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 한현희가 이적 후 첫 등판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성과를 확인한 가운데 스스로 "몸 상태가 정말 좋다"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현희는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100% 전력 피칭이 아니었음에도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게임 초반 주무기 슬라이더 제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닝 중간 김현욱 투수코치와 대화를 통해 보완점을 찾았고 3회부터는 더욱 날카로운 구위를 선보였다.
지난 1월 3+1년 총액 4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이후 첫 공식경기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면서 롯데의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한현희는 경기 후 "이적 후 처음으로 사직야구장에서 던지는 거라 긴장이 됐는데 조금씩 괜찮아졌다. 내가 원했던 피칭이 이뤄졌다"며 "아직 직구 스피드를 끌어올릴 정도의 몸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고 반대 투구가 되는 공에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면서 운도 따라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현희는 지난해 21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FA 협상에서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새 둥지를 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고향팀 롯데에서 새 출발을 앞둔 현재 몸 상태는 최근 몇년 중 가장 좋다. 지난 2월 괌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기간 김현욱 투수코치의 혹독한 조련을 받으면서 최상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
한현희는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방금 인바디 체크를 하고 왔는데 결과도 좋다. 나태해 지지 않으려고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며 "괌에서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김현욱 코치님이 내가 이전까지 했던 운동량과는 다르게 시키셨다. 코치님은 적당히 시키셨다고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정말 죽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죽기 갈기로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또 "지금 식단 관리를 따로 안 하고 있는 데도 살이 안 찐다. 김현욱 코치님이 잘 지도해 주셔서 내 몸이 더 좋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부산에 내려온 뒤 밖에도 잘 안 다닌다. 와이프랑 놀고 야구장에 갔다 오면 피곤하니까 일찍 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현욱 투수코치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훈련을 시켰다"면서 한현희의 장난 섞인 투정을 맞받아쳤다. 다만 "한현희가 부상 때문에 투구 시 중심이 높아졌던 걸 얘기해 줬고 밸런스를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열심히 했다"며 제자의 노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부산,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