모두 풀어놓았다.

카펠로 감독은 호나우두의 AC밀란 이적을 두고 몇 차례 사생활 이유를 들어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긴 했으나 몸무게까지 콕 찍어 얘기한 적은 없었다.



호나우두는 사실 30살에 참가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일본전 두 골, 16강 가나전 한 골을 넣는 등 3득점하며  나름 건재를 알린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레알로 돌아가서 빠르게 '뚱보'가 된 것이다. AC밀란으로 이적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1년 반을 뛰며 20경기 9골에 그쳤다.

결국 자국 프로팀 코린치안스로 2009년 이적한 뒤 2011년 35살의 나이에 쓸쓸하게 은퇴했다.


사진=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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